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타던 수색 끝에 주왕산 현장 뒤덮은 울음과 탄식
어머니 오열·아버지 넋 잃은 표정…구조대 "조금만 더 빨랐더라면" 한숨

(청송=연합뉴스) 김선형 기자 = 실종된 초등학생이 숨진 채 발견된 12일 오전 경북 청송군 주왕산국립공원 기암교에서 수색 당국이 주봉으로 이어지는 길목에 현장CP를 차려두고 있다. 2026.5.12 sunhyung@yna.co.kr
(청송=연합뉴스) 김선형 기자 = 사흘 동안 이어진 간절한 수색 끝에 들려온 비보에 주왕산 실종 초등생 부모의 가슴이 무너져 내렸다.
12일 오전 경북 청송군 주왕산국립공원 주봉 인근에서 실종됐던 초등학생 A(11)군이 숨진 채 발견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현장은 긴 한숨과 울음으로 가득 찼다.
등산복 차림의 A군 어머니는 기암교에 세워진 흰색 SUV 차 안에서 경찰 설명을 듣던 중 끝내 고개를 숙인 채 오열했다.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흐느끼기만 하는 초등생 어머니 곁으로는 누구도 쉽게 다가가지 못했다.
울음은 10여분 동안 이어지다 겨우 잦아드는 듯했다.
하지만 약 30분 뒤, 산에서 내려온 A군 아버지가 모습을 드러내자 어머니는 다시 무너져 내렸다.
넋이 나간 듯 멍한 표정으로 걸어오던 A군 아버지와 순간, A군 어머니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싼 채 다시 큰 소리로 울기 시작했다.
주변에 있던 구조대원들과 경찰, 국립공원 관계자들은 연신 깊은 한숨만 내쉰 채 무거운 표정으로 하늘만 바라봤다.
실종 신고 이후 밤낮없이 산을 뒤졌던 수색 인력 사이에서는 "조금만 더 빨리 발견됐으면…"이라는 안타까움 섞인 말이 흘러나왔다.
A군 어머니를 태운 경찰 차량은 기암교 주봉 마루길 입구 앞에 세워져 있었다.
가족은 수색이 이어진 사흘 동안 이 일대를 떠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숨진 학생이 다닌 초등학교는 현재 교사와 학생들이 상당히 충격에 싸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학교 측 관계자는 "현재 학교 전체가 정신도 없고 경황도 없는 상태"라며 "아직 소식을 모르는 학생들도 많지만 소식을 전해들은 담임 교사를 비롯해 해당 학급 학생들은 상당히 충격이 크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해당 학교는 같은 학급 학생들을 우선으로 이날 애도 교육을 하는 한편 교내 상담센터를 꾸려 이번 일과 관련해 상담을 필요로 하는 학생들에게 상담을 지원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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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군은 이날 오전 10시 13분께 주봉 인근 용연폭포 방면 100m 지점에서 발견됐다. 경찰 과학수사대 소속 수색견이 처음 발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발견 장소는 나무가 빽빽하게 우거진 험한 산비탈이었다.
낭떠러지처럼 수직 절벽이 이어진 곳이라기보다는 바위와 얕은 물웅덩이가 이어진 급경사 지형에 가까웠다고 수색 당국 관계자는 전했다.
경찰은 등산로를 벗어난 A군이 산길에서 발을 헛디뎌 추락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주봉 아래쪽으로 내려가는 길이 없는 지점에서 약 300m 떨어진 곳에서 발견됐다"며 "실족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몸을 웅크린 상태가 아니라 떨어진 형태로 발견된 점 등을 토대로 사고 가능성을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법일 주왕산 대전사 주지 스님은 "주봉 쪽은 바위가 많고 미끄러운 구간도 있다"며 "기암교에서 올라가는 길 자체가 경사가 가파른 편"이라고 말했다.
A군이 발견된 곳은 기암교에서 주봉까지 약 1시간 20분가량 올라간 뒤 다시 더 이동해야 하는 지점으로 알려졌다.
구조대와 경찰도 험한 산세 탓에 현장 접근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추정됐다.
A군 사망 소식 이후 현장 주변에는 수색 장비를 정리하는 소리만 간간이 들렸다.
사흘 동안 산을 헤매던 구조 인력들은 굳은 표정으로 수색견들과 산 아래를 내려왔고, 기암교 일대에는 무거운 침묵만 길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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