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구 명예의 전당 헌액자이자 올해의 감독상을 4차례 수상한 보비 콕스 감독이 84살의 나이로 하늘 위 그라운드로 갔다. 애틀랜타 구단은 10일(한국시각) 성명을 통해 “콕스 감독이 미국 조지아주 마리에타에서 세상을 떠났다”고 발표했다. 구체적인 사망 원인을 밝히지 않았으나 콕스 감독은 2019년부터 뇌졸중 투병 생활을 해왔고, 2020년에는 울혈성 심부전 진단을 받았다. 건강 문제로 애틀랜타에서 열린 2025년 올스타전에도 참석하지 못했다. 애틀랜타 구단은 “우리의 소중한 사령탑이셨던 콕스 감독의 별세 소식에 깊은 슬픔을 느낀다. 콕스 감독은 브레이브스 유니폼을 입었던 감독 중 최고의 감독이셨다”고 애도했다.
콕스 감독은 선수로서는 무명에 가까웠다. 2년간 뉴욕 양키스에서 뛰면서 220경기 출전해 141안타 9홈런 58타점, OPS 0.619를 기록했다. 양키스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그는 1978년부터 1981년까지, 그리고 1990년부터 2010년까지 두 차례에 걸쳐 애틀랜타 감독을 역임했다. 두 번째 재임 기간 동안 애틀랜타는 내셔널리그의 강팀으로 자리매김하면서 14년 연속 지구 우승(1994년 파업 시즌 제외)이라는 프로 스포츠 역사상 전례 없는 기록을 세웠다. 월드시리즈에 5차례나 진출했고, 1995년에는 클리블랜드를 꺾고 구단 역사상 3번째 우승을 안겼다.
롭 맨프레드 메이저리그 커미셔너는 이날 성명에서 “보비 콕스는 야구 역사상 가장 지속적인 탁월함을 보여준 시대를 이끌었다”면서 “브레이브스 감독으로서 그의 팀은 10월의 명문 구단이 되었고, 한 세대의 팬들에게 일관성, 프로 정신, 그리고 우승팀다운 야구를 보여주었다. 그의 리더십, 인재 발굴 능력, 그리고 선수 육성에 대한 헌신을 통해 수많은 명예의 전당 헌액자들의 커리어를 만들어냈다”고 밝혔다.
콕스 감독은 사령탑으로 통산 4508경기 출장에서 2504승(역대 4위)을 거뒀고 지구 우승 15차례, 플레이오프 진출 16회로 역대 1위에 올라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콕스 감독보다 더 많은 승리를 거둔 지도자는 코니 맥(3731승), 존 맥그로(2763승), 토니 라루사(2728승)뿐이다. 그는 또한 야구 역사상 최다인 162번의 퇴장을 기록했다. 2010년 지도자 은퇴 뒤 2014년 만장일치로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등 번호 6번은 명예의 전당 헌액 당시 애틀랜타 영구결번으로 지정됐다.
콕스 감독과 함께 애틀랜타 전성기를 함께한 톰 글래빈은 “정규시즌 지구 우승의 공은 항상 선수들에게 돌아갔고, 포스트시즌 탈락의 비난은 늘 콕스 감독이 받았다”고 회상했다. 존 스몰츠는 “보비콕스 감독)는 선수들이 성공할 수 있는 위치에 있도록 해준 다음, 그들을 믿고 의지하며 신뢰를 보여주는 놀라운 능력을 갖추고 있었다”면서 “그는 자신이 경기장에서 쌓아 올린 기반을 믿는 법을 배웠고, 우리에게 많은 존경심을 심어주었다. 우리는 모든 사람에게 자신감을 불어넣는 그의 본능적인 능력에 의지했다”고 추모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