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염경엽 감독은 27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을 앞두고 "야구가 참 쉽지 않다. 올해 신민재만 봐도 그렇다"고 속내를 털어놓았다.
지난해 신민재는 오랜 무명 생활 끝에 KBO 골든글러브까지 수상하며 일약 신데렐라로 떠올랐다. 인천고 졸업 후 2015년 두산 베어스에 육성선수로 입단해 2018 KBO 2차 드래프트로 LG의 지명을 받을 때까지만 해도 발 빠른 대주자에 불과했다. 2019년 1군 데뷔 후에도 많은 기회를 받지 못했고 염경엽 감독이 2023년 부임한 뒤에야 본격적으로 기용됐다. 지난해는 그 정점을 찍은 해였다. 정규시즌 135경기 타율 0.313(463타수 145안타) 1홈런 61타점 87득점 15도루, 출루율 0.395 장타율 0.382로 홍창기(33)가 빠진 테이블세터 공백을 훌륭히 메웠다. 신민재의 골든글러브는 2011년 KBO 2차 드래프트가 생긴 이래 최초 사례였다.
올해는 지난 3년의 모습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 74경기 동안 홈런 없이 타율 0.232(220타수 51안타), 15타점 26득점 10도루, 출루율 0.327 장타율 0.241로 OPS(출루율+장타율)가 0.568에 그친다. 함께 부진한 홍창기에 대한 입장도 같았다. KBO 대표 출루왕인 홍창기는 올해 69경기 동안 홈런 없이 타율 0.247(239타수 59안타), 21타점 44득점, 출루율 0.379 장타율 0.293 OPS 0.672로 예년의 모습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염 감독은 "(신)민재가 지난해 타율 3할로 국가대표도 됐지만, 또 어려움을 겪는 게 야구다. 하지만 민재는 결국에 우리 팀의 5년을 책임져야 할 선수다. 그 과정을 가고 있다"라며 "민재도 (안 좋은 여론을) 다 보고 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더 믿어주고 격려해줬으면 한다. 그게 LG 트윈스를 위해 훨씬 더 좋은 방향이라 본다"라고 당부했다.
이어 "결국 난 홍창기나 신민재가 주전으로서 자신의 역할을 해내고, 성장해야 할 선수들이 함께 성장해야 우리 팀이 올해 계획했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본다"고 힘줘 말했다.
두 선수를 향한 신뢰는 단순한 고집이나 막연한 믿음과 거리가 있었다. 애초에 상황에 따라 빠르게 전략을 수정해 팬들로부터 염유유연제(염경엽+섬유유연제)라 불리는 사령탑이다. 주전이 주전인 데는 이유가 있고 수년간 쌓은 풀타임 경험은 그라운드 안팎에서 드러난다고 믿는다.
염 감독은 "세계 어느 리그 어느 팀을 가도 똑같은 판단을 할 것이다. 메이저리그를 가도 주전은 주전이다. 다 그 안에 계획이 있다. 그 시즌에 믿겠다고 한 선수가 있다면 믿고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 역할을 해야 하는 게 감독이다. 감독인 내가 욕먹으면 되고 실패했을 때 책임지면 된다. 그러고 나서 1년 후에 팀이 판단할 것이다. 그 선수의 성적이 최대치라 생각하면 바꾸지 않을까"라고 담담히 입장을 정리했다.
그 뒤에는 사령탑이 십수년간 수많은 성공과 실패를 겪으며 쌓은 데이터와 LG 구단이 수년간 정립해온 시스템을 향한 믿음도 있다. 염 감독은 "지금까지 난 그렇게 감독 생활을 했고 그게 내 방향성과 철학이다. 그 과정을 통해 내 나름대로 확신을 가졌다. 마구잡이로 운영하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느 리그나 감독은 욕먹는 자리고 버텨야 결과를 만들 수 있다. 그래야 선수도 육성할 수 있다. 우승은 지나간 일이다. 매년이 시험대다. 시즌이 끝나고 결과로서 인정받는 것"이라고 소신을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