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물가 1%p 오를 때 2.12%p 반응…밥상-공식 인플레이션율 차이 2021년 4.3%p→2023년 6.3%p
60대 이상 밥상 인플레이션율, 40대 미만보다 3%p↑…저소득층, 고소득층보다 더 높이 체감

[연합뉴스 자료사진]
(홍성=연합뉴스) 김준범 기자 = 추석을 앞두고 장을 보다 보면 발표되는 물가상승률보다 장바구니 부담이 상대적으로 크게 느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공식 물가와 체감 물가의 이런 차이가 식품 구매빈도와 가격 상승에 민감한 소비 심리에서 비롯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4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발간한 학술지 '농촌경제'에 실린 '소비자가 체감하는 밥상 물가는 공식 물가와 어떻게 다른가?' 논문에 따르면 연구진은 소비자가 실제 느끼는 식품 물가를 따로 계산한 '밥상 물가지수'를 산출했다.
공식 물가지수는 소비자가 각 품목에 얼마나 많은 돈을 쓰는지를 가중치로 삼지만, 밥상 물가지수는 식품을 얼마나 자주 사는지를 반영했다.
한 번에 많은 돈을 쓰는 품목보다 우유나 빵처럼 자주 구입하는 식품은 가격이 오를 경우 소비자가 인상된 가격을 반복해서 접하게 돼 물가 상승을 더 크게 체감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가격이 내렸을 때 얻는 만족보다 올랐을 때 느끼는 부담을 더 크게 받아들이는 '손실 회피' 심리도 지수에 반영했다.
이렇게 산출한 밥상 물가는 공식 물가 변화에 2배 이상 민감하게 반응했다.
공식 인플레이션율이 1% 포인트 높아질 경우 밥상 인플레이션율은 장기적으로 약 2.12% 포인트 상승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연구진은 구매빈도를 계산하기 위해 2017년과 2020년, 2022년 소비자 가구의 농식품 거래자료 255만4천377건을 분석했다.
분석 대상은 식료품과 주류·비주류 음료 등 94개 품목이다.
밥상 물가가 공식 물가보다 크게 움직이는 현상은 물가 상승기에 특히 두드러졌다.
2017∼2024년을 분석한 결과 연구진이 물가 상승기로 구분한 기간에는 10개월 중 약 9개월꼴로 밥상 물가가 공식 물가보다 더 크게 움직였다.
물가가 본격적으로 오른 뒤에는 두 지수 사이의 격차도 커졌다.
밥상 인플레이션율과 공식 인플레이션율의 연평균 차이는 2021년 4.3% 포인트에서 2023년 6.3% 포인트까지 확대됐다.
연령과 소득에 따라서도 체감 정도가 달랐다.
60대 이상 계층의 밥상 인플레이션율은 2024년 40대 미만보다 3% 포인트 높았고, 소득 하위 계층은 고소득 계층보다 더 높은 밥상 물가를 체감했다.
특히 가격 변동이 큰 신선 채소를 자주 사는 고령층일수록 물가 변화를 더 크게 체감할 수 있다고 연구진은 분석했다.
공식 물가와 체감 물가 사이에 벌어진 차이가 다시 줄어드는 데도 시간이 필요했다.
연구진은 밥상 물가가 장기적인 균형 수준으로 돌아가는 데 약 3.1개월이 걸리는 것으로 추정했다.
공식 물가가 안정되더라도 소비자는 약 3개월간 물가 부담이 여전히 크다고 느낄 수 있다는 의미다.
연구진은 가격 변동이 크고 구매 빈도가 높은 식품을 중심으로 선제적인 물가 대책이 필요하다며 취약계층을 위한 대표적인 관리 대상 품목으로 두부와 파, 우유, 라면 등을 제시했다.
psykim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