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정책금리 0.25%p씩 올려…예금금리 2.25%로
전쟁발 에너지 쇼크…"중동전쟁이 인플레 압력 초래"
올해 유로존 물가 전망 2.6%→3.0% 올려
성장률 전망은 0.9%→0.8% 낮춰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가 11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 유럽중앙은행(ECB)에서 통화정책회의를 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유럽중앙은행(ECB)이 11일(현지시간) 중동발 인플레이션 우려에 3대 정책금리를 0.25%포인트(p)씩 인상했다.
ECB는 이날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통화정책회의를 한 뒤 예금금리를 연 2.00%에서 2.25%로, 기준금리(주요재융자금리)와 한계대출금리를 각각 2.40%, 2.65%로 올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ECB의 금리 인상은 2023년 9월 이후 2년 9개월 만이다. ECB는 통화정책 기준으로 삼는 예금금리를 당시 4.00%에서 작년 6월 2.00%까지 내린 뒤 1년 만에 긴축으로 방향을 전환하게 됐다.
지난 2월 말 발발한 이란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전 세계 물가가 뛰기 시작한 이후 G7(주요 7개국) 경제권에서 금리를 인상한 중앙은행은 ECB가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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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중동전쟁 초기인 지난 3월만 해도 단기적 충격은 무시하고 넘어간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에너지 가격이 좀처럼 잡히지 않자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ECB 인사들은 지난 4월 회의 때 금리동결 결정이 아슬아슬했다며 이달 금리 인상을 예고한 바 있다.
ECB는 "중동전쟁이 물가 상승 압력을 일으키고 있다"며 "오늘 결정으로 전쟁에 따른 불확실성을 헤쳐나가기에 좋은 위치를 유지하게 됐다"고 밝혔다.
ECB는 인플레이션 추세를 반영해 올해 유로존(유로화 사용 21개국)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2.6%에서 3.0%로 올리고, 내년은 2.0%에서 2.3%로 상향 조정했다.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올해 0.9%에서 0.8%로, 내년은 1.3%에서 1.2%로 소폭 낮췄다.
ECB는 "에너지 가격 상승이 어느 정도 식품과 상품, 서비스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원자재 시장과 실질 소득, 경제 심리에 전쟁이 미치는 영향을 반영했다고 말했다. ECB는 물가 상승과 경기 하방 압력이 에너지 가격 충격의 강도와 기간, 2차 효과의 규모에 달려 있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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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유로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대비 3.2%로 잠정 집계돼 ECB 중기 목표치를 한참 넘었다. 반면 1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분기보다 0.2% 감소해 스태그플레이션(고물가 속 경기침체) 우려를 낳았다.
시장금리는 두 차례 추가 금리 인상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수요 증가 아닌 공급 부족으로 인한 고물가에 정책금리 인상의 효과가 크지 않고 경기만 위축시킬 수 있다고 본다.
베렌베르크은행의 홀거 슈미딩은 이번 금리 인상이 "이란전쟁으로 인한 피해를 악화하는 추가 역풍"이라고 주장했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잭 엘런레이놀즈는 "에너지 가격 상승이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고 이는 ECB 긴축 사이클이 짧을 거라는 뜻"이라며 ECB가 한 차례 더 금리를 인상하는 데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금리 인상으로 유로존 예금금리와 한국 기준금리(2.50%)의 격차는 0.25%p로, 미국(3.50∼3.75%)과는 1.25∼1.50%p로 줄었다. 인상된 금리는 오는 17일부터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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