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레바논 남부 표적 공습…휴전 발효 후 레바논 일일 사망자 최다
서로 휴전위반 주장…네타냐후 "잠재위협 선제차단" 대규모 공습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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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로·서울=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오수진 기자 = 이스라엘과 레바논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휴전이 무력충돌 격화로 사실상 종잇조각이 되고 있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협상이 교착에 빠지면서 군사력을 앞세운 이스라엘의 헤즈볼라 전면해체 의욕에 다시 고삐가 풀리는 양상이 이어지고 있다.
26일(현지시간) 레바논 국영 통신(NNA)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전투기를 동원해 레바논 남부 크파르 테브니트 등지를 표적 공습했다.
앞서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남부의 보안 구역 북쪽에 있는 마이파둔, 슈킨, 크파르 테브니트 등에 즉각적인 대피령을 발령했다.
이스라엘군 아랍어 대변인인 아비하이 아드라이 대령은 "헤즈볼라의 휴전 위반에 따라 군은 강력한 대응에 나설 수밖에 없다"며 해당 지역 주민에게 최소 1km 이상 대피하라고 경고했다.
레바논 보건부는 이날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14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8일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휴전 협정 발효 후 하루 사망자로는 가장 규모가 크다.
레바논 보건부는 사망자 가운데 여성 2명, 어린이 2명이 포함돼 있으며 37명이 다쳤다고 발표했다.
AFP 통신은 레바논 보건부 자료를 집계해 휴전 후 이스라엘 공습으로 레바논에서 최소 36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헤즈볼라 역시 이날 레바논 남부에 주둔 중인 이스라엘군을 겨냥해 자폭 드론 폭격을 가했다. 폭격 여파로 이스라엘군 병사 1명이 죽고, 6명이 부상했다고 이스라엘군은 밝혔다.

[이스라엘군 대변인 X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또 헤즈볼라는 이스라엘 북부를 겨냥해서도 무인기(드론)를 날려 보냈다. 헤즈볼라가 날려 보낸 3대의 드론은 국경을 넘기 전 서부 갈릴리 인근 상공에서 모두 격추됐다.
헤즈볼라는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남부에 투입한 지상군 병력을 유지하는 것 자체가 휴전 위반이라고 주장하며 휴전 발효 이후 이스라엘과 제한적 무력 공방을 이어왔다.
이런 가운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헤즈볼라의 행보가 휴전 합의를 위협한다면서 강력한 군사 작전을 예고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주간 각료 회의 모두 발언을 통해 "헤즈볼라의 휴전 위반 행위들이 실질적으로 휴전 합의를 해체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스라엘은 휴전 기간에도 헤즈볼라의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면서 "우리는 미국, 그리고 레바논 측과도 합의된 조항에 따라 강력하게 행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어 이스라엘군에 행동의 자유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이는 단순히 공격에 대응하는 차원을 넘어, 즉각적인 위협은 물론 새롭게 부상하는 잠재적 위협까지 선제적으로 차단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 총리실 제공 영상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헤즈볼라도 이스라엘 측의 휴전 위반을 주장했다.
헤즈볼라는 성명을 통해 "레바논 남부 및 이스라엘 북부의 표적을 공격한 것은 일시적 휴전이 발표된 첫날부터 시작된 적(이스라엘)의 끈질긴 휴전 위반 행위에 대한 정당한 대응"이라고 강조했다.
헤즈볼라는 또 "이스라엘의 계속되는 휴전 위반, 특히 레바논 영토 점령 및 주권 침해 행위는 그에 상응하는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우리는 영토와 국민을 지키기 위해 언제든 대응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과 레바논 남부를 거점으로 삼는 헤즈볼라는 가자지구 전쟁 기간에 교전을 지속해왔다.
헤즈볼라는 가자지구 내 친이란 무장정파 하마스를 지원해 이스라엘과 맞서 싸우다 가자지구 휴전과 맞물려 공격을 중단했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는 지난 2월 28일 이란전쟁 발발의 여파로 지난 3월 2일 교전을 재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과의 종전협상을 촉진하기 위해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에 휴전을 압박했다.
그에 따라 이스라엘은 헤즈볼라를 대리해 협상에 나선 레바논 정부와 휴전 협정을 맺은 후 이를 한 차례 연장, 다음 달 중순까지 서로를 향한 공격을 멈추기로 했다.
그러나 이스라엘과 휴전 협정을 체결한 주체가 공격 당사자인 헤즈볼라가 아니라 레바논 정부였다는 점에서 휴전 이행 가능성을 두고 의문이 계속 제기돼왔다.
이스라엘은 미국과 이란 간 종전협상 타결 여부가 불투명해지자 레바논 내에 있는 헤즈볼라 자산에 대한 공격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계속 표출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휴전으로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적대 행위는 크게 줄었지만 양측은 휴전 위반에 대한 책임을 서로에게 전가 중"이라고 설명했다.
휴전 이후에도 양측 공습이 계속되면서 지난 3월 이후 레바논 내 사망자는 이날 2천500명을 넘겼다.
레바논 보건부는 이날까지 이스라엘 공습으로 총 2천509명이 숨졌으며 7천755명이 부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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