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생일, 올해가 정년이었는데"…서소문사고 빈소는 눈물바다

평생 한 직장 헌신한 '기러기 아빠'…구조물 안전 권위자

갑작스런 비보에 유족 오열…사고 원인 진상 조사 주장도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 사고 현장
(서울=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26일 붕괴 사고가 발생한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 현장에서 소방 관계자들이 사고 수습 작업을 하고 있다. 2026.5.26 jjaeck9@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채린 윤민혁 정지수 기자 = "오늘이 (고인) 생일이에요. 어려운 현장만 계속 돌아다니다가 올해가 정년이었는데…"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 사고'로 숨진 흥화건설 소속 현장관리소장 60대 이모씨의 매형 박준행(62)씨는 안타까움에 말을 잇지 못했다. 박씨는 "일주일 전에 통화하고 보자고 하니까 현장 정리를 좀 해놓고 만나자고 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를 생전에 알던 이들은 고인을 '성실한 사람'으로 기억했다. 친척 A씨는 "다른 말 필요 없고 어렸을 때부터 성실했다. 성실 하나만 생각하는 사람"이라며 "집안이 척박한 시절이 있었는데 성실하게 여기까지 왔다"고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매형 박씨도 "현장 소장 하면서 하다못해 어디 가서 술 한 잔 먹고 그런 것도 없었다"며 고인이 누구보다도 성실한 사람이었다고 전했다.

이씨의 빈소가 마련된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장례식장은 무거운 분위기로 가라앉았다.

흥화건설은 고인이 대학을 졸업한 뒤 입사한 첫 직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전국 각지 현장을 다닌 탓에 한 달에 한 번꼴로 집을 찾는 '기러기 아빠'로 평생을 살아왔다.

빈소에는 직장 동료와 친척, 지인 등 고인을 추모하는 이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빈소가 마련되지 않은 전날 밤에도 장례식장을 지켰던 직장 동료들은 이날 다시 찾아와 고인을 추모했다. 가장을 잃은 슬픔에 유족들은 애써 울음을 삼켜냈다.

서소문 고가 붕괴 현장 인명 구조
(서울=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26일 오후 2시32분께 붕괴 사고가 발생한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 현장에서 소방 관계자들이 인명 구조 활동을 펼치고 있다. 2026.5.26 jjaeck9@yna.co.kr

또 다른 희생자인 외부 전문가 50대 이씨의 빈소가 마련된 서초구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도 슬픔으로 가득 차 있었다.

빈소 내부에서는 갑작스러운 비보에 흐느끼는 소리가 연신 들려왔다.

고인은 구조물 안전계의 권위자로 알려져 있었다. 아들들과 아내 등 유족들은 큰 슬픔과 충격에 몸을 가누지 못하고 휘청이기도 했다.

고인과 생전 아는 사이였다는 B씨는 "어떻게 여태껏 시에서 방치했는지, 시공사가 균열이 있는 걸 알았으면서도 왜 들어갔는지, 왜 사고가 났는지 밝혀져야 한다"며 울분을 터뜨렸다.

그는 "유가족들은 힘도 없고 조사할 능력도 되지 않는다"며 "상세히 조사해서 유가족에게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를 알려줘야 한다"고 했다.

빈소에는 서울시장 후보들이 방문해 조의를 표하기도 했다. 전날 오후 2시 33분께 서소문 고가차도가 철거작업 중 안전점검 과정에서 일부 붕괴해 작업자 등 3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

index@yna.co.kr

조회 39,939 스크랩 0 공유 55
댓글 8
댓글 정렬 옵션 선택
    댓글 리스트
  • 퍼플#hUG9
    2026.05.2716:22
    마음이 너무 아프네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red#0Nf8
    2026.05.2716:59
    왜 결고운 착한 이들만 데려가시는지요? 세상 필요없는 쓰레기들 목숨줄 잡아가시지...ㅠ
    • 최대순#5312
      2026.05.2720:35
      그러게요! 이렇게 성실하게 살아가시는 분들 덕분에 우리도 알게 모르게 혜택을 받고 살지않을까요. 너무나 소중한 사람들 안타깝습니다.
  • 어이없다#k42r
    2026.05.2716:53
    삼가고인의 명복을 빕니다_()_ 서울시는 안전 불감증~재발 이런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오세훈이 좀 철저히 해라.ㅜ
    • 김애경#gn40
      2026.05.2811:59
      언제까지 이런 슬프고 안타까운 소식을 들어야하나...제발 돈문제로 안전관리좀 소홀히 하지마세요. 아까운 분이 또 하늘나라로 가셨네요. 그곳에선 안전한 곳이길 빕니다.
    전체 댓글 보러가기 (8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