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사람이 사람을 더 잘 돌보려면?

기계가 어디까지 사람의 돌봄을 대신할 수 있는가. 오는 22일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이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부모 돌봄에 대한 고민을 나누는 북콘서트, 돌봄산업의 현주소를 살피고 미래를 전망하는 세미나다. 강남대 실버산업연구소, 에이징커뮤니케이션센터, 재단법인 돌봄과미래가 21~23일 열리는 ‘2026 레하홈케어’(홈케어·재활·복지 전시회) 딸림 행사로 준비했다.

‘AI 시대 통합돌봄 네트워킹’을 주제로 한 세미나에선 최근 노인복지관·요양원 등 돌봄 현장에 도입된 다양한 인공지능 활용 기술이 소개된다. 모범 사례 중 한 곳인 강남종합사회복지관은 디지털 도구를 적극 활용해 당사자 맞춤형 서비스를 계획·제공하는 ‘스마트돌봄지원센터’를 운영한다. 최근 강남복지관은 우울증을 앓는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하는 마음그림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에이아이(AI)를 활용해 노인들과의 대화를 인생 스토리로 구성하는 ‘그림 자서전’ 작업을 했다. 조준배 관장은 14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시간이 많이 드는 기록 업무 등에 인공지능을 사용하면 사회복지사들이 어르신의 필요를 정확하고 빠르게 파악해 대처하는 본연의 일에 집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5월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열린 2025 레하홈케어 전시회. 레하홈케어 누리집.

지난 3월 말부터 전국적으로 시행된 지역사회 통합돌봄이 성공하려면 ‘스마트 돌봄 생태계’ 구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박영란 강남대 시니어비즈니스학과 교수는 “돌봄산업은 과거 노동집약형에서 기술·의료·사회서비스가 결합된 기술융합산업으로 전환하고 있다”며 “이제 돌봄산업은 초고령 사회를 유지하는 핵심 인프라이기 때문에 시장의 혁신과 기술을 수용해 지역사회의 통합 거버넌스로 묶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결국 돌봄의 본질은 사람에서 비롯된다. ‘한국에 없는 마을’의 저자이자 치매 전문 언론 ‘디멘시아 뉴스’ 편집주간인 황교진씨는 이날 북콘서트에 참여해 20년간 뇌졸중을 앓다 돌아가신 어머니를 간병한 경험을 나눈다. 그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만약 내가 어머니를 돌보던 시절 에이아이와 로봇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상상해봤다”며 “단순 반복 업무나 위험 감지 및 환자의 이승·이동 지원 같은 일은 에이아이·피지컬 로봇 등에 맡길 수 있지만 그래도 사람이 있어야만 돌봄의 질을 완성할 수 있는 영역이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술이 돌봄의 노동을 덜어준다면 그렇게 확보된 시간과 여력은 어떻게 사용되는지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주현 한겨레 사람과디지털연구소 기자 edigna@hani.co.kr

※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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