꺾일 줄 모르는 ‘빚투’에 ‘마통’ 잔액 한달새 1.8조원 늘어 43.3조

스마트폰으로 주식 차트를 확인하는 모습. 정용일 기자

은행들이 최근 신용한도대출(마이너스통장)을 축소하거나 신규 신청을 제한하고 있음에도 ‘빚투’(빚내서 투자)가 좀체 꺾이지 않고 있다. 5대 은행의 마이너스통장 잔액이 한달 새 1조8천억원 증가했는데, 한도를 다 끌어다 쓴 소진율이 45%에 달했다. 빚투 수요는 은행권을 넘어 보험·카드사로 번지고 있다.

28일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에 따르면, 개인 마이너스통장 합산 잔액은 지난 25일 기준 43조3363억원으로 집계됐다. 2022년 10월 말(43조6609억원) 이후 3년8개월 만에 최대 규모다. 5대 시중은행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4월 말 39조6675억원에서 5월 말 41조5324억원으로 1조8650억원 늘었고, 6월에도 25일까지 1조8039억원 증가했다. 코스피가 10% 가까이 오르락내리락하는 등 큰 변동성을 보이자 마이너스통장을 활용한 빚투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마이너스통장 한도 설정액 대비 실제로 대출해 끌어다 쓴 이용률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랐다. 5대 은행의 마이너스통장 소진율은 지난 25일 평균 44.8%다. 은행마다 신용한도대출을 축소하고 있지만, 증시 변동성이 커지는 국면에서 기존에 개설해 둔 마이너스통장을 활용해 단기 유동성을 확보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은행권은 설명한다. 마이너스통장을 포함한 전체 개인 신용대출 잔액은 지난 25일 기준 108조7272억원으로, 2023년 6월(108조9289억원) 이후 3년 만에 최대였다.

직접적인 주식 투자 관련 빚투 지표를 보면, 5월 말 기준 신용융자 잔액은 38조원으로 최근 5년 평균치(20조1천억원)에 비해 17조9천억원이나 증가했다. 5월 말 증권담보대출도 26조3천억원으로 최근 5년 평균치(20조4천억원)보다 5조9천억원 늘었다.

빚투 수요는 은행권을 넘어 보험·카드사 등까지 확대되고 있다. 6월 전체 가계대출 증가액(전월 대비)은 지난 25일 기준 5대 은행이 3조7천억원, 여신전문금융회사 7천억원, 보험 6천억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대형 손해보험사 5곳(삼성화재·현대해상·DB손보·KB손보·메리츠화재)과 생명보험사 3곳(삼성·교보·한화생명)의 5월 보험계약대출 합산 잔액은 46조8430억원으로, 전월보다 5227억원 늘었다. 9개 카드사(롯데·BC·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NH농협카드)의 지난달 말 카드론 잔액(43조2534억원)도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금융위원회는 앞서 은행권·보험권을 잇따라 소집해 빚투 관리를 주문한데 이어 조만간 카드사 등 여신전문금융회사도 소집하기로 했다.

조계완 선임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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