
금융당국이 ‘빚투’(빚내서 투자) 비상 관리에 들어간 가운데, 국내 증권사들이 지난해 주식투자 관련 대출로 벌어들인 이자수익이 연간 4조4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불장’이 이어진 올해 1분기 대출 관련 이자수익만 1조6천억원으로 추산된다. 증권사 본업인 위탁매매수수료 수익의 57%에 이르는 금액이다.
국내 전체 증권사 25곳의 합산 이자 수익을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 및 한국기업평가의 올해 1분기 증권업 재무자료를 토대로 살펴보니, 신용공여 및 주식담보대출금 항목으로 번 이자수익은 지난해 연간 4조4005억원으로 집계됐다. 신용공여는 투자자가 증권사 돈을 빌려 주식을 사는 것이고, 주식담보대출은 투자자가 추가 투자나 다른 용도로 쓰기 위해 보유 주식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것이다. 국내 증권사의 지난해 총 이자수익 17조2813억원의 25% 수준이다. 위탁매매와 함께 증권사의 또 다른 본업인 채권에 투자해 벌어들인 이자(9조6392억원)의 절반 수준을 고객에게 빌려준 돈에서 이자로 벌어들인 셈이다.
직접적인 ‘빚투’ 지표인 신용공여 이자수익은 지난해 총 2조9914억원이다. 분기별로 보면 1분기 6485억원에서 코스피가 급등기에 들어선 2분기 6823억원, 3분기 7885억원, 4분기 8726억원으로 계속 증가했다.
올해 들어선 지난 1분기 신용공여·주식담보대출금 이자항목 수익은 총 1조6400억원이고, 이 가운데 신용공여 이자는 약 1조1100억원으로 ‘분기 1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증권사 총이자 수익 중에 신용공여 이자액이 차지하는 비중(17.3%)을 올해 1분기에 그대로 적용한 추정치다.

증권사가 올해 1분기에 벌어들인 고객 신용융자 관련 이자수익(1조6400억원)은 위탁매매수수료 수익의 57.3%에 이른다. 25개 국내 증권사의 지난해 위탁매매수수료 수익은 연간 총 6조9905억원이다. 이 수익은 지난해 1분기 1조3100억원이었는데 불장이 이어지면서 지난해 4분기 2조3000억원으로 급증했다. 증권사의 지난해 총수수료수익 중에서 위탁매매수수료 수익이 차지하는 비중(53.0%)을 올해 1분기 증권사 수수료수익(5조4천억원)에 적용하면 1분기 위탁매매수수료는 2조8600억원가량으로 추산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요새 금융감독원이 틈만 나면 증권사들을 소집해 신용 및 미수 거래를 줄이라는 ‘빚투 관리’를 주문하고 있다”며 “다수 증권사가 신용거래 가능 종목과 미수 거래를 대폭 줄이고 있는데 증권사 입장에선 수익을 줄이라는 말과 다름없다. 단순 주식거래 수수료는 낮기 때문에 요새는 수수료 이익보다는 주로 신용융자와 미수거래 이자에서 돈을 벌고 있다”고 말했다.
조계완 선임기자 kyewan@hani.co.kr 김가윤 기자 gayo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