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점유율 80~90% 내세웠지만…올리브영 색채상표 제동

CJ올리브영 올리브그린 색채상표 등록 거절/그래픽=이지혜

CJ올리브영이 시장점유율 80~90%를 근거로 대표 색상 '올리브그린'의 독점권 확보에 나섰지만 제동이 걸렸다. 1999년부터 간판과 매장 인테리어 등에 해당 색상을 사용해 소비자에게 익숙한 색상이라는 점을 강조했지만 지식재산처는 브랜드 인지도와 색상 자체의 식별력은 별개라고 판단했다.

27일 유통업계와 지식재산처에 따르면 지식재산처는 지난 12일 CJ올리브영이 출원한 단일색채상표에 대해 거절결정을 내렸다. 올리브영은 지난 4월 화장품과 건강기능식품, 향수 등의 소매업을 지정서비스로 올리브그린 색채상표를 출원했다. 상표는 팬톤 색채 기준 'PANTONE 2286C'로 디지털 색상값은 '#82DC28'이다. 문자나 로고를 결합하지 않고 색상 하나만으로 상표권을 확보하려는 시도다.

올리브영은 출원 과정에서 해당 색상을 1999년부터 사용해왔다는 점을 강조했다. 매장 간판과 인테리어를 비롯해 포장재와 애플리케이션 등 다양한 접점에서 반복적으로 활용해 소비자에게 특정 브랜드의 색상으로 인식됐다는 주장이다. 시장점유율이 80~90%에 이른다는 점과 경쟁업체들이 같은 색상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도 근거로 내세웠다. 하리보와 정관장의 색채상표 등록 사례도 비교 대상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지식재산처는 올리브영이라는 브랜드 자체의 식별력과 색상만으로 출처를 구분할 수 있는지는 다른 문제라고 봤다. 매출액과 광고비, 언론 보도, 소비자 인지도 등을 고려하면 '올리브영' 문자와 로고는 특정 사업자의 상품과 서비스를 나타내는 출처표시로 인정할 수 있지만 이를 색상 자체의 식별력으로 확대하기는 어렵다는 판단이다.

제출된 사용 사례 역시 한계로 지적됐다. 간판과 매장 인테리어 등에 올리브그린이 사용됐더라도 대부분 '올리브영' 문자나 로고와 결합된 형태여서 소비자가 글자와 도형 없이 색상만 보고 올리브영을 떠올린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녹색 계열은 친환경 이미지를 나타내기 위해 여러 사업자가 활용할 수 있는 색상이라는 점도 거절 이유로 제시됐다. 시장점유율이 높고 브랜드 인지도가 널리 형성됐다는 사실만으로 색상 자체에 독점적 권리를 부여하기는 어렵다는 의미다.

이번 결정으로 상표 등록 절차가 완전히 종료된 것은 아니다. 올리브영은 거절결정서 등본을 송달받은 날부터 3개월 이내에 특허심판원에 거절결정불복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 지정서비스나 상표를 보정해 재심사를 청구하는 방법도 있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이번 심사 결정에 대해 향후 다각도로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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