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건이 무덤서 뒤척"…트럼프의 이란 빅딜에 공화당마저 술렁

대외정책 매파와 친이스라엘 인사들 "재앙"·"미국의 항복"

민주당 "이란엔 유리·미국엔 매우 불리" 비판

트럼프와 마크롱
(베르사유 AFP=연합뉴스) 2026년 6월 17일 프랑스 베르사유궁에서 열릴 만찬을 앞두고 도착한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오른쪽) 프랑스 대통령이 인사를 나누고 있다. (Photo by Guillaume BAPTISTE / AFP) 2026.6.18.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레이건이 무덤에서 뒤척이고 있다. (…) 최근 수십년간 최악의 외교정책 실수다."

빌 커시디(공화·루이지애나) 미국 연방상원의원이 17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의해 공식 발표된 이란과의 종전 양해각서(MOU) 전문을 읽고 내린 평가다.

집권 공화당 정치인들과 보수 인사들 사이에서는 이번 MOU를 거세게 비판하는 목소리가 잇따랐다.

커시디 의원은 소셜 미디어 X에 "이란의 핵 야심은 억제되지 않았고,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위협하면 통한다는 점을 알게 됐고 장래에 틀림없이 이를 지렛대로 활용할 것"이라며 "이제는 이번 합의로 이란이 새로운 인프라를 지을 수 있게 됐다"고 썼다.

그는 "전쟁 전에는 해협은 열려 있었고, 이란은 제재로 박살 나고 있었고, 군인 13명은 살아 있었다. 이제는 미국인 13명이 숨졌고, (미국의) 가정들은 주유비로 수십억 달러(수조 원)를 냈으며, 제재는 해제될 예정이고 폭격은 멈췄다"고 비판했다.

커시디 의원은 2021년 2월 13일 이뤄진 트럼프 2차 탄핵재판 상원 표결에서 찬성표를 던진 공화당 상원의원 7명 중 하나였으며, 올해 5월 예비선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한 다른 후보에 뒤져 경선에서 탈락했다.

대(對)이란 강경파인 테드 크루즈(공화·텍사스) 상원의원은 "우리를 죽이려는 신정주의 광인들에게 수십억 달러(수조 원)를 주는 것은 좋은 생각이 아니다"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나쁜 조언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크루즈 의원은 MOU에 호르무즈 해협의 60일 무통행료 통항을 보장하는 내용은 있지만 향후 통행료 부과를 막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유엔대사를 지낸 니키 헤일리 전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는 이란 핵·미사일 시설 타격이 옳았다며 이제 제재를 풀고 돈을 풀어주는 것은 "우리가 방금 파괴한 위협을 재건하도록 돈을 대는 거대한 실수"라고 주장했다.

미국 내 친이스라엘 보수 논객들과 이스라엘 언론에서도 반발이 거셌다.

벤 샤피로는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이번 합의를 "재앙"이라고 불렀고, 보수 논객 에릭 에릭슨은 소셜미디어에 "미국의 항복"이라고 썼다.

이스라엘 영자지 예루살렘포스트에는 "도대체 왜 트럼프가 이란의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인정하느냐"는 취지의 비판이 실렸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의 창립 편집장인 데이비드 호로비츠는 트럼프의 합의를 "파국적 굴복"이라고 표현했다.

트럼프 대통령
(베르사유 로이터=연합뉴스) 2026년 6월 17일 프랑스 베르사유궁에서 열릴 만찬을 앞두고 도착한 도널드 트럼프(가운데) 미국 대통령이 발언하고 있다. (REUTERS/Gonzalo Fuentes) 2026.6.18.

다만 공화당 안에서 비판만 나온 것은 아니다.

대외 개입에 비판적인 자유지상주의 성향의 랜드 폴(공화·켄터키) 상원의원은 "이 전쟁은 끝나야 한다. 나는 평화 문제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한다"며 찬성 의견을 밝혔다.

린지 그레이엄(공화·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은 중동 특사 스티브 윗코프와 "방금 매우 장시간에 걸쳐 생산적 토의를 했다"며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열리고 이란과의 적대행위가 멈춘다는 점에서 MOU 서명은 미국에 유익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이란 핵 프로그램에 대해 수용 가능하고 검증 가능한 합의에 이를 수 있을지는 없을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면서도 "시도하는 데에 큰 손해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인 존 튠(사우스다코타) 의원은 이번 문안이 최종 합의는 아닐 것이라면서 "내가 이해하기로는 이것은 틀이고 MOU일 따름이며, 아마도 최종 합의와 관련해서는 추가로 나오는 내용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프랑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떠나기 전 기자회견에서 이번 합의가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과 미국 경제 안정을 위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합의가 없으면 "경제적 재앙"이 올 수 있다며 이란의 탄도미사일 보유 문제에 대해서는 "다른 사람들(중동 지역 다른 나라들이라는 취지)도 몇 개 갖고 있으니 그들도 몇 개 가져야 한다고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 재고에 대한 우려에 대해서는 "실제로는 가치가 크지 않다"고 일축했다.

그는 17일 베르사유궁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초대로 만찬을 하면서 이란과의 MOU 문서본에 서명했다.

야당인 민주당은 트럼프가 전쟁을 시작해 놓고 끝낼 방법을 몰랐다고 공세를 폈다.

척 슈머(뉴욕)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미국의 큰 재앙 중 하나로 기록될 것"이라며 "너무 많은 면에서 이란에 굴복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엘리자베스 워런(민주·매사추세츠) 상원의원은 "이 MOU가 이란에는 왜 승리인지는 알겠으나, 이것이 어떻게 단 하나의 미국 가정에라도 도움이 되는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애덤 시프(민주·캘리포니아) 상원의원은 "이란에는 훌륭한 합의이고 미국에는 끔찍한 합의"라며 "미래에 합의하기로 합의한 것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solatid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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