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피해자 1만637명…영상·사진 '유포 불안' 피해 가장 커
유포사이트 96%는 해외에…"삭제 불응·반복 게재에 적극 대응"

[정연주 제작] 일러스트
(서울=연합뉴스) 오진송 기자 = 디지털성범죄 피해자의 78%는 10대와 20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인공지능(AI) 기술로 얼굴이나 목소리를 조작하는 딥페이크 등으로 인한 '합성·편집' 피해자가 절대다수를 차지했다.
성평등가족부와 한국여성인권진흥원은 이러한 내용을 골자로 한 '2025년 디지털성범죄 피해자 지원 보고서'를 17일 발간한다고 16일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성평등부 산하기관인 중앙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는 지난해 피해자 1만637명에게 상담, 삭제지원, 수사·법률·의료지원 연계 등 35만2천여 건의 서비스를 지원했다. 이중 피해영상물 삭제지원이 90.3%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전체 피해자(1만637명) 중 신규 피해자는 5천840명으로 전년 대비 10.3% 줄었다. 지속 피해자는 4천797명으로 26.3% 늘었는데, 이는 피해영상물 추가 유포가 반복되는 디지털 성범죄의 특성이 반영된 결과로 장기간의 지원이 필요함을 시사한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피해자 현황을 성별로 보면 여성이 8천19명(75.4%), 남성은 2천618명(24.6%)이었다.
연령대로 보면 10대와 20대 피해자가 전체의 77.6%(8천258명)를 차지했다.
이는 디지털 플랫폼 이용 빈도가 높은 연령대에서 피해가 집중되며 온라인 상호작용이 활발할수록 디지털성범죄에 노출될 가능성도 증가함을 보여주는 결과다.
가해자와의 관계별로 보면 '가해자 특정 불가' 피해가 29.0%로 가장 많았다.
이어 '일시적 관계'(28.4%), '모르는 사람'(19.8%), '친밀한 관계'(12.3%), '사회적 관계'(10.3%), '가족관계(0.2%) 순이었다.
'가해자 특정 불가' 피해는 전년 대비 21.1% 증가했다.
피해 유형별로 보면 '유포 불안'이 27.7%로 가장 많았다. 유포불안은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가 자신의 영상이나 사진이 인터넷에 유포되었거나, 언젠가 유포될지도 모른다는 공포와 불안을 느끼는 심리적 상태를 말한다.
다음으로 '불법촬영'(21.9%), '유포'(17.7%), '유포 협박'(12.2%), '합성·편집'(9.2%) 순으로 피해가 많이 발생했다.
불법촬영 피해는 전년 대비 7.8% 감소했지만, 합성·편집 피해는 16.8%, 사이버 괴롭힘 피해는 26.6% 늘어 디지털성범죄가 전통적 촬영 중심에서 기술 기반 범죄로 다변화되고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아울러 피해자 1인당 평균 약 1.7건의 중복피해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평등가족부 제공]
성별 피해 현황을 보면 여성은 '유포불안'(3천771건), 남성은 '불법촬영'(1천498건) 피해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합성·편집 피해의 경우 여성(1천581건)이 남성(35건)보다 약 45배, 유포 피해는 여성(2천590건)이 남성(523건)보다 약 5배 많았다.
이는 딥페이크 등 불법 합성·편집물이 여성의 얼굴과 신체를 주요 대상으로 제작되어 소비·유통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작년 피해자 지원 건수는 35만2천103건으로 전년 대비 5.9% 증가했다.
피해영상물 삭제지원이 31만8천20건(90.3%)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어 상담지원(9.0%), 수사·법률지원 연계(0.7%), 의료지원 연계(0.03%) 순이었다.
삭제지원이 이뤄진 플랫폼별로 현황을 살펴보면, '불법 유해 사이트'가 51.6%로 가장 많았고, 검색엔진(25.3%), 소셜미디어(13.5%), 클라우드(4.0%), 커뮤니티(3.6%), 스트리밍(1.0%) 순으로 나타났다.
피해물 유포 사이트의 95.6%는 해외 소재였다.
해외 사이트에 대한 삭제지원 과정에서 수집된 2만6천658개 사이트의 서버 위치 분석 결과 미국이 70.8%로 가장 많았다. 호주(5.7%)와 네덜란드(5.6%)가 뒤를 이었다.
정부는 삭제 불응·반복 게재 웹사이트에 대한 제재 강화, 신속한 유통 차단 등 강력 대응을 위해 다음 달 관계기관 합동 '디지털성범죄 피해 통합 지원단'을 출범할 예정이다.
원민경 성평등부 장관은 "해외 서버 기반 미등록사이트 중심의 불법촬영물 확산, 생성형 AI를 악용한 딥페이크 성범죄 피해 증가 등 디지털성범죄 위험이 더욱 커지고 있음이 보고서를 통해 확인했다"며 "디지털성범죄 피해자의 일상 회복을 앞당길 수 있도록 관계기관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삭제 불응·반복 게재 행위에 대해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dind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