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단위 연차 의미 두고 혼선…"1~2시간 아닌 반차"

"1~2시간 단위로 쪼개면 제조업 교대 어려워"…일부 기업 난색

"법상 시간단위 연차는 '반차' 의미"…노동부 "시행령서 반영"

짧은 봄을 즐겨라!, 종로 산책하는 직장인들
(서울=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아침 최저기온은 5∼12도, 낮 최고기온은 14∼27도로 화창한 날씨가 이어진 15일 점심시간을 이용해 산책 나온 주변 직장인들과 시민, 관광객들이 종로 거리를 가득 채우고 있다. 2026.4.15 jjaeck9@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연차를 시간 단위로 쪼개 쓸 수 있도록 한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이달 초 국회를 통과되면서 일부 기업들이 혼선을 겪고 있다.

시간 단위 연차의 의미가 1~2시간까지로 해석되면서 나타난 현상인데 정부는 '반차'를 제도화하기 위한 법 개정이라는 입장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31일 "근로자의 휴식권을 보장한다는 입법 취지는 이해하나 1시간 단위의 연차 사용을 일률적으로 제도화하는 것은 산업 현장의 현실과 괴리가 커 많은 혼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1시간 단위 연차는 업무의 유동적인 조정이 가능한 일부 사무직 직군 등을 가정한 제도로, 업무의 조정과 분할이 어려운 생산직군, 서비스 직군에는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장에서는 1시간 단위 연차에 대한 대체인력의 한계, 중소·중견기업의 인력난, 업무의 비효율성 등의 문제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최근 시간 단위 연차 제도와 관련한 업계의 우려를 들었다.

경총 관계자는 "주로 제조업 기업들의 문의가 있었는데 기업들은 1시간, 2시간 단위로 쪼개서 쓰는 거냐고 우려했다"고 전했다.

정부는 시간 단위 연차가 1~2시간 단위로 연차를 잘라 쓰는 것이 아니라 반차를 제도화하기 위한 취지라는 입장이다.

경총 관계자는 "지난해 말 노사정 '실노동시간 단축 로드맵 추진단'이 필요시 연차 휴가를 반차(4시간)로 활용할 수 있게 근로기준법을 개정한다고 발표했다"면서 "법안에는 시간 단위라고 돼 있지만 시행령안에 한두시간이 아니라 4시간짜리 반차로 쓰는 조항이 포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말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도 "노사정에서 연차 휴가를 3분의 1 범위에서 반차로 쓸 수 있게 하자고 합의한 상황"이라면서 "예를 들어 연차가 15일이라면 5일은 반차로 쓸 수 있게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동부는 노사정 합의사항을 반영해 근로기준법 시행령안을 조속히 마련할 계획이다. 연차 분할 사용 허용은 공포 1년 후 시행된다.

노동부는 시간 단위 연차휴가는 노동자의 휴가 사용 편의성을 높이고 근로시간 활용 유연성을 제고하기 위해 이미 많은 사업장에서 활용 중이라고 말했다.

기업별로 반차 도입 상황은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 HD현대[267250]그룹의 조선 계열사들은 반차에 이어 지난 2020년에는 반반차(2시간 단위) 휴가 제도를 도입했다. 생산 차질 우려는 아직 없다고 회사 관계자는 말했다.

현대차[005380] 기술직(생산직)은 반차 제도가 없다. 생산직은 2교대 근무 시스템으로 정해진 업무량을 소화하기 때문에 하루 단위 연차는 대체인력으로 공백을 메울 수 있으나 시간 단위 공백은 대체인력 투입이 어렵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문화체육관광부의 2025년 근로자 휴가조사에 따르면 시간 단위 연차 제도를 시행하는 기업은 전체의 86.8%로, 건설업은 78.1%이며 제조업은 90.2%다.

경총 관계자는 "시간 단위 연차가 반차라고 설명했을 때 반차 정도는 괜찮다는 회사도 있지만 반차도 어렵다는 회사도 있다"면서 "고용노동부와 평소에 소통하고 있으니 이런 의견을 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부 기업은 근로기준법의 '근로자가 청구한 시기에 연차를 부여하는 것이 사업 운영에 막대한 지장이 있는 경우에는 시기를 변경할 수 있다'는 조항을 개선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경총 관계자는 "'막대한 지장'이라는 조건을 명확하게 하거나 완화해달라는 의견이 있다"고 말했다.

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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