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개발·생산부터 보고서 작성까지 AI 활용 확산

SK하이닉스가 자체 개발한 생성형 AI 서비스가 정식 도입 4개월 만에 직원 절반 이상이 사용할 정도로 빠르게 확산됐다. AI 메모리 시장을 선도하는 데 이어 사내 업무 방식까지 AI 중심으로 바꾸는 ‘AI 전환(AX)’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28일 SK하이닉스의 ‘2026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사내 생성형 AI 서비스인 ‘LLM 챗(Chat)’은 지난해 10월 정식 오픈 이후 약 4개월 만에 누적 이용자 2만4000명을 넘어섰다. 지난해 말 전체 구성원 수(4만6209명)를 기준으로 하면 절반 이상 규모다.
LLM Chat은 보고서 작성과 문서 요약, 번역, 이미지 생성, 코드 개발 등 다양한 업무를 지원하는 사내 생성형 AI 플랫폼이다. 외부 생성형 AI 사용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반도체 기술과 영업기밀 유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폐쇄망 환경에서 구축됐다. 구성원들은 사내 데이터와 업무 지식을 기반으로 AI를 활용할 수 있다.
현재는 단순한 문서 작성 도구를 넘어 사내 규정 검색과 반도체 제조 데이터 분석, 기술 정보 탐색 등 현업 전반으로 활용 범위가 확대됐다. 회사는 구성원들의 반복 업무를 줄이고 업무 생산성을 높이는 ‘AI 동료’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변화는 AI를 업무 전반에 적용하는 회사 전략과 맞닿아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생성형 AI 플랫폼 ‘가이아(GaiA)’를 공개하고, LLM Chat을 비롯한 다양한 AI 서비스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통합해 반도체 개발과 생산, 경영지원 업무까지 AI 활용 범위를 넓히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단순 질의응답을 넘어 특정 업무를 수행하는 AI 에이전트 형태로 발전시키는 것이 목표다.
생산 현장에도 AI 적용이 확대되고 있다. 회사는 웨이퍼 자동 이송 시스템(AMHS)에 AI 기반 모니터링 시스템 ‘AMOS’를 적용해 설비 이상 징후를 사전에 감지하고 장애를 예방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대규모언어모델(LLM)을 접목한 AI 에이전트 기능을 추가해 대화형 명령 수행과 장애 원인 분석 기능까지 구현할 계획이다.
인재 육성도 병행하고 있다. 생성형 AI와 데이터 분석 역량을 키우는 시민 데이터 과학자(CDSㆍCitizen Data Scientist) 프로그램 누적 교육 인원은 지난해 6411명에 달했다. 회사는 2030년까지 AI와 반도체 전문성을 함께 갖춘 AI 활용 전문가 1만 명을 육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사내 AI 문화도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 회사는 최근 ‘SK 하이닉스 어워즈(hynix Awards)’를 통해 생성형 AI를 활용해 생산성과 업무 혁신을 이끈 우수 사례를 선정하는 등 AI 활용을 조직 문화로 확산하고 있다. AI를 연구개발 조직뿐 아니라 제조와 경영지원, 일반 사무 영역까지 전사적으로 확산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업계에서는 AI 반도체 경쟁이 메모리 성능 경쟁을 넘어 기업 내부의 AI 활용 경쟁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SK하이닉스가 AI를 업무 프로세스 전반에 적용하는 ‘AI 네이티브 기업’으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