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만 매체 차이나 타임스는 23일 대만 대표팀이 예선 초반 야간 경기 후 이튿날 낮 경기를 치르는 가혹한 일정 속에서 대회 조직위원회 측의 미숙한 지원 탓에 컨디션 조절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었다고 전했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대만 대표팀 주장 천민츠는 21일 아시안게임 첫 경기인 한국전을 치르고 난 뒤, 다음날인 22일 낮 12시 곧바로 태국전을 소화해야 하는 상황에서 선수단 전원이 극도의 피로를 호소했다고 현장 취재진에게 밝혔다. 한국전 0-5 패배 직후 숙소로 복귀한 선수들은 유니폼을 빨기 위해 호텔 내 셀프 세탁실을 지켜야 했고, 세탁이 끝나길 기다리다 새벽 3~4시가 넘어서야 잠자리에 들었다고 한다. 결국 겨우 3시간 남짓 쪽잠을 잔 채 다음 날 낮 경기에 맞춰 경기장으로 이동해야 했다. 다행히 대만은 태국에 15-0으로 이겼다.
대회 조직위원회의 공식 세탁 서비스가 있었지만, 운영 방식이 상식을 벗어났다. 세탁물을 맡기면 돌려받기까지 최소 36시간이 걸리는 데다, 유니폼 훼손을 우려한 조직위 측이 상의나 주요 장비는 제외하고 오직 '바지'만 위탁을 받았기 때문이다. 때문에 다음 날 경기를 뛰어야 하는 선수들로서는 호텔 내 코인 세탁기를 직접 돌릴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문제는 이번 대회에 참가한 8개 야구 대표팀 전원이 같은 호텔에 머물렀다는 점이다. 소수의 세탁기를 두고 각국 선수단이 뒤엉키면서 극심한 정체 현상이 발생했다고 한다.
대만야구협회는 현지에 도착한 뒤에야 이러한 세탁 지연 사태를 파악하고 조직위에 강력히 항의했다. 문제가 커지자 조직위는 뒤늦게 대체 업체를 마련했고, 대만 대표팀은 장비 일체를 자비로 사설 업체에 맡기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한국을 비롯한 일본, 중국 등 다른 참가국들은 외부 세탁 업체를 미리 따로 섭외해 계약을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아직 이번 대회 마운드에 오르지 않은 대만의 핵심 좌완 투수 왕옌청(25·한화 이글스) 역시 컨디션 관리에 뜻밖의 암초를 만났다. 예선에 아껴둔 왕옌청은 향후 슈퍼라운드나 결승전 등 대만의 메달 색깔을 가를 승부처에서 등판이 유력한 핵심 전력이다. 하지만 현지의 황당한 인프라 탓에 등판도 하기 전부터 호텔 세탁실 풍경을 마주하며 함께 고생길에 올라야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