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자 간 경쟁구조·선악 이분법적 편집 등 구조적 문제
출연진 심리검사, 방송 중 SNS계정 중단 등 보호책 필요

방송 중 왕따 논란 등으로 도 넘는 악플에 시달리는 출연자가 있는가 하면, 검증을 거치지 않은 채 '불륜' 등 과거 사생활이 폭로되는 경우도 나왔다. 해외에서는 일반인이 방송에 출연한 후 악플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례도 있었다. 일반인 출연자를 보호하기 위한 사전 조치는 물론, 심리 상담 등 사후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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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런'으로 낙인찍힌 출연자 '극단적 선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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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인 출연 프로그램의 위험성 중 하나는 '사생활 노출'이다. 신상이 특정되는 것은 물론 방송에 나오지 않은 개인 정보까지 온라인에 퍼지곤 한다. 일반인은 연예인처럼 언론 대응이나 이미지 관리 경험이 없어 위험성이 더 크다.
방송 중 '빌런'으로 낙인이 찍히는 경우에는 악플까지 감당해야 한다. 일명 '악마의 편집'에 당하는 경우도 있다. 며칠 동안의 촬영분을 몇시간으로 압축하다 보니 제작진의 의도에 따라 특정 장면, 캐릭터 등이 강조될 수 있다. 외모 비하, 직업 또는 학력 비하 등도 심심치 않게 이뤄진다.
해외에서는 이런 위험성에 그대로 노출된 출연자들이 끝내 극단적 선택을 하는 일도 여러 차례 발생했다.
일본에서는 2020년 인기 리얼리티 프로그램 '테라스하우스'의 한 출연자가 자기 옷을 훼손한 다른 출연자에게 크게 화를 내는 장면이 방송돼 수많은 비난에 시달렸다. 악플을 견디던 그는 자신의 SNS에 '매일 수많은 의견을 받고 상처받는다'는 글을 남긴 채 22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영국에서는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연애 프로그램 '러브 아일랜드'의 출연자와 진행자 등 여럿이 사망한 일도 있었다. 이들 역시 방송 이후 온라인 비난에 시달리며 정신적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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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선 사전 심리검사, 사후 심리상담 등 의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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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지적에 영국 방송·통신규제기관인 Ofcom과 의회는 '출연자 보호 패키지'를 마련했다. 먼저 사전 조치로, 출연 전에 △독립의사 검진 △정신건강 평가 △출연이 본인에게 미칠 영향 설명 등 체계적인 심리검사를 의무화했다. 사후 조치로는 출연자 전원에게 최소 8회의 심리 상담을 제공하고, 방송 종료 후 14개월간 제작진이 먼저 연락해 상태를 확인하는 제도를 만들었다.
또 출연 기간 출연자의 SNS 계정을 사실상 중단시키고 가족이나 친구도 계정을 운영하지 못하게 하는 정책이 도입됐다. 출연자 본인뿐 아니라 가족이 악플에 노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
아울러 일반인이 갑자기 수십만 팔로워를 가진 유명인이 되는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언론 대응, SNS 사용법, 악플 대응, 재정관리, 연예기획사 계약 시 주의 사항 등에 대한 교육도 실시했다.
그러나 이런 조치에도 여전히 한계가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전직 '러브 아일랜드' 출연자는 최근 '가디언' 기고문을 통해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출연자의 감정을 극단적으로 증폭시키는 구조를 갖고 있고 현재의 보호 시스템은 '문제가 발생한 뒤 대응하는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출연자들을 경쟁시키는 구조 자체와 악역·선한 역 서사를 만드는 편집, SNS 여론에 영향을 받는 제작 방식, 일반인을 유명인으로 만든 뒤 발생하는 압박 등이 구조적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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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는 '출연자 검증' 강화 등 출연자보다 프로그램에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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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업계 등에 따르면 한국 제작진이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출연자 검증'이다. 연애 예능의 경우 범죄 이력, 혼인 여부, 직업·학력 진위, 사생활 논란 등을 확인하는 절차를 강화하고 있다. 출연자의 과거 문제가 방송 중 드러나면 프로그램 전체가 흔들릴 수 있어서다.
물론 출연자 보호 의식도 과거보다는 높아진 상태다. 과거에는 출연자에 대한 악플로부터 제작진이 한 발 빠져있었다면 최근에는 공식적으로 경고문을 내는 사례도 늘었다. 실제 JTBC 연애 예능 '연애 남매' 제작진은 종영 후에도 '일반인 출연자를 향한 악성 댓글, 비방,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 법적 대응을 진행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그러나 영국, 일본 등 해외에서 출연자 보호 기준을 제도적으로 마련해둔 것과 비교하면 한참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다. 일부 프로그램의 경우, △심리상담사 참여 △출연자 사전 면담 △촬영 중 상담 등을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방송사 전체가 따라야 하는 공통 규정은 아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