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9기 출범] ① 첫 광역통합으로 '실질적 분권' 새 시험대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메가시티로 지역 경쟁력 강화 모색

주민참여 확대 성과에도 중앙집권 구조는 여전…"질적 성숙 필요해"

[※ 편집자 주 = 오는 7월 1일 민선 9기가 출범합니다. 민선 지방자치가 부활한 지 31년 동안 주민 참여를 확대하고 풀뿌리 민주주의의 기반을 다졌지만, 중앙정부에 집중된 권한과 수도권 집중, 지방소멸 위기 등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특히 민선 9기는 전국 최초의 광역단체 통합인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출범하며 지방자치의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됩니다. 연합뉴스는 민선 지방자치 31년의 성과와 한계를 돌아보고, 민선 9기가 마주한 주요 과제와 지방자치의 발전 방향을 짚어보는 6편의 기획기사를 일괄 송고합니다.]

사전투표 참여하는 유권자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사전투표 둘째 날인 30일 오후 고양시 일산서구 주엽1동행정복지센터 사전투표소에 한 유권자가 입장하고 있다. 2026.5.30 [촬영 이영주 인턴기자]

(서울=연합뉴스) 차민지 기자 = 오는 7월 1일 민선 9기가 출범한다.

그동안 지방자치는 주민 참여를 넓히고 지역 특성에 맞는 정책을 펴며 풀뿌리 민주주의를 뿌리내리는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재정과 조직·입법 권한이 여전히 중앙정부에 묶여 있는 중앙집권적 구조, 그리고 갈수록 깊어지는 지방소멸 위기라는 숙제도 함께 안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민선 9기는 전국 최초의 광역단체 통합인 전남광주통합특별시를 출범시키며 지방자치의 새로운 실험에 나선다.

도와 광역시를 하나로 묶는 첫 사례인 만큼, 이번 통합이 어떤 길을 내느냐에 따라 다른 지역의 행정통합 논의도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 풀뿌리 민주주의 31년…실질적 지방분권 실현이 핵심 과제

우리나라 지방자치는 1948년 제헌헌법에 지방자치 규정이 도입되면서 시작됐다.

지방자치법 제정과 지방의회 선거, 자치단체장 직선제를 거치며 기반을 마련했지만, 1961년 5·16 군사쿠데타 이후 지방의회가 해산되고 지방자치단체장 임명제로 전환되면서 사실상 중단됐다.

이후 1987년 민주화로 지방자치법이 개정되고 1991년 지방의회가 부활했으며, 1995년 제1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통해 주민이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을 직접 선출하는 민선 지방자치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렸다.

지난 31년 동안 지방자치는 주민 참여를 확대하고 지역 특성에 맞는 정책을 추진하며 풀뿌리 민주주의를 정착시키는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자치단체 예산 총계는 2001년 81조7천816억원에서 올해 480조699억원으로 증가했고, 총세입 대비 지방세 비중은 1995년(결산 기준) 29.2%에서 지난해(당초예산 기준) 35.3%로 확대됐다.

국가사무 비중은 1994년 86.62%에서 2024년 63.26%로 낮아진 반면 지방사무 비중은 13.38%에서 36.74%로 높아졌다.

조례·규칙은 1995년 4만6천551건에서 올해 15만6천251건으로 증가했고, 주민자치회도 2013년 시범사업 30개에서 2025년 1천649개로 확대되는 등 주민 참여 기반도 꾸준히 넓어졌다.

지방자치단체 재정자립도 (PG)
[김민아 제작] 일러스트

하지만 제도적 기반 확대가 곧 실질적인 지방분권으로 이어진 것은 아니라는 평가도 나온다.

지방재정과 조직·입법 권한은 여전히 중앙정부 의존도가 높고, 지역 간 재정 격차와 지방소멸 위기도 심화하면서 실질적인 지방분권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한국지방행정연구원의 '민선 지방자치 30년 평가 연구'에 따르면 1995년 지방자치 부활 이후 주민 생활 수준은 전반적으로 향상됐지만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격차는 오히려 확대됐다.

연구에 따르면 지난 20년간(2004∼2024년) 수도권은 청년층 순유입이 139만명에 달했고, 전체 인구도 96만명 순유입을 기록했다. 반면 비수도권은 청년 유출이 이어지면서 지방소멸 위험이 본격화된 것으로 분석됐다.

지방정부의 행정·재정 권한과 행정역량은 강화됐지만 국가 중심의 행정 구조는 여전히 유지되고 주민의 참여 효능감도 높지 않은 것으로 평가됐다.

육동일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원장은 "지난 30여년간 지방자치 제도가 상당 부분 갖춰지고 지방자치단체의 자율성도 확대됐지만, 주민들이 체감할 만한 성과는 아직 충분하지 않다"며 "이제는 양적 성장을 넘어 질적 성숙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헌법 개정을 통해 지방자치 활성화와 지방정부의 자율성을 구체적으로 보장할 필요가 있다"며 "(주민 참여를 위한) 주민자치회를 어떻게 정착시킬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준비 관계기관 간담회
(나주=연합뉴스) 안정원 기자 =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당선인이 16일 전남 나주시 빛가람복합문화체육센터에서 열린 김민석 국무총리-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준비 관계기관 간담회에 참석, 발언하고 있다. 2026.6.16 jeong@yna.co.kr

◇ 첫 광역 행정통합…새 국면 맞은 지방자치

민선 9기의 대표적인 변화는 전국 최초의 통합 광역단체인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출범한다는 점이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은 지난 31년간 지방자치가 축적한 성과와 드러난 한계 위에서 추진되는 새로운 시도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인구 약 320만명, 지역내총생산(GRDP) 약 159조원 규모의 초광역 메가시티로 출범한다. 면적은 1만2천813㎢로 서울의 약 21배에 달하며 서울특별시에 준하는 지위가 부여된다.

그동안 경남 마산·창원·진해와 충북 청주·청원처럼 기초자치단체 간 행정구역 통합 사례는 있었지만, 광역자치단체인 도와 광역시를 하나로 묶는 행정통합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전국 광역자치단체도 기존 17개 시·도에서 16개 체제로 재편될 예정이다.

광주·전남 통합은 인구 감소와 지방소멸, 수도권 집중에 대응하기 위해 생활권과 경제권이 밀접한 두 지역을 하나의 광역 행정체계로 통합하는 데 목적이 있다.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고 광역 단위 정책 추진의 효율성을 높여 지역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광역자치단체 간 통합은 전례가 없는 만큼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주청사와 조직 운영 방식을 둘러싼 논의가 이어지는 가운데 지역 간 이해관계를 어떻게 조정하느냐도 통합의 성패를 좌우할 변수로 꼽힌다.

전광섭 호남대 행정학과 교수는 "기초자치단체 간 통합 사례는 있었지만 광역자치단체 간 통합은 이번이 첫 사례"라며 "그만큼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통합 이후 청사 위치와 산업 유치, 개발이익 배분 등을 둘러싼 갈등을 어떻게 조정하느냐가 성공의 관건이 될 것"이라며 "이번 사례는 대전·충남, 대구·경북, 부산·울산·경남 등 다른 지역의 행정통합 논의에도 중요한 가늠자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호택 배재대 행정학과 교수는 "광역 통합이 성공하려면 중앙정부의 재정권과 자치권 이양이 필수적"이라며 "정부가 국가균형발전과 광주·전남 통합의 성공을 원한다면 재정권과 자치권을 확실히 넘겨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통합시는 이를 바탕으로 시·군 균형발전을 위한 새로운 로드맵을 마련해 추진해야 한다"며 "(통합시의 면적이 넓어지는 만큼) 광주와 다른 지역을 유기적으로 연결할 수 있는 광역철도망 등 교통 인프라도 촘촘하게 구축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1995년 제1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서울=연합뉴스) 행정자치부 국가기록원이 1948년 정부수립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 지방자치의 변천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기록으로 보는 지방자치' 화보집을 발간했다. 본격적인 지방자치 시행 20년을 맞아 발간한 이번 화보집에는 문서와 사진 등 총 302건을 수록했다. 사진은 1995년 제1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개표. 2015.10.27 << 국가기록원 제공 >> photo@yna.co.kr

cha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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