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정보기술(IT) 기업 ‘지엠오(GMO)인터넷그룹’(지엠오)을 해킹한 것으로 추정되는 공격자가 거액의 돈을 요구하며 불법 탈취한 고객 개인정보를 공개하기 시작했다.
엔에이치케이(NHK) 방송 등 일본 언론은 27일 “지엠오의 서버에 무단 접근했던 해커 그룹이 회사 쪽이 협상에 응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고객 한 명의 개인정보를 공개했다”며 “이 정보에는 이름과 전화번호 등이 포함됐지만 실제 탈취된 고객 정보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아직 정체가 확인되지 않은 공격자가 고객 정보를 볼모로 처음 돈을 요구한 건 지난 21일이었다. 지엠오는 이미 외환증거금거래(FX) 자동 매매 서비스 이용 고객들로부터 “거래 계좌에서 기억에 없는 조작이 있었다”는 신고를 받고, 서버 2만6천여대가 해킹 영향을 받은 사실을 파악한 상황이었다. 구마가이 마사토시 지엠오그룹 대표가 공개한 공격자 쪽 협박문에는 “21일 오후 5시(일본시각)까지 5천만달러(662억원)를 비트코인 또는 이더리움으로 지급하라”, “변명은 통하지 않는다”는 문구가 포함됐다.
하지만 지엠오가 협박에 응하지 않자 공격자는 24일 금액을 1차 때보다 50분의 1로 낮춰 ‘27일 정오까지 100만달러(약 13억원)를 보내라’고 재차 요구했다. 해커 그룹 쪽은 2차 요구에도 별다른 응답이 없으면 “지엠오그룹 서버에서 탈취한 고객 정보를 공개하고 ‘다크웹’(디지털 암시장)에 판매하겠다”고 예고했는데 이날 협박 내용 일부를 실행에 옮긴 것이다. 공격자는 고객 개인 정보를 매일 수년에 걸쳐 순차적으로 인터넷에 공개해 나갈 것이라고 위협했다.
회사 쪽은 “해커들과 협상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대신 ‘화이트해커’(보안 전문가) 팀을 투입해 피해 고객들의 컴퓨터 등 단말기를 확보한 뒤 악성코드 조사·분석에 나서고 있다. 또 이번 상황의 심각성을 고려해 정부에 경찰이나 자위대를 투입해 사이버 공격 기능을 무력화하는 ‘능동적 사이버 방어 조처’를 요청했다. 다만 일본 정부는 “피해 기업의 요청 여부와 관계없이 경찰, 방위성, 자위대가 ‘능동적 사이버 방어’에 나설지 판단할 것”이라며 피해자들을 위해 ‘무료 사이버 보안 특별 상담 창구’를 개설하겠다고 밝혔다.
도쿄/홍석재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