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찰이 사이버도박 집중단속을 통해 7개월 동안 2300여명을 검거하고 1천억원대의 범죄수익을 환수 보전했다. 경찰은 향후 도박사이트를 제작하는 업체를 추적하는 등 ‘공급망’을 차단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지난해 11월1일부터 올해 5월31일까지 사이버도박 사범 2319명(1746건)을 검거하고, 이 가운데 154명을 구속했다고 28일 밝혔다.
경찰은 이번 단속에서 국외에 거점을 두고 수천억원에서 1조원대 규모의 도박 자금을 운영하는 도박사이트 운영 총책급 검거에 집중했다. 이들은 국외로 도피하거나 국내 입·출국을 반복하며 수사망을 피해 왔다고 한다.
경남경찰청은 베트남에 거점을 두고 2020년부터 지난해 1월까지 1조3100억원 규모의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63명 붙잡았고 이 가운데 5명을 구속했다. 경찰은 이들이 벌어들인 범죄 수익 387억원을 기소 전 추징 보전했다. 제주경찰청도 베트남과 국내에 사무실을 둔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자 등 17명(구속 9명)을 검거했는데, 이들은 2021년 8월부터 올해 1월까지 누리집 도메인과 운영 계좌를 수시를 변경하며 3395억원대 규모의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했다. 총 132억원이 기소 전 추징 보전됐다.
경찰은 불법 도박 조직의 자금줄을 끊기 위해 범죄 수익에 대한 기소 전 몰수·추징 보전도 강화했다. 외제차·예금 채권 등 범죄 수익을 추적해 총 1072억 원을 환수 보전했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2.3배 늘어난 수치다.
경찰은 추적을 피해 국외로 도피한 75명에 대해서는 체류국 수사기관과 공조해 신병을 확보했다. 이 중 필리핀·캄보디아 등에서 사무실을 두고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15명을 국내로 송환한 뒤 구속했다.
경찰은 도박사이트 공급망 차단에도 나섰다. 운영진을 검거해도 유사한 사이트가 지속해서 개설되는 점에 주목했는데, 압수한 관리자 페이지와 피의자 진술 등을 분석한 결과 다수의 사이트가 같은 기술을 기반으로 한 플랫폼을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도박사이트를 전문으로 제작·공급하는 해당 업체를 추적할 계획이다.
검거된 피의자 연령대는 30대(24.7%)가 가장 많았다. 20대(23.6%)·40대(22.1%)·50대(12.9%)·10대(10.3%)·60대 이상(6.4%)이 뒤를 이었다. 연령대별 참여 도박 유형을 보면, 20·30대는 스포츠토토 비중이 각각 30%대로 가장 높았고 50대와 60대 이상은 경마·경륜·경정의 비중이 20∼30%대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경찰은 도박 금액이 소액이고 관련 전과가 없는 10대의 경우 입건 대신 청소년선도심사위원회에 보내는 등 선도와 재범 방지에 초점을 맞췄다.
경찰은 하반기에도 ‘초국가범죄 특별대응 태스크포스’(TF) 운영 등을 통해 국외에 거점을 둔 총책급 추적을 이어갈 방침이다. 박우현 경찰청 사이버수사심의관은 “사이버도박은 막대한 범죄수익을 기반으로 국경을 넘나들며 진화하는 초국경 범죄”라며 “경찰은 하부조직원 검거에 머무르지 않고 도박사이트 총책과 공급업자를 적극 검거하고, 범죄수익을 끝까지 추적해 법의 심판을 받게 하겠다”고 말했다.
박고은 기자 eun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