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철, 美헤그세스와 필리핀서 첫 대면회담…12월 워싱턴서 후속 회담 열기로
해 넘긴 SCM은 28년만…전작권 전환 이견 속 '고위급 조율뒤 결과도출' 포석

(서울=연합뉴스) 강신철 국방부 장관이 28일 필리핀 세부에서 열린 제13차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를 계기로 피트 헤그세스 미 전쟁부 장관과 면담을 갖고 기념 촬영하고 있다. 2026.10.28 [국방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전명훈 기자 = 한미 국방장관이 올해 12월 워싱턴에서 양자 회담을 하고, 이를 바탕으로 내년 초 양국의 장관급 연례 안보협의체인 한미안보협의회의(SCM)를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강신철 국방부 장관은 28일 필리핀 세부에서 피트 헤그세스 미국 전쟁부 장관과 회담하고 "역사적인 제58차 SCM의 성공적인 개최가 중요하다"는 점에 공감하며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고 국방부가 밝혔다.
이날 회담에서 헤그세스 장관은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에 대한 미국의 의지를 재확인했으며, 양 장관은 전작권 전환이 적기에 순조롭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강 장관은 한미동맹이 지난 70여 년간 역내 평화와 번영의 핵심축 역할을 해왔다는 점을 강조했다.
강 장관은 "한미 간 굳건한 신뢰와 '파이트 투게더'(fight together) 의지를 바탕으로 한미동맹을 미래형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더욱 발전시켜 나가기를 바란다"는 입장도 밝혔다.
이에 헤그세스 장관은 한미가 굳건한 연합방위태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국방당국 간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화답했다고 국방부는 밝혔다.
SCM은 한미 국방장관이 전작권과 확장억제 등 양국의 국방 현안을 망라해 논의하는 연례 협의체로, 정부는 차기 58차 SCM에서 미래연합군사령부의 완전운용능력(FOC) 검증을 마치고 전작권 전환 연도(X연도)를 도출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통상 SCM에서는 한미간 협상을 통해 결과물인 공동성명문이 발표된다.
양국 국방장관이 올해 12월 별도의 양자 회담을 갖는 것은 이례적이다. SCM이 해를 넘겨 개최되는 것은 1998년 이후 28년 만이다.
SCM에서 전작권 등과 관련한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 양국 국방 수장이 12월 '징검다리' 성격의 회담을 통해 고위급 최종조율을 시도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날 국방부 발표에 '역사적인 제58차 SCM의 성공적인 개최가 중요하다'는 데 한미가 공감했다는 표현이 담긴 것은 SCM에서 결과물을 내겠다는 의지를 확인했다는 취지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강신철 국방부 장관이 27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10.27 hama@yna.co.kr
한미 간, 특히 군사당국 수준에서는 FOC 검증에 필요한 조건 충족 여부와 관련해 아직 이견이 남아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이견을 향후 정무적 수준의 논의를 통해 해소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정부 소식통은 "한미 간 큰 이견은 없다"며 "군사적 수준의 입장차는 긴밀히 협의하면서 해소해 나가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올해 SCM이 개최되지 않으면서 정부가 목표하는 전작권 조기 전환은 이전보다 어려워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정부는 FOC 완료 후 다음 단계이자 마지막 과정인 미래연합사 완전임무수행능력(FMC) 평가 및 검증을 1년 정도면 마무리할 수 있다고 봐 왔다. 이 경우 2028년, 더 빠르면 내년을 목표 연도로 제시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 바 있다.
이날 국방부 발표에서 전작권 전환을 '조기'가 아닌 다소 중립적 뉘앙스인 '적기'에 이루도록 협력하겠다는 언급이 담긴 것도 한미 간 이견이 남은 상황을 고려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지난 9월에 열린 한미 국방당국 고위급 회의체 '통합국방협의체'(KIDD) 공동성명에선 전작권 전환 '가속화'를 위해 협력을 강화한다는 내용이 담겼지만, 이번 한미 국방장관 회담 보도자료에선 가속화라는 표현이 빠졌다.
SCM이 내년으로 넘어가는 데는 이란 전쟁 상황 등 미측 사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강신철 장관은 전날 출국을 위해 국방부 청사를 나서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SCM 일정에 대해 "그쪽(미측) 사정도 있으니까 좀 들어볼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미측이 한반도 재래식 방위에서 한국의 책임을 늘리는 '동맹 현대화' 필요성 등을 이번 회담에서 강조했을 가능성도 있다. 헤그세스 장관은 이날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강 장관과의 회담 소식을 전하며 "미국은 자국 방위에 진지한 의지를 가진 동맹국들과 함께한다"고 썼다.
이번 회담은 양 장관이 나란히 참석한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ADMM-플러스) 계기에 이뤄졌다.
지난달 22일 취임한 강 장관이 헤그세스 장관과 직접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회담은 당초 15분가량 예정됐으나 실제로 40분 정도 진행됐고, 순차통역이 아닌 동시통역 방식으로 진행돼 상당한 논의가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강 장관은 일본, 호주 등 아세안 국가 국방장관과 연쇄 양자회담을 진행했다.
강 장관은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방위대신과 회담에서 지난 9월 북한군 지뢰 폭발 상황을 설명하고, 한반도 내 군사적 긴장 고조와 북러 군사협력 심화에 대응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공조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국방부는 전했다.
리차드 말즈 호주 부총리 겸 국방장관과 회담에선 양국 간 연합훈련·고위급 교류와 방산수출 등 국방·안보 영역에서의 긴밀한 협력에 공감하고, 북한의 지뢰폭발 상황 등 한반도 내 군사적 긴장 상황에 대해 논의했다.
kimhyo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