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이 있었다면"…與 갈등에 소환되는 '킹메이커'

[the300]

(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엄수된 고 이해찬 전 국무총리 영결식을 마친 뒤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며 뒤따르고 있다. (공동취재) 2026.1.31/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유시민 작가의 이재명 대통령 직격으로 여권 내부 갈등이 수면 위로 부상하면서 지난 1월 별세한 고(故) 이해찬 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의 부재에 대한 아쉬움도 감지된다. 이번 갈등이 차기 당권을 넘어 '포스트 이해찬' 자리를 둘러싼 세력 다툼이란 해석도 나온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유 작가는 26일 밤 공개된 딴지일보 유튜브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서 "이 대통령이 (포용과 통합을 강조하며) '모두의 대통령'이 되고자 했던 것은 바람직하지만 자신감이 지나쳤다"며 "이 대통령을 지지했던 민주당 지지층의 바람은 보수·진보를 품는 증축이었지만 이 대통령은 (당을 완전히 허물고) 재건축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이번 갈등은 작년 말부터 조짐을 보였다. 정청래 전 민주당 대표가 연임을 위해 자기정치에만 골몰한다는 비판이 제기된 것이다. 이 대통령 핵심 공약인 '코스피 5000'에 처음 도달했던 당일 정 전 대표가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을 기습 제안했는데 이를 계기로 친명(친이재명)·친청(친정청래)계 간 기 싸움이 본격화됐고, 이번 유 작가의 작심 비판으로 친명·반명(반이재명) 전선이 구체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갈등을 우려스럽게 지켜보고 있는 당내 인사들 사이에서는 이 전 수석부의장의 부재를 거론하며 "살아 계셨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라고 입을 모은다.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전 대통령의 정권 창출에 기여하고 당내 입지가 약했던 이 대통령을 지켰던 이 전 수석부의장이 생존했다면 양측의 갈등이 표면화되기 이전에 중재하고 진화했을 것이란 아쉬움이다.

(서울=뉴스1) 사진공동취재단 = 김민석 국무총리가 7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이해찬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의 빈소에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유시민 작가와 대화하고 있다.  2026.1.27/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사진공동취재단

이 전 수석부의장은 '대통령 빼고 다 해본 민주당 그 자체'라고 불린다. 서울대 운동권 1세대로 직선제 개헌 후 처음으로 열린 1988년 총선에서 국회에 입성했다. 1995년 제1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조순 서울시장 후보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아 승리로 이끈 것을 시작으로 '이재명 대표 체제'로 민주당이 압승을 거둔 2024년 총선에 이르기까지 민주당 선거 승리를 이끈 '선거의 귀재'로 꼽힌다.

특정 계파가 아닌 민주당의 자강을 위해 헌신했던 고인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동교동계, 노무현 전 대통령 중심의 친노(친무현)계, 친노계의 후신 성격인 친문(친문재인)계 및 친명계와도 두루 교류했다. 또한 이번 갈등의 중심에 선 김어준씨와도 두터운 친분을 맺고 김씨 방송을 통해 다양한 정치적 메시지를 내기도 했다.

한 민주당 의원은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이 전 수석부의장이 2020년 정계 은퇴 후에도 민주당이 위기를 겪을 때마다 여러 경로를 통해 조언을 아끼지 않는 등 당내에서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해 온 것이 사실"이라며 "진영·계파를 가리지 않고 모두로부터 존경받았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특정 정치인이나 계파가 아닌 민주당 자체를 우선했던 이 전 수석부의장이 있었다면 지금과 같은 수준의 갈등 표출은 없었을 것이고 사전에 외부로 드러나지 않게 조기에 진화됐을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당내 인사는 "정권과 당권이 바뀌더라도 이 전 수석부의장은 여권 전반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던 분이다. 그런 측면에서 보자면 이번 갈등은 단순히 차기 당권만을 둘러싼 경쟁이 아닌 이 전 수석부의장의 공백에 따른 중장기적인 당내 영향력을 둘러싼 경쟁일 수 있다"며 "이번 갈등이 전당대회 후에도 장시간 이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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