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즈볼라 수장-레바논 대통령, 이스라엘과 회담 두고 설전(종합)

헤즈볼라 수장 나임 카셈의 방송 연설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이란 전쟁에 개입해 레바논을 전쟁의 수렁으로 끌고 들어간 헤즈볼라 수장과 레바논 대통령이 이스라엘 정부와의 직접 협상을 두고 설전을 벌였다.

헤즈볼라 수장은 나임 카셈은 27일(현지시간) 레바논 정부와 이스라엘 정부 간의 직접 회담을 '중대 죄악'으로 규정하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AFP 통신에 따르면 카셈은 이날 성명을 통해 "우리는 이스라엘과의 직접 협상을 단호히 거부한다"며 "현 집권 세력은 자신들의 행위가 레바논 국익은 물론 본인들에게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했다.

이어 레바논 당국을 향해 "레바논을 불안의 소용돌이로 몰아넣는 '중대한 죄악'을 즉각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또 카셈은 "직접 협상과 그 결과물은 우리에게 존재하지 않는 것이나 다름없다. 조금도 관심이 없다"며 "레바논과 국민을 지키기 위한 방어적 저항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셉 아운 레바논 대통령
[AP 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조셉 아운 레바논 대통령은 레바논을 전쟁의 소용돌이로 몰아넣은 헤즈볼라의 행위야말로 반역이라며 반발했다.

아운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나의 목표는 1949년 정전협정과 유사한 수준으로 이스라엘과의 전쟁 상태를 끝내는 것"이라며 "단, 레바논에 굴욕적인 합의는 결코 수용하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약속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를 전쟁으로 끌어들인 자들이 이제는 협상을 결정했다는 이유로 우리에게 책임을 묻고 있다"며 "우리가 추진하는 협상은 반역이 아니다. 진정한 반역은 외세의 이익을 실현하기 위해 자국을 전쟁터로 만드는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전쟁이 발발하자 지난달 2일 이란의 편에서 참전을 선언하고 이스라엘을 공격했다.

헤즈볼라의 공격을 받은 이스라엘은 레바논의 수도 베이루트와 남부 지역 등에 맹폭을 가하고, 헤즈볼라에 의한 안보 위협 해소를 명분으로 대규모 지상군 병력을 국경 너머에 투입해 완충지대를 구축하고 있다.

이란의 레바논 휴전 요구를 수용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주도로 지난 18일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휴전이 발효됐다.

그러나 이후에도 양측간의 무력 공방이 이어지면서 개전 후 레바논 내 사망자는 2천500명을 넘어섰다.

헤즈볼라의 대이스라엘 전쟁으로 피해가 커지자 레바논 정부는 미국의 중재로 이스라엘과 두차례 대면 협상을 진행했다.

헤즈볼라 무장해제를 원하는 이스라엘과 평화를 희망하는 레바논 정부가 직접 협상에 나서자, 헤즈볼라는 강력하게 반발해왔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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