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입사동기와 카톡으로 직상상사 욕하다 그 상사한테 보냈네요"

"실수로 이모티콘 잘못 보냈으면 곧바로 진정성 있게 사과해야 한다"

"직장내 왕따도 심각…자기들끼리 웃고떠들다 특정인 나타나면 멈춰"

"사내파벌로 고통받기도…동호회서 특정大 동문끼리 옷맞춰 입기도"

"조직내 왕따·차별 피해호소 창구 있어야"…김도연 관계심리연구소장

[※ 편집자 주= 한국관계심리연구소와 마인드플니스 심리상담연구소의 김도연 소장 인터뷰 기사는 내용이 많아 네 차례로 나눠 송고합니다. 이번이 세 번째로 집단 괴롬힘 등 직장 생활 문제를 다뤘습니다. 올해 5월 3일 송고한 첫 번째 기사는 직장 상사의 갑질, 9월 21일의 두 번째 기사는 명절에 일어나는 가족 간의 갈등이 주요 주제였습니다. 네 번째 기사는 직장 내 성희롱 문제 등을 다룰 예정입니다. 인터뷰는 김 소장의 개인 사정으로 중단됐다가 최근에 재개됐습니다.]

김도연 소장
[한국관계심리연구소 제공]

(서울=연합뉴스) 윤근영 선임 기자= A는 같은 회사 입사 동기와 카톡을 하고 있었다. 직속 상사에 대한 뒷담화였다. 그런데 때마침 그 상사로부터 업무 지시와 관련된 카톡 메시지가 쏟아져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 직원은 동기에게 "그가 지금 나한테 또 일을 막 시키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이 메시지가 동기가 아닌 그 상사한테 가고 말았다. 그는 곧바로 불려 가서 엄청나게 혼났다. 그 상사는 "너는 매일 이렇게 나를 뒷담화하냐?"라고 하면서 꾸짖었다. 그다음부터 그 직원은 업무에서 배제되곤 했다.

이는 한국관계심리연구소와 마인드플니스 심리상담연구소의 대표를 맡고 있는 김도연 소장이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전한 내용이다. 인터뷰는 지난 13일을 비롯해 세 차례 진행됐다.

김 소장은 인터뷰에서 "대부분의 조직에서 구성원들이 카톡으로 소통을 많이 하는데, 메시지를 잘못 보내서 문제가 되는 일이 종종 생긴다"고 했다.

그는 "하트모양의 이모티콘을 잘못 보내서 곤란해지는 일도 있다"면서 "실수가 일어났을 때는 핑계를 대거나 자신을 합리화하지 말고 진정성 있게 사과하는 게 좋다"고 했다.

김 소장은 또 "직장에서는 왕따(집단 괴롭힘)와 차별이 적지 않게 일어난다"면서 "회사 측은 평소에 전체 구성원을 대상으로 관련 교육을 철저히 하고, 피해자가 고통을 호소할 수 있는 창구를 마련해놔야 한다"고 했다.

그는 "왕따와 차별은 피해자에게 평생의 트라우마가 된다"면서 "피해 사실이 확인되면 가해자에 대한 엄중한 처벌과 함께 피해자에 대한 심리 상담 등도 필요하다"고 했다.

김 소장은 대학 학부에서 심리학을 전공하고 대학원에서 임상심리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대학 병원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수련 감독자, 심리치료 실무 일을 하며 임상 경험을 쌓았다.

그는 25년간 모두 2만여명을 대상으로 심리 상담을 했다.

김 소장은 상담 외에 강연과 저서를 통해 어떻게 하면 상대방의 감정을 해치지 않고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해서도 적극 알리고 있다.

직장에서의 공감대화에 대해 강연 중인 김 소장
[본인 제공]

다음은 인터뷰 3차 기사 질문-답변

-- 카톡으로 소통할 때도 예절이 필요하다고 했는데.

▲ 카톡으로 메시지를 보내놓고 상대방한테 빨리 답변하라고 종용하는 사람이 있다. 답변이 늦었다고 화를 내기도 한다. 어떤 사정이 있어서 답변이 늦을 수도 있기 때문에 이런 행태는 바람직하지 않다.

-- 업무 시간 외에 카톡으로 지시하는 상사도 있는데.

▲ 업무 시간과 사적 시간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퇴근 시간 이후에도 카톡으로 계속 업무 지시를 하면 업무를 연장하고 사적 시간을 침해하는 것이 된다. 이런 행태는 직장인들에게 큰 스트레스를 준다.

-- 카톡에 너무 늦게 반응하는 것도 문제인 듯한데.

▲ 업무와 관련된 카톡 메시지를 받으면 가능하면 빨리 답변하는 게 좋다. 아침에 카톡을 받고는 저녁에 답변하는 사람도 있다. 심지어 그다음 날에도 안 읽는 경우가 있다. 이렇게 하면 상대방이 오해할 수 있다. "나는 당신과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는 비(非) 언어 메시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떤 사정에 의해 답변이 늦어졌다면 그 상황을 설명해서 오해하지 않도록 하는 게 현명하다. 친밀한 관계에서도 이런 카톡 예의는 필요하다.

"자네는 매일 내 뒷담화 하나?"
직장에서 잘못된 카톡을 보낸 상황을 한국관계심리연구소가 AI로 제작한 이미지

-- 카톡으로 이모티콘을 보낼 때도 신중해야 한다고 했는데.

▲ 입술을 비롯한 신체 모양 그리고 하트 모양이 있는 이모티콘은 특히 조심해야 한다. 하트 모양의 경우 연인 사이가 아니어도 누군가를 응원해주고 싶을 때, 상대방의 호의가 고마울 때, 우리 같이 한번 화이팅해보자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을 때도 사용한다. 그런데 적절하지 않은 상황에서 하트를 보내면 상대방의 오해를 살 수 있고, 성희롱이 될 수도 있다.

-- 관련 사례가 있나.

▲ 어느 여자 신입사원은 팀 회의 때 남자 선배로부터 도움을 많이 받았다. 그는 회의를 마치고 그 선배한테 카톡 메시지를 보냈다. 고마운 마음에서다. "오늘 친절하게 알려줘서 감사해요"라고 하면서 하트까지 보냈다. 그런데 그 선배는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 그래서 어떻게 했나.

▲ 처음에 그 신입사원은 "왜 답변이 안 들어오지?" 정도로 단순하게 생각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그는 난감한 상황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다음날 그 신입사원은 출근하자마자 눈치를 봤는데, 그 선배는 여전히 데면데면했다. 고민 끝에 그 신입사원은 "선배님, 제가 어제 하트를 보냈는데, 친한 사람들한테는 고맙다는 마음으로 이렇게 올립니다. 양해를 구합니다"라고 말했다. 그랬더니 그 선배는 "그럼 친한 사람한테나 해야지"라고 딱 잘라 말했다.

-- 이렇게 하트를 잘못 보냈을 때 어떻게 대응하는 게 현명한가.

▲ 가능하면 곧바로 사과하는 게 좋다. 자기 합리화는 좋지 않다. "당황하고 불편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죄송합니다"라고 해야 한다. 특정인에 보낼 메시지를 엉뚱한 사람한테 보낸 경우, 전체 단톡방에 메시지를 잘못 올린 경우 등에도 이런 진정성 있는 사과가 필요하다.

회사에서 특정인 왕따시키고 뒷담화하는 모습
한국관계심리연구소가 AI로 제작한 이미지

-- 직장 단톡방에서는 따돌림도 종종 있는 듯한데.

▲ 그렇다. 팀 단톡방에서 일상적인 이야기를 주고받으면서 댓글도 달아주고 하다가 특정인이 뭔가 이야기하면 아무도 반응하지 않는다. 투명 인간으로 취급하는 것이다. 자기들끼리만 몰래 단톡방을 만들기도 한다.

-- 이런 따돌림은 오프라인에서도 많이 일어나지 않나.

▲ 그렇다. 한 대기업의 A 팀장은 원칙적인 사람이었다. 다른 팀장이 규정에 어긋나는 것을 해달라고 하면 "이렇게 하면 큰일 난다"면서 거부했다. 다른 팀장들한테도 마찬가지였다. 그랬더니 팀장들 사이에 "A는 융통성이 없는 사람이다", "뭐 이런 것 가지고 그러느냐"는 뒷담화가 돌았다.

-- 그 후 어떻게 됐나.

▲ 팀장들이 A에게 말을 걸지 않았다. A가 먼저 말을 건네봤지만 팀장들은 모르는 척했다. 그들은 공유해야 할 업무 사항도 알려주지 않았다. 집단 따돌림이 시작된 것이다. 후배들도 동참했다. 복도에서 A 팀장을 만나도 인사하지 않았다. A 팀장은 점심도 혼자 먹어야 했다.

--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 윗선에서도 해결해주기가 어렵다. A 팀장은 친한 상사한테 고충을 토로했더니 "너무 팍팍하게 하지 마라. 좀 융통성이 있어야지"라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A 팀장은 그렇다고 해서 일에서 타협하고 싶지는 않았다. 원칙을 지키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업무에 더욱 집중했고, 퇴근 후에는 더욱 적극적으로 취미활동을 했다.

조직 내에서 뒷담화하는 이미지
한국관계심리연구소가 AI로 제작한 것이다

-- 공부하는 대학원에서도 그런 사례가 있다고 했는데.

▲ 대학원에는 석사과정의 학생들이 공부하는 연구실이 있다. 6∼7명 정도가 모여 공부하는데, 이런 공간에서도 왕따가 일어난다. B는 그걸 1년 이상 경험했다. 자기들끼리 웃고 떠들다가 B가 나타나면 딱 멈췄다. 그전에는 점심때 2∼3명 정도가 같이 밥을 먹으러 나갔는데, 이제는 전체가 우르르 나갔다. 그러면서 B에게는 같이 가자는 말을 하지 않았다.

-- 수업받는 데는 문제가 없었나.

▲ 수업 시작 전에는 대학원생들이 강의실에서 빙 둘러앉아 잡담하곤 하는데, B는 혼자 멀찌감치 떨어져 앉아 있어야 했다. 그러다 보니 다른 학과 학생들 눈에는 B가 왕따라는 것이 금방 확인됐다. 수업 시간에 맞춰 강의실에 가면 아무도 없는 경우가 있었다. 조교에게 달려가서 물어보면 "강의실이 바뀌었는데, 전달받지 못했느냐"는 말이 돌아왔다.

-- B는 평소에 가깝게 지냈던 사람이 없었나.

▲ 그런 동료 학생들이 있었지만, 그들도 왕따에 참여했다. 거기에 동참하지 않으면 자기도 왕따당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집단적 방관자들, 암묵적 동조자들이 생기면서 B는 완전히 고립됐다. 이런 상태가 2개 학기 정도 지속됐다. 그러다가 연구실 멤버가 바뀌면서 왕따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결됐다. 그렇지만 B는 이 왕따에 대한 트라우마를 평생 갖게 됐다.

"언제까지 기간제로 있을 거야?"
학교에서 기간제 교사를 차별하는 이미지. 한국관계심리연구소가 AI로 제작한 것이다.

-- 왕따는 아니지만 직장에서 차별을 느끼는 경우가 꽤 있다고 하는데

▲ 한 직장 초년병은 회사의 스포츠 동호회에 들어갔다. 취미활동을 통해 스트레스를 풀고 다른 사원들과 친하게 지내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어느 날 00 대학 동문들이 자기들만 동일한 유니폼을 입고 나왔다. 동호회 내부에서 특정 대학 출신들이 따로 모이고 있었던 것이다. A씨는 괜히 동호회에 들어와서 차별만 느꼈다고 한다. 직장에서는 이렇게 대학, 고향 등으로 파벌을 만드는 경우가 있다.

-- 고향이나 학교가 아닌 다른 파벌은 없나.

▲ 인물 중심의 파벌이 있다. 어떤 젊은 회사원은 일 잘하는 상사의 라인에 들어갔다. 업무 성과가 좋고, 승진도 빠른 상사였다. 그 사원은 그 상사한테 아부도 하고, 모임에 따라가기도 했다. 명절이나 그 상사의 생일에는 선물도 했다. 그런데 그 상사가 승진에서 낙마하고 말았다. 그 상사 아래에 있던 직원들은 다른 부서에 분산 배치됐다. 그뿐 아니었다. 그 젊은 사원은 그 상사의 라인이었다는 이유로 다른 사원들한테 무시당하는 일이 잦았다.

-- 직장에서는 정규직이 비정규직을 차별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 듯한데.

▲ 주말에 어떤 행사가 있으면 주로 비정규직 사원에게 나오라고 한다. 비정규직은 그런 요구를 외면하기 어렵다. 그걸 거부하면 고용계약이 연장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부당한 일, 험한 일도 감수하는 경우가 많다. 부서의 전체 회식을 할 때도 정규직은 자기들끼리만 모여 앉기도 한다. 비정규직들에게는 "저쪽에 앉아서 먹으라"라고 한다. 심리적 칸막이가 생기는 것이다.

-- 이런 차별은 교직에도 있다고 하던데.

▲ 어떤 기간제(비정규직) 교사는 아이들을 성실히 잘 가르치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정규직 교사로부터 "언제까지 이렇게 기간제로 있을 거야?. 좀 더 해서 정규직으로 가야지"라는 말을 들었다. 그는 열심히 일했는데, 그 노력이 평가절하된 것 같아서 좌절감을 느꼈다고 한다. 학생들도 기간제 교사들을 쉬운 상대로 본다. "저 샘(선생님)은 기간제래"라고 하면서 말을 잘 듣지 않는다. 그 선생님은 비정규직인 것이 서럽다고 했다.

존중과 배려를 위한 마음챙김 강연중인 김소장
[본인 제공]

-- 이런 직장 내 왕따와 차별은 왜 발생하나.

▲ 한국은 집단주의 문화가 여전히 강한 편이다. 그러다 보니 학연, 지연, 혈연 등으로 그룹을 짓는 경우가 많이 생긴다. 게다가 다른 사람, 특히 약자에 대한 공감과 배려의 문화가 부족한 것도 왕따와 차별이 발생하는 요인 중 하나다.

--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 왕따와 차별을 당했을 때 하소연할 수 있는 창구가 조직 내에 있어야 한다. 피해가 접수되면 회사는 철저한 조사를 통해 가해자를 엄정하게 처벌해야 한다. 후속 조치로 피해자를 대상으로 심리 상담 등도 진행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그 트라우마가 오래가기 때문이다. 그리고 업무 내용에서 정규직과 다를 게 없는데도 비정규직을 차별하는 것은 부당한 일이다. 이는 결국 회사의 생산성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다. 이런 점에서 이를 해소하기 위한 진지한 내부 논의가 필요하다.

(인터뷰 3차 기사 질문-답변 끝)

서울시 공무원을 대상으로 상호 존중에 대해 강연하는 김소장
[본인 제공]

<인터뷰 1차 기사 요약>

[삶] "뛰어난 성과 냈더니…동료들 살피며 일 하라네요 과장님이"(5월 4일)

직장에서 상사가 부하직원을 질책할 때는 비난하는 말과 태도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리고 해결 중심의 제안을 해야 한다. "정신상태가 문제다", "초등학생도 너보다는 잘하겠다"는 식의 발언은 모욕이다.

상사가 부하직원의 가족을 모욕해서도 안 된다. 실제로 어떤 회사원은 상사로부터 "자네는 말수도 없고 이해력도 부족한데, 식구들이 다 그러냐?"는 말을 듣고 회의감을 느낀 나머지 퇴사했다.

부하직원도 상사한테 조심할 게 있다. 여러 부하직원이 보는 앞에서 상사의 오류를 지적하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 상사의 감정을 자극하고 갈등을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회의 중에 상사의 통계수치가 틀렸다고 해서 "팀장님, 그 숫자는 사실과 다른데요?"라고 즉각 지적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그보다는 회의 후에 따로 찾아가서 "팀장님, 제가 확인한 자료와 조금 차이가 있는 것 같은데 다시 검토해보시기 권해드립니다"라고 말하는 게 현명하다.

<인터뷰 2차 기사 요약>

[삶] "애인에겐 사랑한다 매일 말하면서…엄마한텐 평생한번 안하니?"(9월21일)

애인한테 수시로 사랑한다고 하고 고맙다고 하면서 부모한테는 평생에 걸쳐 그런 말 한마디도 안 하는 사람들이 있다. 부모에게 사랑한다고 말하기 어려우면 "감사합니다. 항상 곁에 계셔서 든든합니다." 같은 말로 시작할 수 있다.

부모는 오랜만에 찾아온 자식한테 잔소리를 많이 하기도 한다. 왜 이렇게 살이 쪘니?. 결혼 언제 할 거야?. 취업은 도대체 언제 할 거니?. 남들은 집 사고 애 낳고 하는데 언제까지 그렇게 살래?. 애는 언제 가질 건데? 등이다.

모든 사람은 자신의 삶을 스스로 결정하고 싶어 하는 본능이 있다. 그리고 그때 들었던 말 한마디로 삶이 무너지기도 하고 다시 일어서기도 한다. 타인을 깎아내리는 말보다는 존재를 인정하는 말을 해야 한다. 내 마음속에 있는 말을 쏟아내야 속이 시원하다면 그건 성숙한 소통이 아니다.

keunyo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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