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촉발한 올림픽공원 시위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신체적·정신적 피해를 호소하는 현장 경찰관이 13명으로 집계됐다. 경찰은 경찰관이 피해자인 사건 2건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 중이다. 경찰 내에서 ‘경찰의 인권이 필요 이상으로 추락했다’는 호소가 나오는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도 현장 경찰관에 대해 비상식적 폭력을 가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28일 김남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경찰청이 집계한 현장 경찰관 피해는 총 13건이다. 이 중 6명은 지난 5일 잠실7동 제2투표소에서 투표함을 반출하기 위해 시위대를 강제해산하는 과정에서 경상을 입거나 방패를 정리하던 중 다쳤다. 7명은 정신적 피해를 호소했는데, ‘공안경찰’·‘테무경찰’·‘왕따경찰’ 등의 조롱이나 얼굴을 찍은 영상 등이 에스엔에스(SNS)에 게시되는 피해를 봤다. 일부 시위대가 현장을 관리하던 이들을 향해 인신공격을 퍼붓고 특정 국가 출신이라는 근거 없는 의심을 드러낸 것이다.
경찰청은 경찰관이 피해자인 사건 2건에 대해서는 고소장을 접수하고 수사 중이다. 적용 죄명은 공무집행방해와 정보통신망법 위반(허위사실 명예훼손)이다. 한 서울경찰청 소속 경정은 올림픽공원 시위 현장에 투입됐다가 시위대에 둘러싸인 채 조롱과 모욕을 당했는데, 그의 아내가 서울 송파경찰서에 누리꾼 수십명을 고소했다.
경찰 인권에 대한 문제의식은 시위 초기부터 불거졌다. 지난 9일 서울경찰청 2기동단 경비과장 김민규 경정은 경찰 내부망에 ‘경권은 어디로’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김 경정은 “경찰의 인권과 자존심도 필요 이상으로 추락했다면 이를 어떻게 회복할 수 있을지 스스로 고민해 보아야 할 시점이 아닌가 생각한다”라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10일 엑스(X·옛 트위터)에 김 경정 관련 언론 기사를 공유하고 “현장 경찰관도 ‘제복 입은 시민’”이라며 “잠실 시위 현장에 배치된 경찰관을 향한 일부 시위대의 모욕과 조롱이 도를 넘었다”고 밝혔다. 아울러 “현장 경찰관과 주변 시민들에 대한 비상식적인 폭력 행위가 더이상 벌어지지 않길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김남희 의원은 “집회·시위의 자유는 존중받아야 하지만, 현장 경찰관에 대한 폭력과 인격 모독은 명백히 그 경계를 벗어난 행위”라며 “경찰청은 피해 경찰관 보호와 치유에 만전을 기하고 위법 행위는 법에 따라 엄정히 대응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정혜민 기자 jh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