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 공포…주요 내용 6개월 뒤 시행
노동장관에 건설사 등록취소 요청권…노동자 작업중지권 확대

(서울=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26일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 사고 현장을 살피고 있다. 2026.5.26 jjaeck9@yna.co.kr
(서울=연합뉴스) 한혜원 기자 = 다수 사망자가 발생하거나 비슷한 사망사고가 반복되는 사업장에 영업이익의 5%까지 과징금을 부과하는 법이 내년 4월 말부터 시행된다.
고용노동부는 이달 초 국회를 통과한 이 같은 내용의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을 27일 공포해 6개월 뒤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개정법이 시행되면 사업주가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른 안전·보건 조치 의무를 위반해 1년간 3명 이상의 노동자가 산업재해로 사망하는 경우 사업주에게 3년 평균 영업이익의 5% 범위에서 과징금이 부과된다.
3년 평균 영업이익이 없거나 산정이 어려운 경우 또는 3년 평균 영업이익의 5%가 30억원 미만인 경우는 30억원 안에서 과징금을 매긴다.
징수된 과징금은 산재보험 기금에 귀속돼 산재 예방을 위해 사용된다.
과징금심의위원회가 위반행위의 횟수·내용·정도, 기업 규모, 사망한 근로자 수, 산업재해 예방과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한 정도 등을 다면적으로 고려해 과징금을 산정한다.
정부는 과징금 부과 절차와 심의위 설치·운영 방안을 하위 법령에서 구체적으로 정할 예정이다.
건설사가 2명 이상 사망하는 등의 산재로 3년간 2회 이상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는데도 다시 영업정지 요청 대상이 됐다면 노동부 장관이 행정기관에 사업 등록 말소나 취소를 요청할 수 있다는 조항도 내년 4월부터 시행된다.
노동자가 위험한 작업 환경에서 작업 중지를 요구할 권한도 강화된다.
노동자, 근로자대표, 명예산업안전감독관은 산재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는 상황뿐 아니라 '우려되는' 상황에도 사업주에게 작업 중지를 요구할 수 있게 된다. 하청 노동자 역시 원청에 직접 작업 중지를 요구할 수 있다.
고용노동부 장관이 작업 중지를 명령할 수 있는 요건도 근로자가 중대재해로 사망했을 때뿐 아니라 사고로 다쳐 의식불명 상태이거나 생사가 분명하지 않을 때까지 확대된다.
붕괴, 화재, 폭발, 유해 물질 누출 때문에 중대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는 경우에도 작업 중지를 명할 수 있게 된다.
아울러 산업재해 예방을 위해 산업안전보건관리비를 계상할 의무가 건설공사 발주자에서 도급인과 타 업종으로도 확대된다.
내년 1월에는 산업안전·보건 관련 주요 정책과 계획의 수립·이행 점검, 제도 평가·개선, 조사·연구개발 등을 심의하는 안전한일터위원회가 노동부에 설치된다.
안전한일터위원회는 노동부 장관을 위원장으로 하고 노사 대표, 정부위원, 산업안전·보건 전문가 등 20명 이내로 구성된다.
정부는 위원회 출범을 계기로 일하는 모든 사람을 보호한다는 취지의 '산재예방 기본계획'도 노사와 함께 마련할 계획이다.
개정법에는 내년 1월 말부터 산업안전보건법과 관련 명령 위반을 신고한 사람에게 포상금을 지급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됐다.
당장 이날부터는 산재 예방을 위해 건설 공사 기간 연장을 요청할 수 있는 사유에 폭염과 한파가 공식 추가됐다.
압력용기 등 안전 인증 대상 기계를 수출 목적으로 수입한 경우에는 인증을 면제할 수 있게 한 내용도 이날부터 시행된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산업재해 예방은 노사가 힘을 모아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현장의 위험을 찾아내 즉시 개선하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며 "정부는 새로운 제도가 현장의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위 법령과 집행 체계 정비 등을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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