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 내려놓고 쉬고 싶어" 그 마음 읽었다...올여름 트렌드는 '○○' 여행[트민자]

트민자는 '트렌드에 민감한 기자'의 줄임말입니다. 빠르게 변하는 세상 속에서 눈에 띄는 흐름을 포착해 그 안에 담긴 사람들의 마음과 시대의 이야기를 들여다봅니다.

스마트폰과 컴퓨터를 내려놓고 책을 벗 삼아 떠나는 이른바 '북케이션'이 여행업계의 새로운 트렌드로 떠올랐다.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책을 읽으며 온전한 휴식을 취하려는 느린 여행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다.

함께 독서 피크닉을 즐기는 사람들/사진=인스타그램

소설 속 배경지가 현실로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최근 여행업계에서는 독서와 관련한 여행 상품이 눈에 띄게 늘어나는 추세다. 글로벌 여행사 EF얼티밋브레이크는 틱톡 독서 커뮤니티에서 큰 인기를 끈 에밀리 헨리의 소설 '피플 위 미트 온 베케이션'을 주제로 12일간의 크로아티아 여행 상품을 선보였다. 참가자들은 소설 속 주인공들의 발자취를 따라 두브로브니크와 스플리트를 여행하게 된다.

소설 배경지를 방문하는 것을 넘어, 독서와 요가 등의 웰니스 활동을 결합한 소규모 테마 여행도 인기를 끈다. 미국의 '레이크 오스틴 스파 리조트'는 독서뿐 아니라 요가, 명상, 작가와의 만남을 포함한 3박4일짜리 독서 힐링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영국에서 여성 전용 독서 휴가 커뮤니티인 '레이디스 후 릿'은 바베이도스나 스위스 알프스 등지에서 12~14명의 소규모 인원이 모여 느긋하게 휴식을 취하고 여행 마지막 날 밤 한 권의 책을 가지고 토론을 나누는 새로운 형태의 여행을 제안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최근 독서 여행에 참가한 콘텐츠 크리에이터 토미카 브라이언트는 미국 잡지 새터데이이브닝포스트 인터뷰에서 "뭔가 다른 일을 해야 한다는 부담감 없이 좋은 책에 푹 빠져볼 수 있는 시간이 과연 얼마나 되겠느냐"면서 "내게 얼마나 이런 시간이 필요했는지 새삼 느끼게 됐다. 책 한 권과 따뜻한 차, 아무런 방해도 없는 시간 속에 웅크리고 있으면 정말 치유되는 느낌이 있다"고 말했다.

/AFPBBNews=뉴스1

호텔업계, '책'을 어메니티로 제공

호텔업계 역시 이러한 흐름에 맞춰 차별화된 독서 마케팅을 시도하고 있다. 객실에 책을 어메니티처럼 준비해 투숙객을 맞이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아바니호텔&리조트는 전 세계 44개 지점에 북코너를 신설하고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지점에선 암스테르담을 배경으로 한 소설을 대여해주는 서비스도 시작했다.

미국의 고급 부티크호텔 윌리엄스인은 독서 몰입 패키지를 통해 투숙객이 사전에 제출한 도서 취향을 바탕으로 지역 독립 서점이 엄선한 책들을 객실에 미리 세팅해 두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디지털 피로감에 책을 도피처로

이처럼 독서 여행이 각광받는 배경엔 '디지털 피로감'이 있단 분석이다. 빠른 소비와 과도한 정보에 지친 여행객들이 독서와 명상, 요가 등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활동을 통해 심리적 안정을 찾으려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글로벌 항공권 가격 비교 플랫폼 스카이스캐너의 2026년 여행 트렌드 보고서에선 여행객의 55%가 "책에서 영감을 받아 여행을 예약했거나 고려 중"이라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고급 호텔 및 리조트를 대상으로 투숙객에게 도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도서 큐레이션 전문 기업 베드사이드리딩의 설립자 제인 우벨-마이어는 "지금의 트렌드는 단순히 스토리를 따라 여행하는 것을 넘어 사람들이 실제로 책을 온전히 읽을 수 있는 환경을 찾아 떠나는 것"이라며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끄고 마음을 진정시키는 데 책만큼 좋은 동반자는 없다"고 말했다.

3월20일 콜롬비아 메데인 식물원에서 한 커플이 야외에 앉아 책을 읽고 있다./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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