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발표] "감독직 내려놓는다" 마지막까지 조 3위 경쟁→32강 실패... '자진 사임' 명장 클라크, 스코틀랜드와 7년 동행 마침표

스코틀랜드의 스티브 클라크 감독이 자진 사임한다. /AFPBBNews=뉴스1

스티브 클라크 감독. /AFPBBNews=뉴스1결국 32강에 오르지 못한 책임을 지기로 했다. 스코틀랜드를 28년 만에 월드컵 본선으로 이끌었던 스티브 클라크(63)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스코틀랜드축구협회는 28일(한국시간) "스코틀랜드 대표팀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감독이었던 클라크 감독이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탈락 이후 7년간의 임기를 마무리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번 대회 스코틀랜드는 브라질, 모로코, 아이티와 함께 C조에 묶였다. 브라질과 모로코라는 강호들을 상대해야 하는 쉽지 않은 조였다. 스코틀랜드는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아이티를 1-0으로 꺾으며 32강 진출 희망을 키웠다. 하지만 이후 모로코에 0-1로 패했고, 최종전에서는 브라질에 0-3으로 완패했다. 결국 1승 2패(승점 3), 득실차 -3으로 조 3위에 머물렀다.

그래도 희망은 남아 있었다. 이번 대회는 각 조 1, 2위뿐 아니라 12개 조 3위 팀 가운데 성적이 좋은 8개 팀도 32강에 오른다. 다른 조 결과에 따라 스코틀랜드의 32강 진출도 가능했다. 하지만 스코틀랜드에 유리한 시나리오는 좀처럼 나오지 않았다. 결국 조 3위 경쟁에서도 밀리며 탈락이 확정됐고, 클라크 감독은 곧바로 사임을 발표했다.

이로써 스코틀랜드는 또 한 번 조별리그 통과라는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 이번 대회까지 스코틀랜드는 9차례 월드컵 본선 무대에 올랐지만, 토너먼트 무대에는 단 한 번도 오르지 못했다. 토너먼트 진출 문이 넓어진 북중미 월드컵에서도 오랜 징크스를 깨지 못했다.

하지만 클라크 감독은 스코틀랜드 축구에서 의미 있는 족적을 남긴 지도자로 평가받는다. 그는 2019년부터 스코틀랜드 대표팀을 이끌며 여러 업적을 쌓았다. 이번 북중미 월드컵 본선 진출도 그중 하나였다. 스코틀랜드는 치열한 유럽 예선을 뚫고 1998 프랑스 월드컵 이후 28년 만에 본선 무대를 밟았다. 클라크 감독의 지도력이 컸다. 또 스코틀랜드는 이번 대회 1차전에서 아이티를 1-0으로 꺾으며 36년 만에 월드컵 본선 승리를 맛봤다.

아쉬워하는 스코틀랜드 축구대표팀. /AFPBBNews=뉴스1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조 3위 순위표. 스코틀랜드는 11위를 기록했다. /사진=AI 제작 이미지.영국 스카이스포츠는 "북중미 월드컵 L조에서 가나가 크로아티아에 패하면서 스코틀랜드의 운명이 최종 결정됐다. 클라크 감독의 사임은 스코틀랜드의 탈락이 확정된 뒤 1시간도 지나지 않아 발표됐다"고 전했다.

이어 "클라크 감독은 7년 동안 스코틀랜드를 이끌었다. 그는 두 차례 유럽선수권대회와 이번 북중미 월드컵을 포함해, 스코틀랜드 남자 대표팀 역사상 최초로 팀을 3차례 메이저대회 본선으로 이끈 감독"이라고 설명했다.

매체는 클라크 감독 체제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스카이스포츠는 "7년이 지난 지금, 스코틀랜드 축구는 클라크 감독이 부임하기 전보다 분명히 더 나은 위치에 있다"며 "메이저대회 본선이라는 가장 큰 무대에서 좌절을 겪었다고 해도, 그는 스코틀랜드 팬들이 다시 꿈을 꾸게 만들었다. 미래에 새 역사를 만들 수 있는 선수단도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클라크 감독은 스코틀랜드를 유로 2020, 유로 2024, 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으로 이끌었다. 다만 본선 성적은 아쉬웠다. 세 대회에서 스코틀랜드는 총 9경기를 치러 1승 2무 6패를 기록했다.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성적이었다. 그러나 메이저대회 참가 자체가 쉽지 않았던 이전의 스코틀랜드를 떠올리면, 클라크 체제에서 팀이 분명히 전진한 것도 사실이다. 그는 스코틀랜드 대표팀 역사상 가장 많은 81경기를 지휘한 사령탑이기도 하다.

스티브 클라크 감독. /AFPBBNews=뉴스1스코틀랜드 축구대표팀. /AFPBBNews=뉴스1클라크 감독은 팬들에게 남긴 작별 편지에서 "처음 스코틀랜드축구협회로부터 대표팀 감독직 제안을 받았을 때, 많은 이들이 그 자리는 독이 든 성배가 됐으니 절대 맡지 말라고 조언했다"고 돌아봤다.

이어 "하지만 내 마음속에서 나는 그저 솔트코츠 출신의 작은 소년이었다. 내가 선택한 직업에서 좋은 성과를 냈고, 조국이 나를 리더로 원했다. 적어도 축구적인 의미에서는 그랬다. 나는 그 제안을 거절할 이유를 찾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내 임무는 간단했다. 메이저대회에 진출하는 것이었다. 지난 7년을 돌아보면 가장 큰 감정은 자부심이고, 그다음은 만족감"이라며 "가장 큰 만족감을 준 부분은 대표팀과 팬들이 다시 하나가 된 것을 지켜본 일"이라고 말했다.

클라크 감독은 부임 초기를 떠올리며 "관중석이 절반밖에 차지 않았고, 대다수가 무관심했던 키프로스와의 첫 경기부터 스페인을 2-0으로 꺾었던 경기, 덴마크를 무너뜨렸던 그 밤까지 잊을 수 없다"고 했다.

또 그는 "정말 마법 같은 순간들이었고, 스코틀랜드 축구 역사에 영원히 남을 밤들이었다"며 "이번 월드컵에서도 우리 선수들이 스코틀랜드 축구 역사상 다섯 번째이자, 36년 만의 월드컵 본선 승리를 거뒀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달라. 대표팀은 모두에게 평생 기억할 추억을 만들었고, 나도 그 일부였다는 점이 자랑스럽다"고 전했다.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는 스티브 클라크 감독. /AFPBBNews=뉴스1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 아이티를 상대로 승리하고 기뻐하는 스코틀랜드 선수들. /AFPBBNews=뉴스1클라크 감독은 선수들에게도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이번 작별 인사에서 가장 감정이 복받치는 부분은 선수들과 헤어지는 일"이라며 "선수들이 없었다면 2019년부터 지금까지 쌓아온 어떤 추억도 만들 수 없었을 것이다. A매치 97경기를 뛴 주장 앤디 로버트슨부터 이제 막 대표팀 여정을 시작한 선수들까지, 내가 있는 동안 부름을 받은 거의 모든 선수가 조국을 위해 모든 것을 바쳤다"고 치켜세웠다.

마지막으로 클라크 감독은 "선수들은 모든 찬사를 받을 자격이 있다. 나는 그들의 감독이라 불릴 수 있어 진정한 영광이었다"며 "나를 감독으로 받아줘 정말 감사했다. 차기 사령탑에게 행운을 빈다"고 작별 인사를 남겼다.

스코틀랜드 대표팀. /AFPBBNews=뉴스1

조회 265 스크랩 0 공유 1
댓글 0
댓글 정렬 옵션 선택
댓글이 없습니다.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