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가드레일 4㎞ 중 1㎞ 옛 기준…2035년에야 교체완료

안전기준 강화 14년 지났지만 1천187㎞ 미교체

가드레일 뚫고 미끄러진 버스
(대구=연합뉴스 자료사진) 김현태 기자 = 대구시 북구 팔달동 경부고속도로 금호분기점 인근에서 달리던 버스가 가드레일을 뚫고 비탈면 아래로 미끄러져 소방관 및 구난 관계자들이 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2026.4.6 mtkht@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전국 고속도로 가드레일 4㎞ 중 1㎞는 안전기준이 강화된 지 14년이 지나도록 종전 기준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교체 계획대로라면 2035년에야 교체가 완료될 전망이다.

26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황희 의원이 한국도로공사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 고속도로 가드레일 총연장 4천836㎞ 가운데 24.6%인 1천187㎞는 2012년 개정된 안전기준이 적용되지 않은 구형 기준 가드레일로 집계됐다.

2010년 인천대교에서 버스가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추락해 14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치는 등 대형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국토교통부는 2012년 도로안전시설 설치 및 관리지침을 개정해 시속 110㎞ 이상 고속구간에 기존보다 충돌 강도가 높은 안전등급을 신설했다.

특히 기존에는 평평한 지반에서 충돌시험을 했지만 개정 이후에는 경사면인 성토부의 지반 조건도 반영하도록 했다. 경사면은 평지보다 가드레일 기둥의 지지력이 약해질 수 있어 차량 충돌 시 기둥이 밀리거나 쓰러지면서 차량이 도로 밖으로 추락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도로공사는 2013년부터 구형 가드레일 교체를 추진해 현재까지 1천660㎞를 교체했지만 1천187㎞가 남아 있다.

노선별 구형 가드레일 비율은 울산선이 100%(13㎞)로 가장 높았고 고창담양선 77.5%(31㎞), 대구포항선 74.6%(47㎞), 서해안선 71.7%(314㎞) 순이었다.

중부선(147㎞), 중부내륙선(114㎞), 경부선(102㎞) 등 주요 간선 고속도로에도 구형 가드레일이 상당수 남아 있다.

2022년부터 올해 9월까지 가드레일 관련 사고는 모두 20건 발생해 2명이 숨지고 17명이 다쳤다. 차량이 가드레일 등 시설물과 직접 충돌하거나 뚫고 나간 '차-시설' 사고가 16건으로 전체의 80%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가드레일 교체와 신규 설치에 투입된 예산은 총 484억원으로 연평균 97억원이었다. 교체·신설 연장은 연평균 55㎞에 그쳤다.

도로공사는 구형 가드레일이 경과규정에 따라 의무 교체 대상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현재 계획대로라면 교체는 2035년이 돼야 완료될 것으로 예상했다.

황 의원은 "법적 의무 교체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교체를 지연시켜서는 안 된다"며 "기준 미달 가드레일을 전수 점검하고 교체 예산을 집중적으로 투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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