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 논문 표절한 서울대 국문과 교수…법원 “해임 정당”

서울대학교 정문. 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

제자인 대학원생의 논문을 표절하는 등 10여 건의 연구부정행위를 저질러 해임 당한 서울대 교수에 대한 징계 처분은 정당하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재판장 김준영)는 지난 3월20일 서울대 국문과 교수였던 박아무개씨가 교원소청심사위원회(심사위원회)를 상대로 해임 처분을 취소해달라고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사건은 2017년 박씨가 지도한 대학원생이 본인의 논문이 표절 당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시작됐다. 이후 조사에 착수한 서울대 연구진실성위원회(연진위)는 박씨가 2000년부터 2015년까지 발표한 논문과 단행본 중 12건에 연구 부정·부적절 행위가 있었다고 결론내렸다. 이에 따라 서울대는 2019년 교원징계위원회(징계위)를 열어 박씨의 해임을 의결했다. 하지만 박씨는 해임 처분이 부당하다며 소송을 냈고, 대법원이 연진위 구성을 문제 삼아 해임 처분을 취소하면서 2023년 복직하게 됐다.

이후 서울대는 박씨의 논문 표절 사실은 인정한 대법원 판결 취지에 따라 다시 징계 절차를 밟아 박씨를 재차 해임했지만 이 역시 절차적 하자로 인해 처분이 취소됐다. 이에 서울대 연진위는 2024년 4월 절차적 하자를 보강해 재조사를 진행했고, 같은 해 9월 징계위를 거쳐 박씨를 또다시 해임했다. 박씨의 논문 12편 중 4편은 연구부정행위에, 7편은 연구부적절행위에 해당하며 위반의 정도가 중하다는 게 연진위 결론이었다. 박씨는 세 번째 해임 처분에도 불복해 심사위원회에 해임 처분의 취소 또는 감경을 구하는 소청심사를 청구했지만 기각됐고, 이같은 결정을 취소해달라는 행정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박씨의 주장을 전부 배척하며 “이 사건 해임 처분은 그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하고, 지나치게 원고에게 과중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박씨 논문의 문장이 비교 대상 논문과 동일한 표현을 다수 차용해 통상적 범위를 넘는 유사성이 확인된 점 등을 들어 “원고의 행위는 고의적이거나 적어도 연구자로서 주의의무를 현저히 위반한 것으로서 연구부정행위에 해당하고, 연구윤리위반의 정도가 중하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학계에 미치는 영향이 큰 교수로서 일반 직업인보다 더 높은 윤리의식과 도덕성이 요구된다는 점을 짚으며 “건전한 학문 및 연구의 발전을 위해 연구부정행위를 규제해야 할 공익상 필요성은 원고가 이 사건 해임 처분으로 받게 되는 불이익보다 결코 가볍다고 볼 수 없다”고 부연했다.

박씨는 이번 판결에도 불복해 항소했고, 이 사건은 서울고법 행정7부에 배당됐다.

김수연 기자 l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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