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미 월드컵 후 사표 제출-7월 이후 본격 레이스 예정

8일 축구계에 따르면 축구협회는 월드컵이 마무리되는 대로 차기 회장 선거를 준비할 계획이다. 정 회장이 사표를 제출할 것으로 예상되는 시기는 7월로, 협회 정관에 따라 2달 내 후임자 선거를 치러야 해 늦어도 9월 안에 절차 준비를 마무리지어야 한다. 축구계 관계자는 "수십만명의 축구인 중 추첨으로 선거인단을 결정하기 때문에 시간이 걸린다"며 "7월 안에는 준비 작업을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 회장이 사표를 제출하면 수뇌부도 일제히 거취 변동이 예상되는 만큼 대규모 조직 개편이 불가피하다. 정 회장이 혁신을 약속하며 새로 구성한 이사회, 신규 조직 등도 모두 바뀔 가능성이 높다. 정 회장이 임명한 핵심 인사들 사이에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중징계를 요구한 축구인들도 포함돼 있는데 이들 역시 교체 대상이다.
축구계는 후임자로 정 회장 같은 기업인이 오길 바라는 눈치다. 자금 면에서 여유가 있고 인적 네트워크가 풍부해 축구협회의 여러 사업을 주도적으로 이끌 수 있다. 축구협회가 추진하는 사업 중에는 4000억원이 투입된 코리아풋볼파크 운영, 국제 심판 양성, 수백억이 필요한 축구역사박물관 등 곳곳에 '돈 드는 일'이 넘쳐난다.
재계가 축구협회 회장을 꺼린다는 점은 문제다. 문체부와의 법적 분쟁이 진행중인데다 국정감사 등 불편한 자리에 불려 나가야 하는 만큼 책임을 지려는 기업인이 드물다.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예전보다 축구 국가대표 인기가 높지 않은데 (협회 회장이 되면) 돈은 더 많이 들고 업무는 과중하다"며 "이미지 개선 효과도 적어 보여 자원하려는 인사는 매우 적을 것 같다"고 분석했다.
축구계에서 참신한 새 얼굴이 나오기를 바라는 기대도 있다. 팬들의 선호도가 높고 기업인에 못지 않은 인적 네트워크를 가진 유명 인사가 키를 잡고 대내외 쇄신 요구에 부응하라는 메시지다. 박지성, 박주호 등 젊은 축구인이 대표적이다. 특히 축구 행정가로 활동 중인 박지성은 정 회장의 4선 연임 당시 차기 협회장을 묻는 설문에서 35.9%로 허정무(19.5%), 신문선(5.8%)을 제치고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체육단체 중 가장 규모가 큰 대한체육회는 이미 탁구선수 출신의 유승민 회장이 이끌고 있다. 기업인이었던 이기흥 회장을 제치고 당선됐다는 점, 비슷한 나이(박지성 81년생, 유승민 82년생), 국제 무대에서 성과를 거둔 스타 선수였다는 점 등 박지성과 공통점이 많다. 전임 회장 때 불거졌던 문체부와의 갈등도 원만하게 수습 중이다.
프로선수 출신의 한 축구인은 "수백억원대의 예산을 지원하는 것은 결국 정부이기 때문에 (차기 회장은) 국민적 선호도가 높은 인물이 필요해 보인다"며 "축구계도 외부 비판을 고려해 '아는 사람'보다는 '필요한 사람'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