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콘솔 게임업계의 양대 산맥인 소니와 닌텐도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수요 급증에 따른 ‘칩플레이션’(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 여파로 수익성 압박과 주가 하락이라는 이중고에 직면했다. 시장에선 최악의 경우 메모리 가격 부담이 2028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두 회사는 오는 8일(현지시각) 연간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닌텐도가 지난해 6월 출시한 콘솔 게임기 ‘닌텐도 스위치2’는 지난해 말 기준 1740만대 판매되며 초기 흥행에 성공했다. 하지만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된 닌텐도 주가는 일본 골든위크 마지막 거래일(5월1일) 종가 기준 7597엔으로 지난해 8월 고점(1만4795엔) 대비 약 50% 가까이 하락했다. 지난 3월 ‘포켓몬스터’ 30주년을 맞아 출시한 독점작 ‘포켓몬 포코피아’가 예상 밖 인기를 끌며 국내외에서 품귀 현상을 빚은 것과는 대조적인 흐름이다.
이런 주가 부진은 최근 메모리 칩 가격 급등으로 수익성에 대한 우려가 커진 데 따른 것이다. 닌텐도는 지난 2월 실적 발표(2025 회계연도 3분기)에서 ‘메모리 칩 가격 상승이 장기화할 경우 수익성 압박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스위치2에 탑재되는 메인 칩(엔비디아 ‘테그라 T239’)은 삼성전자 파운드리 8나노 공정에서 위탁 생산된다.
소니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소니 인기 제품 ‘플레이스테이션5’(일반형)는 이달 1일부터 국내 소비자 가격이 74만8천원에서 94만8천원으로 약 27% 인상됐다. 메모리 가격 상승 등 원가 부담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이 제품은 닌텐도 콘솔보다 고사양 부품 의존도가 높아 칩플레이션에 따른 수익성 타격이 더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소니그룹 주가도 지난해 11월 고점(4776엔) 이후 30% 이상 하락했다. 일각에선 메모리 공급 탓에 후속작인 플레이스테이션6 출시가 당초 목표(2027년 11월)보다 늦은 2028년 이후로 연기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시장에선 칩플레이션으로 인한 콘솔 가격 인상이 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미 투자은행 번스타인의 로빈 주 시니어 애널리스트를 인용해 “메모리 가격 급등으로 콘솔 게임업계 전반이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메모리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만큼 제조사들은 비용 압박을 상쇄할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선담은 기자 su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