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연구원 보고서…"인도 무역적자 민감성 대응 필요"

(뉴델리=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 영빈관에서 열린 공동언론발표에서 나렌드라 모디 총리 발언 후 박수를 보내고 있다. 2026.4.20 superdoo82@yna.co.kr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한-인도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의 경제 협력 패러다임이 단순 교역에서 공급망·신산업 중심의 '전략적 파트너십'으로 전환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23일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한-인도 정상회담의 성과와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이번 회담은 양국 관계가 기존 완제품 교역과 투자 중심에서 핵심 광물, 에너지, 원전, 인공지능(AI) 등 미래 전략 분야로 확대되는 계기가 된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조선, 방산, 금융 등 고부가가치 산업에서는 양국의 비교 우위를 활용한 협력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장관급 정례 협의체인 '한-인도 산업협력위원회'가 신설된 것에 대해서는 그간 부처별로 분산돼 있던 협력 채널이 통합되고 범정부 차원의 협력 기반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를 통해 규제 대응과 공급망 관리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정책 조정 기능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다만 보고서는 이러한 협력 확대 기조 속에서도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가장 큰 제약 요인으로는 인도의 대한국 무역적자에 대한 높은 민감성을 꼽았다.
현재 인도는 '자립 인도(Atmanirbhar Bharat)' 기조하에 무역수지 개선을 통상 협상의 핵심 변수로 두고 있다.
이에 따라 현지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의 사업 모델 전환이 시급하다고 보고서는 제언했다.
한국에서 중간재를 수입해 현지에서 가공·판매하는 구조에서 벗어나 인도를 제3국 수출을 위한 '글로벌 생산·수출 거점'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인도 현지의 부품·소재 생태계 발전에 맞춰 현지 조달 비중을 높이는 전략이 요구된다.
제도 개선의 필요성도 제기했다.
보고서는 한-인도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의 원산지 기준 완화와 함께 아세안 가치사슬을 활용할 수 있는 '3자 누적' 기준 도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신산업 품목 분류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 최신 국제기준(HS 2022)을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한국형 개발 협력 모델인 'K-ODA'를 산업협력과 연계하고, 신산업 분야의 협력 사업을 선제적으로 발굴해 우리 기업의 인도 시장 진출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박병열 부연구위원은 "이재명 대통령의 이번 인도·베트남 순방은 글로벌 사우스 및 아세안과의 전략적 경제 연대를 강화하고 향후 글로벌 사우스와 산업·공급망 협력을 확대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그는 "정상회담이 구체적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CEPA 개선과 무역 불균형 완화를 위한 정책적 대응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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