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어보드-복지위] 눈물의 호소, 날카로운 추궁…국감 빛낸 '한 장면'

[the300][2026국정감사] 종합감사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 권칠승·김교흥·김윤·남인순·박용갑·박지원·서미화·서영석·소병훈·이수진·이인영·전진숙·허종식(민), 김기웅·김태호·백종헌·이달희·이소희·조배숙·최보윤·한지아(국), 백선희(조)·전종덕(진)·이만희(국·위원장)

"정부에 정말 간곡히 부탁하고 싶은 건, 우울증을 앓는 아이들이 많아지고 정신질환을 겪는 아이들도 점점 늘고 있다는 겁니다. 이런 병원은 제대로 처벌해 주시고, 이 원장도 365일 혼자 감금됐으면 좋겠어요. 어떻게 산 사람을 그렇게 할 수 있는지…"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종합 국정감사. 인천 원병원 폐쇄병동에 325일간 갇혀 있다가 사망한 지적장애인의 어머니 A씨가 참고인으로 출석해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이수진 민주당 의원이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도 앞에 있는데,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고 묻자 A씨는 눈물을 쏟으며 입을 열었다. 딸을 잃은 어머니의 절절한 호소에 정 장관은 "정신건강 관련 기관의 평가체계를 개편하겠다"고 답했다.

국정감사는 정부 부처와 산하기관의 업무를 따져 묻는 자리다. 하지만 시민의 억울함을 국회와 정부에 전달하는 통로가 되기도 한다. 이날 복지위 국감에서도 이러한 역할을 보여주는 장면이 이어졌다.

이소희 국민의힘 의원은 코로나19 백신 피해자 가족협의회장을 참고인으로 불러 백신 피해 보상 제도의 사각지대를 짚었다. 특히 지난 국감에서 피해자들을 만나겠다고 한 정 장관의 약속을 상기시키며 이행을 촉구했고 정 장관으로부터 "그렇게 하겠다"는 답변을 받아냈다.

이 의원은 지난 8일에도 강남의 한 치과에서 잇따라 발생한 사망 사건과 관련해 치과 대표 원장과 피해자 유족을 국회로 불러 진상 규명과 책임 문제를 제기했다.

전문성을 바탕으로 정책의 빈틈을 파고든 질의도 돋보였다. 김윤 민주당 의원은 첫 질의부터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지원사업, 권역모자의료센터 인력 부족, 진료 지원(PA) 전담간호사 지원, 병원별 표준화 사망비 공개 등 의료 현안 전반을 짚었다. 여러 현안을 짧은 시간 안에 다루면서도 정책의 구조적 문제를 놓치지 않았다.

허종식 민주당 의원은 응급실 재실시간 평가 기준 개편의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다. 정부가 내년부터 응급실 재실시간 평가 결과를 종합등급과 건강보험 수가에 직접 연동하지 않기로 한 데 대해 서울 대형병원에 유리한 조치가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복지부는 중증환자 수용을 기피하는 부작용을 막기 위한 조치라며 특혜 의혹을 부인했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복지사업 수급자 선정의 기준이 되는 기준 중위소득이 실제 소득 수준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산정 방식과 심의 과정의 투명한 공개를 촉구하며 저소득층의 복지 혜택과 직결되는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 자정까지 이어진 국감에서도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질의를 이어갔다.

새로운 문제를 발굴해 국감 의제를 넓힌 의원들도 있었다. 김기웅 국민의힘 의원은 국립치의학연구원 입지 선정 관련 용역의 특혜 의혹을 제기했고, 조배숙 국민의힘 의원은 연세사랑병원의 대리 수술 의혹에 대한 재수사 필요성을 짚었다. 한지아 국민의힘 의원은 실제 대면 진료는 하지 않으면서 원외탕전실 운영을 위해 형식적으로 개설한 이른바 '깡통 한의원' 문제를 제기하며 의료기관 개설·운영 제도의 허점을 파고들었다.

백선희 조국혁신당 의원은 보좌진의 실제 경험을 정책 문제로 연결했다. 일부 산후조리원이 마사지 등 고가의 부가서비스를 선택해야만 예약을 받아주는 불공정 관행을 지적한 것이다. 일상에서 겪을 수 있는 소비자 피해를 제도 개선 과제로 끌어올렸고 정 장관은 공정거래위원회·한국소비자원 등과 협의해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머니투데이 더300(the300) 국감 스코어보드의 평가 기준은 △정책 전문성 △이슈 파이팅 △국감 준비도 △독창성 △국감 매너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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