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시대의 건강관리 '건(健)테크' (278) 전립선암
머니투데이가 고령화 시대의 건강관리 '건(健)테크'를 연재합니다. 100세 고령화 시대 건강관리 팁을 전달하겠습니다.

전립선은 방광 아래에 위치한 밤톨 크기의 남성 생식기관이다. 전립선암은 주로 소변길(요도)에서 떨어진 전립선의 바깥쪽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에서 전립선암은 빠르게 증가해 2023년 국가암등록통계에서 처음으로 폐암을 제치고 남성 암 발생 1위에 올랐다. 2023년 한 해에만 2만2640명이 새로 진단됐다.
전립선암은 '나이'가 가장 중요한 위험요인이며 50세 이후 발생 위험이 크게 증가한다. 가까운 가족 중 전립선암 환자가 있거나 BRCA2 등 유전적 위험요인이 있는 경우엔 더욱 주의해야 한다.
전립선암은 암이 전립선 안에 머물러 있는 국소암, 전립선 피막을 넘어 주변 조직이나 골반 림프절까지 퍼진 국소진행성 암, 뼈나 원격 림프절 등으로 퍼진 전이암으로 나눌 수 있다.
국소암은 완치를 기대할 수 있지만 저위험암에선 즉시 치료하기보다 능동 감시가 적절할 수 있다. 국소암의 위험도는 같지 않다. PSA(전립선특이항원) 수치, 조직검사에서 확인한 글리슨 등급군, 병기 등을 종합해 저위험·중간위험·고위험군으로 나누며 이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달라진다.
국소진행성 암도 환자 상태에 따라 완치를 목표로 여러 치료를 병행한다. 전이암은 완치가 쉽지 않지만 최근 호르몬치료를 기본으로 차세대 호르몬제, 항암화학요법, 방사선치료 등을 병합해 암의 진행을 장기간 억제할 수 있다.
전립선암이 진행하면 소변 줄기가 약해지거나 소변을 자주 보는 등 배뇨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다만 이런 증상은 양성 전립선비대증에서도 흔하다. 따라서 증상이 있다고 전립선암인 것도 아니고 증상이 없다고 암이 없는 것도 아니다.
PSA 혈액검사는 전립선암 가능성 평가에 도움이 되지만 전립선비대증이나 염증 때문에 수치가 높아질 수도 있다. 필요하면 MRI(자기공명영상)로 의심 부위를 평가하고 조직검사로 암을 확진한다. 암 위험도에 따라 CT(컴퓨터 단층촬영) 등 영상 검사를 시행해 전이 여부를 확인한다.
치료도 환자마다 달라진다. 저위험 국소 전립선암은 바로 치료하지 않고 능동 감시를 선택할 수 있다. PSA와 MRI, 반복조직검사 등으로 암의 변화를 정기적으로 확인하다, 진행 징후가 보일 때 치료를 시작하는 방법이다.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면 근치적 전립선절제술이나 방사선치료를 시행한다.
전이성 전립선암은 ADT(안드로겐 박탈요법)를 기본으로 차세대 호르몬제나 항암화학요법 등을 병용한다. 최근엔 유전자 검사와 PSMA(전립선특이막항원) 영상 검사 결과에 따라 PARP(폴리 ADP-리보스 중합효소) 억제제나 PSMA 표적 방사성 리간드 치료처럼 암 특성에 맞춘 치료를 선택하는 정밀 의료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장기간 호르몬치료를 받는 환자는 골밀도와 근육량 감소, 대사 및 심혈관계 위험에도 주의해야 한다. 결국 중요한 것은 하나의 치료법을 모든 환자에게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암의 위험도와 환자의 건강 상태, 삶의 질을 함께 고려해 최선의 치료를 선택하는 것이다.
특히 PSA 검사는 전립선암을 조기에 발견하는 중요한 도구로 꼽힌다. 다만 그 효과는 선별검사 대상 남성 1000명당 전립선암 사망을 약 2명 줄이는 정도로 크지 않다. 평생 건강에 영향을 주지 않았을 암까지 발견하게 돼 과진단과 과치료의 위험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PSA 검사를 무조건 받거나 피하기보단 나이와 가족력, 유전적 위험요인을 고려해 의료진과 함께 검사 여부와 시기를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립선암은 조기에 발견하면 완치를 목표로 치료할 수 있고 전이된 경우에도 여러 치료법으로 암의 진행을 장기간 조절할 수 있다. 전립선암을 단순히 '순한 암'이라고 생각해서도, '암이니 무조건 위험하다'고 생각해서도 안 된다. 전립선암 치료의 출발점은 암을 발견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암이 얼마나 위험한지 정확히 판단하는 것이다. 암의 단계와 특성에 맞는 치료를 선택하고 치료 이후 정기적인 추적관찰이 환자의 치료 결과와 삶의 질을 좌우한다.
외부 기고자-황의창 화순전남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