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내고향여자축구단이 아시아 정상에 올랐다는 소식은 여러 가지 면에서 참 놀랍고 대단하다는 생각이 먼저 들어요.
결승전에서 일본의 강팀인 도쿄 베르디를 상대로 끝까지 집중력을 유지하며 승리를 거둔 것은 단순한 운이 아니라 탄탄한 실력이 바탕이 되었기 때문이겠죠. 특히 이번 대회가 한국에서 열렸고 북한 클럽팀이 방한한 것이 처음이라는 점에서 스포츠가 가진 묘한 힘을 다시금 느끼게 했습니다. 정치적인 상황이나 복잡한 관계를 떠나서 경기장 안에서 오직 실력으로만 부딪히며 정정당당하게 승부를 겨루는 모습 그 자체로 큰 울림을 주기에 충분했던 것 같아요.
이 뉴스를 읽다 보니 예전에 저도 완전히 불리하다고 생각했던 상황에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거나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과거에 중요한 경기나 시험을 앞두고 주변에서 모두가 상대편이 더 우세하다거나 성공하기 힘들 거라고 말했을 때 은근히 오기가 생기기도 했거든요. 실제로 내고향 팀도 조별리그에서 같은 팀에 큰 점수 차이로 패배했던 아픔이 있었지만 결국 가장 중요한 결승전에서 설욕에 성공했잖아요. 저 역시 처음에 실패를 겪고 나서 낙담하기보다는 부족한 점을 보완해 다시 도전했을 때 느꼈던 짜릿함과 성취감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나서 이번 선수들의 마음에 깊이 공감할 수 있었네요.
저 선수들과 같은 상황에 놓여서 오랜만에 낯선 환경에 방문해 큰 경기를 치러야 했다면 어땠을지 진지하게 상상해보게 됩니다. 사방에서 쏟아지는 엄청난 관심과 낯선 시선들 속에서 평소처럼 제 실력을 온전히 발휘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첫 경기에서 크게 지고 나서 멘탈을 유지하는 것도 힘들었을 텐데, 과연 나였다면 중압감을 이겨내고 결승전에서 결승 골을 넣는 주인공이 될 수 있었을까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해요. 아마 엄청나게 긴장해서 다리가 떨렸을지도 모르지만, 동료들을 믿고 한 마음으로 뛰다 보면 저 선수들처럼 기적 같은 순간을 만들어낼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북한의 내고향여자축구단이 수원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 여자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도쿄 베르디를 일 대 영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전반 막판에 터진 주장 김경영 선수의 멋진 결승 골이 그대로 승부로 이어졌고, 김경영 선수는 이번 대회 최우수선수로 선정되는 영예도 안았어요. 조별리그에서의 패배를 멋지게 설욕한 내고향 팀은 북한 팀 최초로 이 대회 정상에 오르며 우승 상금 백만 달러를 확보했고, 아시아 대표로 세계 최고 클럽을 가리는 국제축구연맹 여자 챔피언스컵 출전권까지 따내며 대회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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