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de in Korea가 만드는 글로벌 미래] 2-⑤
반도체·방산·조선·배터리·변압기까지, 한국 제조업이 글로벌 무대에서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 선진국들이 특정 분야에 치우친 것과 달리, 한국은 첨단 기술 중심의 '풀 스펙트럼' 포트폴리오로 공급망 재편기에 다양한 산업의 핵심축으로 떠올랐다. 다만 중국의 추격과 대외 불확실성이라는 변수 앞에서 미래를 낙관할 수만은 없다. 세상을 움직이는 축으로 부상한 한국 제조업의 현황과 과제 등을 짚어본다.

19일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지난해 콘텐츠 수출액이 149억달러(약 22조5660억원)를 기록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게임과 음악, 방송·영상 등 분야에서 고른 성장세를 보였으며 웹툰이나 캐릭터 등 새 산업의 성장 효과도 컸다. 문체부 관계자는 "주요 기업의 실적 개선과 해외의 수요 증가에 긍정적 영향을 받으며 두드러진 성장률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인기가 지역을 가리지 않고 뻗어나가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이전에는 아시아·유럽 등 일부 지역에 한정됐다면 중동, 아프리카 등 상대적으로 관심이 덜했던 지역까지 수요가 급증했다. 지난 3월 발표된 BTS(방탄소년단)의 신작 앨범 '아리랑'의 스트리밍(재생)수 7억 3910만건 중 브라질(7860만건), 멕시코(7590만건)가 전체의 20%를 차지했다. 우리나라 전체 재생 수(5830만건)보다 많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BTS로 대표되는 아티스트들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커지고 있다"며 "연초부터 여러 이벤트가 연달아 열리며 우리나라를 전 세계에 각인시키는 효과를 거뒀다"고 분석했다.
업계는 K콘텐츠의 인기 비결을 크게 3가지 관점에서 분석한다. 콘텐츠의 기반이 되는 문화(K컬처)의 높은 수요와 잘 갖춰진 인프라, 산업 간의 연결이다. 특히 분야를 가리지 않는 '문화의 힘'이 국가 선호도를 높이고 콘텐츠 수요를 올리는 데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문체부가 지난 1월 발표한 '국가이미지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외국인의 한국 호감도는 82.3%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기업이 주도하고 국가가 뒷받침하는 구조의 인프라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CJ그룹, 네이버 등 기업이 엔터테인먼트에 투자하면 콘진원, 해외한국문화원 등 국가 기관이 해외 홍보를 맡는 역할 분담 체계가 공고하다. 지난달 열린 유럽 최대의 만화 전시회 중 하나인 '코믹 바르셀로나'에서도 우리 웹툰업체가 참여하고, 콘진원이 이를 도우면서 3043억원 규모의 상담 실적을 썼다.
수도권 대학 콘텐츠문화학과 교수는 "정부가 콘텐츠 관련 기관을 세우고 예산을 투입하는 국가는 전 세계적으로도 드물다"며 "(기업 사이에서) 문화 산업 투자가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가 아닌 장기적으로 이익이 된다는 인식이 생긴 것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남미 지역에 새로 진출한 콘텐츠 배급사 대표는 "지금으로선 어느 정도까지 수출 증가세가 이어질지 예측도 어렵다"며 "콘텐츠 앞에 'K'라는 글자가 붙으면 흥행이 보장되는 만큼 분야를 가리지 않고 해외 바이어(고객)들의 문의도 큰 폭으로 치솟고 있다"고 했다.
이 같은 K콘텐츠 열풍을 '콘텐츠 강국'으로 잇기 위한 숙제는 자체 경쟁력 강화다. 넷플릭스 등 해외 OTT(온라인동영상플랫폼)에의 높은 의존도가 가장 큰 고민거리다. '오징어 게임'이나 '케이팝 데몬 헌터스', '킹덤' 등 작품은 국내에서 만들었거나 우리 문화를 소재로 했지만 글로벌 OTT가 배급을 맡다 보니 국내 업계의 영향력이 한정적이다. 타임지가 선정한 2025년 '톱 10' 한국 드라마 중 4개 작품이 해외 OTT 소유다.
양극화 문제도 슬기롭게 풀어야 한다. 흥행 콘텐츠에 투자가 집중되며 다른 콘텐츠는 상대적으로 소외되는 경우가 많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K컬처 수요 증가에도 불구하고 출판(3.1%)과 애니메이션(7.6%), 콘텐츠솔루션(10.3%) 등 분야는 역성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콘텐츠는 다른 업종에 비해 긴밀하게 연관돼 있기 때문에 특정 분야의 침체는 전체의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