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이 호르무즈해협 인근에서 이란에 대한 추가 공습을 실시했다. 이란이 원유 200만배럴 이상을 싣고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하던 상업용 유조선을 공격했다는 이유에서다. 미국과 이란이 전쟁 종식을 위한 양해각서(MOU)에 서명한 지 약 2주 만에 양쪽이 다시 군사적 맞대응에 나서면서, 호르무즈해협을 둘러싼 긴장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미군 중부사령부(CENTCOM)는 27일(현지시각) 성명에서 “상업용 선박에 대한 이란의 계속된 공격에 직접 대응해 공습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중부사령부에 따르면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이날 오전 호르무즈해협을 지나던 파나마 선적 유조선 ‘엠티 키쿠’를 일방향 공격 드론으로 공격했다. 이 유조선은 원유 200만배럴 이상을 싣고 있었다.
미군은 이번 공습에서 이란의 군 감시 기반시설, 통신체계, 방공시설, 드론 저장시설, 기뢰 부설 능력 등을 표적으로 삼았다고 밝혔다. 중부사령부는 “이란은 휴전 합의를 지킬 기회를 부여받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번 공습은 24시간 사이 두 번째 미국의 대이란 공습이다. 미국은 전날에도 호르무즈해협을 빠져나가던 싱가포르 선적 화물선 ‘엠브이 에버 러블리’가 이란의 일방향 공격 드론에 맞았다며, 이란의 미사일·드론 저장시설과 해안 레이더 시설 등을 타격했다. 이후 이란은 미국의 첫 공습에 대응해 바레인 내 목표물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미 중부사령부는 이를 즉각 확인하지 않았다. 바레인은 미 해군 5함대가 주둔한 곳이다.
양쪽은 서로가 합의를 위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은 이란이 상업 선박을 공격해 휴전 합의를 깼다고 비판하고 있다. 반면 이란은 미국이 이른바 역내 대리세력(이스라엘 등)을 지원하고 호르무즈해협의 긴장을 조성함으로써 오히려 전쟁 종식 양해각서를 위반했다고 반박했다. 밴스 부통령은 “이란은 휴전 합의에 서명했고 우리는 이를 존중했다. 합의 적용 방식에 이견이 있다면 전화를 하면 된다”며 “폭력에는 폭력으로 맞서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과 이란이 29일 평화 협상을 재개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양쪽의 군사적 맞대응이 이어지면서 협상의 향방은 한층 불투명해졌다.
워싱턴/김원철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