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미라전] 2㎝ '쿠푸' 반지·3㎝ 부적…'작지만 강한' 고대 이집트의 기억

'묵직한' 반지 실제 주인은 신관…안전한 출산 기원한 부적 등 눈길

왕의 이름 새긴 도장, 부적으로 썼을까…장례 위한 '보드게임' 흔적도

12월 개막 '미라, 봉인된 신비' 展, 미라 포함 150여 점 유물 소개

쿠푸의 이름이 새겨진 반지
[미국 브루클린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고대 이집트의 왕, 파라오의 이름은 '특별한' 모양을 기준으로 찾을 수 있다. 카르투슈(Cartouche)라 불리는 타원형 틀이다.

파라오는 여러 이름을 가졌으나, 카르투슈에는 태어날 때부터 쓴 이름이 담겼다.

높이 1.8㎝, 너비 2.5㎝ 크기의 작은 반지에 주목한 이유다.

타원형 판이 붙은 금반지에는 이집트 기자의 대(大) 피라미드를 세운 것으로 알려진 쿠푸의 이름이 새겨져 있어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순도가 21K(순금의 87.5%) 이상인 금을 사용하고 '묵직한' 무게도 관심을 끌었다.

'콜 항아리'
[미국 브루클린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그러나 글자를 찬찬히 다시 읽은 결과, 실제 주인은 '네페리브라'.

고왕국(기원전 2675년∼기원전 2170년) 시대에 해당하는 제4왕조의 두 번째 파라오였던 쿠푸의 활동 시기와 비교하면 약 2천 년 뒤에 신관으로 활동하던 이였다.

쿠푸가 착용한 '절대 반지'라는 믿음은 깨졌으나, 이 반지는 기자의 3대 피라미드 중 가장 큰 피라미드를 지은 파라오가 후대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 보여주는 증거가 됐다.

작은 유물 안에 깃든 고대 이집트의 '신비'다.

아메넴헤트 3세의 원통 인장
[미국 브루클린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오는 12월 서울 예술의전당 서울서예박물관에서 선보이는 '미라, 봉인된 신비' 전시에서는 쿠푸의 이름이 새겨진 반지를 비롯해 '작지만 알찬' 유물이 관람객과 만난다.

중왕국(기원전 2008년∼기원전 1630년) 시대 '황금기'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 아메넴헤트 3세의 도장도 그중 하나다.

원통형 인장(도장)은 몸체가 약 3.3㎝. 직경은 1㎝가 채 되지 않는 크기다.

기원전 1818년∼기원전 1539년경에 만든 것으로 추정되며 왕의 이름을 새긴 뒤, 끈을 달아서 다닐 수 있도록 구멍을 뚫은 점이 눈에 띈다.

큰 인기를 누린 왕의 이름을 부적으로 썼을 것이란 추정이 나온다.

타웨레트의 부적
[미국 브루클린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출산의 신 '타웨레트'를 형상화한 부적은 높이와 너비가 각각 3.2㎝, 1.6㎝ 정도다.

그러나 푸른 빛의 작은 부적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다양한 형상을 찾을 수 있다.

타웨레트는 하마의 머리와 몸, 사자의 발, 악어의 등을 지닌 모습이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하마를 다산과 재생을 상징하는 존재로 여겼으며 새끼를 보호한다고 여겼다.

펜던트가 달린 목걸이
[미국 브루클린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전시를 준비한 이엔에이파트너스 관계자는 "사악한 기운을 물리치는 강렬한 외형으로 어머니들이 출산과 갓 태어난 아기의 안전을 기원하며 몸에 지녔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고대 이집트인의 일상을 채운 '작은' 흔적도 전시에서 만날 수 있다.

고대부터 중동, 북아프리카, 아시아 등지에서 사용해 온 검은색 화장품인 콜(Kohl)을 담았던 항아리는 높이가 2.3㎝ 정도로, 최소 3천600년 이상 된 유물이다.

콜은 주술적으로 눈을 보호하기 위한 아이라이너로도 쓰였다고 한다.

장례용 게임판과 말
[미국 브루클린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집트의 전통 보드게임 '세네트'와 유사한 게임판과 말도 주목할 만하다.

푸른 빛의 게임판은 칸이 21개로, 세네트(30개)와는 차이가 있다. 오락용 목적보다 장례를 치르는 과정에서 부장품으로 쓴 것으로 추정된다.

2.3∼2.9㎝ 높이의 게임 말과 게임판이 하나의 '세트'가 아닐 가능성도 거론된다.

꽃의 모양이 수레바퀴를 닮은 수레국화, 죽인 이의 부활 과정을 옆에서 돕는다고 여긴 개구리, 파피루스 기둥 등을 형상화한 조각으로 장식한 목걸이도 주의 깊게 볼 만하다.

펜던트가 달린 목걸이
[미국 브루클린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미라, 봉인된 신비' 특별전은 미국 뉴욕의 브루클린박물관이 소장한 실제 미라를 비롯해 고대 이집트의 시간을 품은 유물 150여 점을 선보이는 자리다.

연합뉴스가 브루클린박물관, 동아일보, 채널A와 공동으로 주최하며 '애굽민수'라는 별칭으로 유명한 곽민수 한국이집트학연구소장 겸 한양대 겸임교수가 자문했다.

12월 11일 전시 개막에 앞서 티켓링크·인터파크·네이버·카카오톡 등에서는 얼리버드(조기 예약) 티켓을 한정 판매한다.

얼리버드 티켓은 성인 1명당 1만3천500원으로, 입장권 정가(성인 2만2천원)와 비교하면 약 39% 저렴하다. 전시는 내년 4월 11일까지.

전시 안내
[이엔에이파트너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y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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