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뷰] 美-이란 대면협상 또 불발…코스피, 방향성 탐색 전망

이란 외무장관 파키스탄 출국에 미국 측도 협상대표단 파견 취소

"전쟁 면역력 커진 시장, 매크로·실적 이벤트에 더 집중할 전망"

금주는 美·日·유로존 금리결정, 국내외 실적발표 몰린 '슈퍼위크'

"코스피 실적전망 상향 지속…2분기 실적모멘텀 기업 위주 관심필요"

24일 서울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비친 코스피·코스닥 지수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27일 코스피는 미국-이란의 2차 종전협상 불발 등 주말간 발생한 이벤트를 소화하며 방향성을 탐색하는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직전 거래일인 지난 24일 코스피는 전장보다 0.18포인트 내린 6,475.63으로 장을 마쳤다.

20.29포인트(0.31%) 오른 6,496.10으로 출발해 한때 6,516.54까지 치솟던 지수는 곧 상승분을 반납한 뒤 장중 보합권 내에서 등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유가증권시장에선 외국인이 1조9천496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다. 반면 개인과 기관은 각각 1조1천832억원, 8천53억원 매수 우위를 보이며 지수 하단을 지지했다.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의 역대급 호실적 등에 힘입어 단기간에 큰 폭으로 지수가 오른 데 따른 피로감과 주말을 앞둔 위험회피 심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테헤란의 방공망이 가동됐다는 이란 현지매체 보도와, '온건파'로 분류되는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이 군부의 압박으로 대미 협상 대표직을 내려놓았다는 이스라엘 매체 보도 등도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미쳤다.

코스피가 쉬어가는 모습을 보이자 투자자들은 그간 상대적으로 속도가 느렸던 코스닥으로 눈을 돌렸다.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면서 코스닥 지수는 24일 2.51% 급등한 1,203.84에 마감했다. 이는 2000년 8월 4일 이후 약 25년 8개월 만에 최고치다.

외국인과 기관이 7천321억원과 1천876억원씩 순매수하며 지수를 끌어 올린 가운데 개인은 9천15억원을 순매도하며 차익을 실현했다.

뒤이어 개장한 뉴욕증시는 3대 지수가 혼조세로 마감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16% 하락한 반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와 나스닥 종합지수는 각각 0.80%와 1.63% 상승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부 장관이 파키스탄과 오만, 러시아를 순차 방문하기로 한 가운데 미국도 25일 협상단을 보내기로 했다는 소식이 종전 기대감으로 이어지며 시장에 온기를 불어넣었다.

백악관출입기자협회 만찬 참석한 트럼프 대통령 내외
(워싱턴=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의 힐튼 워싱턴 호텔에서 열린 백악관출입기자협회(WHCA) 연례 만찬에 참석하고 있다. 2026.4.26 jhcho@yna.co.kr

한국 증시 투자심리 관련 수치들은 대부분 큰 폭으로 올랐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 증시 상장지수펀드(ETF)는 2.64% 뛰었고, MSCI 신흥지수 ETF는 2.23% 올랐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4.32% 급등했고, 러셀2000 지수 역시 0.43% 상승했다. 반면 다우 운송지수는 0.94% 하락하며 약세가 지속됐고, 코스피200 야간 선물은 1.36% 상승했다.

인공지능(AI) 산업에서 중앙처리장치(CPU)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는 전망과 인텔의 1분기 호실적 등에 힘입어 기술주와 반도체 기업이 일제히 강세를 보인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국제유가는 6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이 0.25% 내린 배럴당 105.33달러, 6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1.51% 내린 배럴당 94.40달러로 마감했고,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3.11% 내린 18.71로 장을 마쳤다.

다만, 24일 밤 아라그치 장관이 중재국 파키스탄을 방문하면서 기대됐던 미국과의 대면협상은 결국 불발됐다.

아라그치 장관은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 등을 만나 이란의 종전 관련 입장과 요구사항을 전달한 뒤 오만으로 떠났고, 미국 측도 곧장 협상 대표단의 파키스탄행을 취소했다.

아라그치 장관은 오만을 방문한 직후 곧장 러시아로 향하는 대신 일단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로 돌아왔지만, 이슬라마바드 중심가의 도로 통제가 대부분 풀린 상황에 비춰보면 당장 협상에 돌파구가 열릴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아라그치 장관은 27일 모스크바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접견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25일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참석한 백악관 출입기자단 만찬 행사장에서 총격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총격범은 산탄총과 권총, 칼 등으로 무장한 채 만찬 행사장 보안검색대로 돌진하다 당국에 제압됐다.

이러한 일련의 전개가 글로벌 금융시장에 미친 충격은 당장은 크지 않은 모양새다.

버스 운행 재개한 이슬라마바드
(이슬라마바드=연합뉴스) 손현규 특파원 = 미국과 이란의 2차 종전 회담 개최 시점이 불투명한 가운데 26일(현지시간) 오전 일부 보안 통제가 풀린 중재국 파키스탄의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시내버스가 다시 운행하고 있다. 2026.4.26 son@yna.co.kr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주말 사이 미-이란 2차 종전협상이 불발되고, 트럼프 대통령 만찬 테러 해프닝 등이 있었으나 비트코인 시세 등에는 큰 영향이 없었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주는 미국, 일본, 유로존, 영국 등 주요국 중앙은행 통화정책회의가 잇따라 개최되는 '슈퍼위크'인데다,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알파벳, 메타 등 S&P500 시총 기준 약 44%에 해당하는 주요기업 실적발표도 예정된 만큼 투자자들은 이런 펀더멘털적 측면에 더욱 주목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 연구원은 "코스피 2분기 영업이익이 전 분기 대비 38% 증가한 193조원으로 예상되는 등 컨센서스(시장평균전망치) 상향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반도체 외에 기술하드웨어, 정유, 화학, 조선, 방송, 방산, 게임, 가전, 유통, 전기장비, 비철금속 등 위주로 성장성이 부각되는 시기"라고 짚었다.

그는 "외국인과 연기금은 모두 베타(지수)보다는 알파(종목) 베팅에 주력하는 모습이 뚜렷하다"면서 "2분기 실적모멘텀이 높은 기업들 위주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지영 키움증권[039490] 연구원은 이번 주 코스피 범위로 6,380∼6,680을 제시하면서 "코스피는 미국-이란 휴전협상 진행 과정, 4월 연방공개시장회의(FOMC) 이후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기자회견, 국내외 주요기업 실적 이벤트 등을 치르며 6,600대 진입을 시도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 이란의 협상이 지지부진한 상황이고, 백악관 출입기자단 만찬 총격 사건 등 정치적인 노이즈도 주입되고 있지만 "4월 이후 S&P500, 코스피 신고가 경신이 시사하듯 주식시장은 전쟁 면역력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미-이란 협상 이슈보다 매크로, 실적 이벤트에 더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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