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재 우리가 쓰는 시간의 기본 단위인 초(秒)는 “세슘-133 원자가 91억9263만1770번 진동할 때 걸리는 시간”으로 규정된다. 그러나 세슘 원자시계에도 오차가 있어, 과학자들은 더 정밀한 시간 측정 방법을 찾는 데 골몰해왔다. 빛을 이용하는 ‘광시계’는 세슘 원자시계보다 정밀해, ‘초’를 재정의하기 위한 주된 연구 대상이다. 유럽우주국(ESA)은 중력의 영향이 적은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시간과 관련한 물리 실험을 수행하는 ‘우주 원자시계 앙상블’(ACES·Atomic Clock Ensemble in Space)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4월 국제우주정거장에 초정밀 원자시계 앙상블을 설치하는 데 성공했다.
우리나라 한국표준과학연구원과 한국천문연구원이 ‘우주 원자시계 앙상블’ 가운데 레이저 기반으로 비교 연구를 수행하는 프로젝트에 함께 참여한다. 두 기관은 7일 ‘세종 인공위성 레이저추적 시스템(SLR) 활용 초정밀 광시계 비교 융합연구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국제우주정거장의 원자시계와 한국의 이터븀 광시계를 정밀하게 비교하는 국제 공동 프로젝트에 본격 착수한다고 밝혔다.
‘초’를 재정의하려면 전세계 광시계의 성능을 비교·검증하는 작업이 필요한데, 위성 연결에는 정밀도 문제가, 광섬유 연결에는 물리적 한계가 있었다. ‘우주 원자시계 앙상블’은 기존 위성 방식보다 10배 정밀한 수준으로 우주와 지상 사이의 시각 비교를 가능하게 해, 이런 한계를 넘을 최적의 대안으로 꼽힌다.

두 기관은 이 프로젝트 가운데 레이저 기반으로 시각을 비교하는 ‘유러피안 레이저 타이밍’(ELT·European Laser Timing)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은 이터븀(Yb-171)을 활용한 광시계(KRISS-Yb1)를 독자 개발한 바 있고, 한국천문연구원은 레이저로 인공위성을 추적하는 ‘세종 인공위성 레이저추적 시스템’’(SLR)을 운영하고 있다. 둘을 광섬유망으로 연결해, 이터븀 광시계의 신호를 국제우주정거장의 원자시계와 직접 비교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유인 시설인 국제우주정거장에 레이저를 쏘려면 인체 안전을 위해 유럽우주국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한국 기관들은 독일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승인을 획득해 이 프로그램에 합류하게 됐다.
이날 두 기관의 주요 협약 내용은 △SLR·원자시계 등 양 기관 주요 연구장비의 공동 활용 △ACES-ELT 미션을 포함한 SLR 기반 광시계 비교 측정 공동연구 △연구 인력 교류 및 전문인력 양성 등이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