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주주 입장에서는 당연히 악재…생산 차질 상황은 피해야"
"주가 하락 시 더 매수할 것"…일각에선 '매수 기회' 시각도
전문가 "장기화·생산 차질 여부 주목"

(수원=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삼성전자 노사가 마라톤협상에도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21일 예고된 총파업이 초읽기에 들어간 13일 경기도 수원시 삼성전자 본사 모습. 2026.5.13 xanadu@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유향 기자 = 삼성전자[005930] 노조가 예고한 총파업이 나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삼성전자 주식을 보유한 투자자들도 주가에 미칠 영향 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근 급등한 삼성전자 주가를 둘러싸고 총파업 변수가 더해지자 17일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조정 우려'와 '매수 기회론'이 엇갈린 모습이었다.
경기도 고양시에 거주하는 20대 직장인 A씨는 "성과급 인상이 되는 것에 크게 반대하지 않지만, 노조와 사측 간의 협상이 이뤄져 빨리 방향성이 확정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양측이 타협해 어떤 것이라도 결정해야 이에 맞춰 투자를 할 수 있는데 지금은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봤다. 그러면서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게 급무이며, 생산 차질까지 이어지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고 단언했다.
서울 금천구에 거주하는 30대 직장인 B씨도 "물 들어올 때 노 저어야 하는 시점에서 파업은 주주 입장에서 당연히 악재"라고 말했다. 그는 "생산이 멈추면 그에 따른 대가들이 있을 것"이라면서 "회사 실적이 안 좋아질 수밖에 없으니 주가에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B씨는 특히 외국인들의 매도세를 우려했다. "해외 투자자들이 파업을 리스크로 인식하고 팔아버리면 국내 주주들의 타격이 클 것"이라며 "저가 매수하는 이들과 달리 주식을 이미 보유 중인 입장에서는 팔기도 애매하고 더 사기도 애매하다"고 짚었다.

(세종=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12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열린 2차 사후조정회의 도중 취재진에게 노측의 입장을 밝힌 뒤 회의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2026.5.12 utzza@yna.co.kr
40대 주부 C씨는 "오늘도 걱정돼서 남편이랑 아침부터 한참 이야기했지만, 주가는 반등할 거라고 믿는다"며 불안과 기대가 뒤섞인 모습을 보였다.
서울 강남구에 거주하는 20대 직장인 D씨도 "요즘같이 주식이 치솟을 때 '불타기'(주가 상승 시 추가매수)해 고점에서 매수한 사람들은 불안할 것 같다"며 "특히 미국과 달리 한국에서는 기업이 파업에 들어간 인원을 쉽게 대체할 수 없는 상황인 만큼, 이번 사태가 길어질 것이라는 인식에 주주 입장에서는 심리적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또 "반도체 호황 속 타이밍을 놓치고 그사이 경쟁사가 치고 나갈 것이라는 불안감이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정작 본인은 "삼성전자 주가가 5만원대일 때 투자를 시작해 주가 하락으로 인한 손해 걱정은 적다"며 "오히려 이번 기회에 더 매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가 국내 시가총액 1위 기업인만큼 미래 성장 동력을 보고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이번 주가 하락을 추가 매수 기회로 보는 시각도 적잖다.
영등포구 거주 20대 직장인 E씨는 "반도체 사이클이 끝난 게 아니고, 정부의 긴급 조정권이라는 선택지도 있기에 그렇게 불안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한편 소액주주 단체인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는 지난 14일 삼성전자 노조의 파업을 '불법 파업'으로 규정하고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이들은 "사측 경영진 또한 노동조합의 요구를 수용하여 영업이익의 특정 비율(15%)을 성과급 재원으로 사전 할당하고 지급을 결의할 경우, 즉각적인 법적 구제 수단을 가동할 것"이라며 노조와 사측 모두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내놓았다.

(평택=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23일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 투쟁 결의대회가 열리는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인근에서 노조의 집회에 반대하는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 관계자들이 결의문을 읽고 있다. 2026.4.23 xanadu@yna.co.kr
국내 증시의 방향성을 주도하는 삼성전자는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 전장 대비 8.61% 내린 27만5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달 들어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며 지난 14일 29만9천500원으로 사상 최초 '30만 전자'를 코앞에 두기도 했지만,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되면서 하락 마감했다. SK하이닉스[000660]도 7.66% 내린 181만9천원으로 장을 끝냈다.
그럼에도 삼성전자의 주가는 올해 초 12만8천500원 대비 두배 이상(111%) 폭등한 수준이다. 미국-이란 전쟁 영향으로 잠시 주춤한 주가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세에 반등했다. 특히 올해 1분기 사상 최고 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는 작년 같은 시점(5만7천300원)과 비교해 주가가 4배(372%) 이상 뛰었다.
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파업이 주가에 영향이 있다고 보고, 장기화 여부를 주시하는 모습이다.
유안타증권 이재원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SK하이닉스 대비 시가총액 프리미엄이 역사적 저점권까지 축소됐다"며 "최근 주가 격차에는 메모리 가격 상승과 HBM 기대 차이뿐 아니라 삼성전자 파업 관련 불확실성도 일부 반영된 것"이라고 봤다.
그는 "파업 리스크가 장기화하지 않는다면 삼성전자의 이익 추정치 상향과 함께 상대적 주가 부진을 되돌리는 키 맞추기 장세가 전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한투자증권 강진혁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노조가 강경 투쟁을 예고했고, 여타 파업에도 영향이 불가피한 만큼 내주 정부 조정 성사 여부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도 "삼성전자의 노조 및 파업 우려가 주가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는 가운데, 반도체 업종은 숨 고르기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에서 아시아·태평양 기업을 담당하는 장혜원 이사는 "파업이 일어난다고 하더라도 단기적으로는 우수한 재무 구조 및 다변화되는 사업적 요인들이 있기에 흡수 역량은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파업의 지속성과 실제 생산 차질로 이어질지 지켜보고 있다"며 "경쟁이 심화된 상태에서 고객 생산 납기 등에 차질이 생기면 시장 경쟁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짚었다.
한편 삼성전자 노조는 오는 21일부터 내달 7일까지 18일간 총파업을 벌일 것을 예고했다.
willo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