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부동산 시장에 무슨 일이?
2025년이 저물고 있습니다. 올 한해 서울과 수도권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아파트 매매가와 전세가가 급등했습니다. 정부가 세 차례 굵직한 부동산 정책을 내놓은 뒤 거래량은 급감했지만, 한국부동산원 12월4주(22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46주 연속 오름세를 나타낼 정도로 불안합니다. 2026년 정부는 어떤 부동산 정책을 준비하고 있고, 시장은 어떻게 반응할까요?
Q. 2024년 말 ‘2025년 부동산 전망’과 실제 전개된 ‘2025년 부동산 상황’은 어떻게 달랐나요? 돌이켜보면 올 해 부동산 시장을 달궜던 가장 결정적인 변수는 무엇이었을까요?
A. 지난해 12월은 비상계엄 내란 사태와 이어진 탄핵정국 전개로 올해 부동산시장을 전망하기가 어려웠고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때였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당시 민간 연구기관인 주택산업연구원은 대통령 탄핵정국은 집값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고 주택 인허가, 착공, 분양, 준공 물량 부족이 영향을 줄 것이라면서, 2025년 서울 주택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이 각각 1.7%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습니다. 이후 실제로 전개된 올해 부동산 시장 상황은,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연구원의 예측치보다 더 큰 폭으로 서울·수도권 집값이 상승했습니다. 한국부동산원 통계를 보면, 올 들어 11월까지 서울의 주택 매매가격은 6.23%, 전세가격은 2.44% 각각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송파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무려 20.72% 급등했습니다.
올해 부동산 시장을 달궜던 변수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장면을 꼽는다면 지난 2월 ‘잠·삼·대·청’(잠실·삼성동·대치동·청담동)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구역) 전격 해제라고 봅니다. 당시 오세훈 서울시장의 갑작스런 조처는 잠잠하던 시장에 불을 지피는 도화선이 돼 강남3구를 시작으로 한강벨트와 수도권 주요 도시 집값이 연쇄적으로 급등했고, 이후 6·27 대출 규제와 10·15 부동산 대책 등 정부의 전방위 규제로 이어졌습니다.
Q. 정부의 초강력 대출 규제는 지역별, 집값 구간별(10억원 이하, 10~15억원, 15~25억원, 25억원 이상)로 어떤 영향을 미쳤나요? 2026년에도 대출 규제가 수요 억제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을까요, 아니면 가격 저항선을 뚫고 올라가게 될까요?
A. 정부는 6·27 대책에서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일괄적으로 6억원으로 제한했고 10·15 대책에서는 가격별로 차등을 두어 시가 15억원 이하 주택은 6억원, 15억원 초과 25억원 이하 주택은 4억원 25억원 초과 주택은 2억원까지로 대출액 한도를 묶었습니다. 또 규제지역 확대로 인해 일반 주담대의 주택담보비율(LTV)은 40%로 낮아졌습니다. 이런 대출 규제는 고가 주택일수록 대출을 더 옥죈 것인데, 전체적으로 거래량을 줄이기는 했으나 현금 부자들의 매수 자체를 막을 수 없었고 매매가격을 하향세로 돌리지도 못했습니다. 한국부동산원 통계(1~11월)를 보면, 올해 서울에서 아파트 매매값이 가장 많이 상승한 주택 규모는 10.8% 오른 전용면적 135㎡ 초과로 나타났습니다. 다음으로는 전용 85~102㎡(9.9%), 102~135㎡(8.5%) 차례였습니다. 가격대로 본다면, 초고가인 25억원 이상 아파트 매매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것입니다. 다만, 정부의 고강도 대출 규제 효과는 10월 이후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중이고 내년에도 이런 규제가 이어진다면 수요 억제 압력으로 꾸준히 작용할 것이라는 게 부동산 업계의 진단입니다. 특히 올해 서울 아파트 매맷값이 지난 2020년 이후 5년 만에 가장 많이 올랐다는 점에서 내년에는 매매가격 조정 가능성이 있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Q. 서울 전역과 수도권 주요 지역에 걸쳐 광범위하게 지정된 토지거래허가제는 2026년에도 유지될까요?
A. 큰 틀에서 내년에도 토허제의 뼈대는 유지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토허구역 가운데 집값이 하락하거나 하락은 아니더라도 안정화 추세가 뚜렷하게 보이는 지역이라면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해제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서울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등 강북 지역과 한강 이남의 금·관·구(금천·관악·구로구) 등 지역처럼 정부 대책과 관계없이 집값이 꾸준히 약세를 보이는 곳들이 우선 해제 대상이 될 것이라는 예상입니다. 사실 토허제는 주택 거래 자체를 제약하는 ‘대못 규제’는 아니지만 광범위한 지정으로 인해 주택 거래시장의 위축을 불러온 것이 사실입니다. 실거주 의무로 인한 거래 가능 매매·전월세 매물의 감소, 행정기관 허가 심사 처리에 따른 매매계약의 안정성 저하 등도 토허제가 불러온 부작용 또는 불편 요인으로 거론됩니다.
Q. 내년에는 정부가 보유세 인상 등 부동산 세제 개편안을 내놓을까요?
A. 부동산 세제 개편은 내년 중 이뤄질 전망입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지난 10·15 대책 직후 “부동산 세제 정상화는 중요하며, 보유세는 강화하고 거래는 원할히 하는 방향이 바람직하다. 부동산 안정과 주거복지를 위한 정책은 세제와 공급 모두를 포괄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당시 ‘세금으로 집값을 잡지는 않겠다”고 밝힌 게 시장에서 불문율처럼 통용돼 왔으나, 김 실장은 단순한 집값 잡기 차원이 아닌 부동산 안정과 주거복지를 위해선 세제도 수단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한 것입니다. 이후 기획재정부 안에 세제 개편 테스크포스팀이 가동되고 있으나 개편 시기는 확실치 않습니다. 일각에서는 내년 6월 지방선거 이후 세제 개편이 단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반대로 내년 5월9일까지인 조정대상지역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기간의 종료 시점에 정부가 준비한 세제 개편의 신호탄이 쏘아올려질 것이라는 예상도 있습니다. 양도세 기본세율은 양도 소득에 따라 6~45%이지만, 조정대상지역에서 2주택자는 20%포인트, 3주택자는 30%포인트의 가산세율이 붙습니다. 이는 2021년 문재인 정부에서 처음 도입됐고, 윤석열 정부는 2022년 5월 출범과 동시에 시행령 개정을 통해 1년 단위로 적용 유예를 연장해왔습니다. 이재명 정부는 유예 연장 여부에 대해 명시적으로 언급하지 않고 있지만, 10·15 대책의 조정대상지역 확대 조처로 미뤄볼 때 유예를 끝낼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이 경우 다주택자는 내년 5월9일 전에 보유매물을 팔고 잔금을 치러야 양도세 중과를 피할 수 있는데, 문제는 양도세 중과가 다시 적용되면 다주택자들이 과거처럼 ‘매물 잠그기’를 선택할 개연성도 높다는 것입니다. 또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등 내년도 부동산 보유세는 6월1일 현재 소유자를 대상으로 부과하도록 돼 있어, 5월을 넘기면 내년 보유세는 올해와 같이 종전 세법의 적용을 받게 되는 상황이 됩니다. 이런 점을 종합해보면 내년 5월 말까지 부동산 세제 개편안의 뼈대를 마련하고, 보유세와 양도세·취득세 등의 주요 개선 방안을 발표하는 게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최선책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Q. 내년 전·월세 가격 상승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많은데요. 당분간 주택을 매입하기 어려운 임차인의 대응책이 있을까요?
A. 서울·수도권의 경우 내년 아파트 입주 물량이 올해보다 감소하는 가운데 정부의 고강도 대출·거래 규제로 인한 거래시장 위축, 그에 따른 전세 물량의 품귀 등이 전월세 가격 상승의 요인으로 꼽힙니다. 다만, 다세대·연립주택, 도시형생활주택,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의 공급은 늘어나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의 비아파트 물량이 아파트에 대한 수요 쏠림을 일부나마 분산하는 구실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 다른 변수는 주택 매매시장의 흐름입니다. 만일 내년 서울·수도권 주택 매매가격이 극적인 하향안정세로 돌아선다면 주택 매수 시점을 미루는 수요자와 보유했던 주택의 매매차익을 실현한 매도자들이 전세시장으로 한꺼번에 이동해 전세가격이 초강세를 보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Q. 2025년 무주택자의 주거 전략(전월세, 매수, 청약) 중 가장 성공적이었던 건 무엇이고, 2026년엔 어떻게 대응하면 좋을까요?
A. 올해는 서울 강남3구와 한강벨트 지역, 수도권 주요 도시의 집값이 큰 폭으로 오르기 전에 이들 지역에서 주택을 매수했던 무주택자가 결과적으로 가장 성공적이었다고 평가됩니다. 또 청약을 통해 서울·수도권 주요 지역의 신규 아파트를 분양받은 수요자의 경우, 지역과 단지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비교적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2026년 무주택자 주거 전략의 열쇳말은 ‘공공주택’이 될 전망입니다. 수도권 3기 신도시와 기타 공공택지 등에서 공급되는 공공주택 물량이 내년부터 점차 늘어날 예정이기 때문입니다.
한겨레 오늘의 스페셜: 최종훈의 콕 집는 부동산 톡
최종훈 <한겨레> 경제산업부 선임기자는 건설·부동산 시장 취재 경력만 20년 이상인 전문 기자입니다. 현재 국토교통부, 건설업계 등을 담당하면서 일선 현장을 지키고 있습니다. 최 선임기자의 부동산시장 동향과 전망, 정부 정책에 대한 진단- 더 깊은 분석을 아래 링크에서 읽어보세요!
▶이런 분들, 청약통장 해지하면 후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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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훈 선임기자 cjho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