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관찰관 만나고 70분 만에 범행…전자감독 한계
전문가 "제대로 관리 안돼…'민사위탁' 등 제도 보완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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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연합뉴스) 최은지 기자 = 과거에도 재범 위험성 '높음' 판정을 받은 50대 살인미수 전과자가 도심 한복판에서 시민 8명을 찌르는 참극이 빚어졌다.
전문가들은 겉핥기식 전자감독 시스템과 선제적 강제 격리 제도의 부재가 낳은 참사라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 남동구 구월동 대형 상업시설에서 무차별적으로 흉기를 휘두른 A(59)씨는 지난 2015년 8월에도 전처를 살해하려 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당시 그는 성인 재범 위험성 평가 척도에서 총점 14점으로 '높음' 수준의 판정을 받았다.
정신병질자 선별도구(PCL-R) 적용 결과에서도 재범 위험성은 '중간' 수준(총점 15점)으로 판단됐다.
재판부 역시 과거 범행 전력과 범행 후 정황 등을 고려했을 때 살인 범죄 재범 위험성이 있다고 보고 A씨에게 출소 후 10년간(2029년 2월 23일까지)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을 명령했다.
그러나 전자발찌를 차고 있던 상황에서도 A씨의 재범을 방지할 실효성 있는 대책은 없었다.
보호관찰관은 범행 당일 오전 A씨와 35분간 면담 후 점심을 먹으며 지도·감독했지만, A씨는 보호관찰관의 만남이 끝난 뒤 불과 70분 뒤 불특정 다수의 시민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그는 이미 2021년 1월부터 2022월 5월까지 심야 외출(오전 0시∼6시)을 하지 못하도록 한 준수사항을 4차례 위반해 벌금형을 선고받은 전력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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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전자발찌 착용과 현행 보호관찰 시스템만으로는 재범 위험군의 일탈을 막기에 역부족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현재 보호관찰관 인력 자체가 매우 적다"면서 "살인이나 성범죄 누범자 같은 고위험군을 1인당 20명씩 맡아 한 달에 기껏 한 번 만나는 상황에서는 사실상 제대로 된 관리가 이뤄진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범죄가 발생해야만 경찰의 응급입원 등 형사적 조치가 작동한다"며 "외국의 경우 출소 시점에 정신질환이 심각하면 민간 병원에 입원시켜 증상 완화 때까지 치료하는 '민사 위탁' 제도가 있는데, 이 같은 보완점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전자발찌는 달아 놓으면 스스로 범죄를 하지 않도록 만드는 기계가 아니다"라며 물리적 감시망의 한계를 지적했다.
이 교수는 "선진국에 비해 우리나라는 보호관찰관 1인당 4배 이상의 케이스를 떠안고 있어 보호관찰의 질과 전문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보호관찰관 상담을 하고도 왜 A씨가 곧바로 그러한 공격 행위를 했는지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chams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