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계가 우리나라에 주는 혜택, 계산해보니… 연간 34조원

‘푸른 하늘을 위한 국제 맑은 공기의 날’(푸른 하늘의 날)인 2023년 9월7일 오전 경기 연천 호로고루에 핀 해바라기 위로 푸른 하늘이 펼쳐져 있다. 360도 카메라로 파노라마 촬영했다. 연천/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우리나라 생태계가 인간에게 제공하는 혜택을 화폐가치로 따져보면 연간 34조원에 달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우리나라 생태계의 현황과 변화 추세, 생태계서비스의 가치 및 미래 전망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제1차 국가 생태계 평가보고서’를 오는 29일 발간한다고 밝혔다. 2020년 기준으로 지난 30년간(1990~2020년) 우리나라 생태계 및 생태계서비스를 진단하고 앞으로 30년(2020~2050년)의 미래 전망을 시나리오에 따라 제시하는 보고서다. 생태 문제에 대한 전지구적 협약인 생물다양성협약(CBD)은 당사국들에게 ‘국가 생태계 평가보고서’를 만들어 생물다양성 관련 전략의 과학적 근거로 활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다양한 분야 전문가 100명이 작성에 참여했다.

먼저, 보고서는 생태계를 산림·농경지·도시·담수·습지 등 5개 유형으로 구분해 생태계에 가해지는 압력과 상태 변화를 평가했다. 전반적으로 지난 30년간 도시 면적은 172.2% 증가했지만 농경지 면적은 25.8% 감소했고, 특히 최근 10년간 습지 면적은 11.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림생태계는 나이 든 나무가 보존되는 등 ‘구조적 상태’는 개선되고 있으나 “불법훼손과 산불, 산사태로 산림 재해의 피해 규모가 증가하고 있다”고 평가됐다.

농경생태계의 면적은 지속해서 감소하고 있지만, 인·질소 등 무기질 비료 소비는 감소했다. 도시생태계는 도시화와 폭염, 열대야 등의 증가로 ‘생태계 파편화’가 심화하고 있으나 1인당 도시숲 면적이나 초미세먼지 농도 등 일부 지표들은 개선됐다. 담수생태계의 수질은 개선됐으나 극한호우 발생 횟수의 증가, 외래어종 증가 등으로 서식지 환경은 악화했다. 습지생태계는 단기적으로 면적이 감소하는 동시에 기후변화, 외래생물 등 다양한 압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태계가 인간에게 직간접적으로 제공하는 혜택을 ‘생태계서비스’라 한다. 보고서는 6개 항목(식량 공급, 원재료용 원목, 에너지용 원목, 담수 공급, 탄소 흡수, 국립공원 휴양)의 우리나라 생태계서비스를 평가하고 화폐가치로 환산했는데, 2020년 기준으로 전체 연간 34조원으로 추정됐다. 식량 공급으론 15조4680억원어치, 물 공급으로는 15조2350억원어치, 탄소 흡수로는 1조8180억어치 혜택을 받고 있다.

미래는 그리 밝지 않다. 기후변화 시나리오 등을 적용했을 때, 온실가스를 적극적으로 줄이는 노력 없이 지금처럼 살 경우 2020년 기준으로 기후변화에 취약한 멸종위기 식물(46종)과 북방계 식물(79종)의 서식지가 2050년까지 각각 16.2%, 2.7% 사라질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서식지 감소는 먹이사슬과 생태계 연결성을 훼손하고 탄소 흡수, 물질 순환 등 생태계 핵심 기능마저 심각하게 약화할 것”이라 우려했다.

정부는 내년까지 국가 생태계 평가를 법제화해, 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 손실에 과학적으로 대응하는 제도를 갖출 계획이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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