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안보수장 "우리 항공편 차단시 주변국 공항도 마비시킬 것"

"호르무즈 봉쇄 해제 조건 7가지 수용해야…대화 아닌 행동할 때"

"미 항모·F35 타격 성공…美 초강대국 지위 끝났다"

인터뷰하는 모흐센 레자이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SNSC) 사무총장(오른쪽) [IRIB 텔레그램 채널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이란 안보 수장인 모흐센 레자이 최고국가안보회의(SNSC) 사무총장이 미국의 대이란 제재에 동참해 이란 항공기의 운항을 방해하는 주변국들을 향해 '맞불 제재'를 예고했다.

또 그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해제의 전제 조건으로 7가지 요구 사항을 제시하는 한편, 최근 미군을 상대로 거둔 군사적 성과를 과시하며 전방위적인 압박 강도를 높였다.

레자이 사무총장은 23일(현지시간) 이란 국영 IRIB 방송과 인터뷰에서 "주변국들은 이란 항공편 운항 문제에 간섭해서는 안 되며 미국의 놀음에 휘말리지 말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이어 "만약 그들이 개입한다면, 우리는 미국과 협력하는 주변국 항공기들의 운항을 제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최근 미국 주도의 대이란 항공 제재나 영공 통제에 동참하려는 역내 인접국들을 향해 보복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지난 21일 항공 서비스 제공업체들에 대한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 발동을 경고하며, 모든 이란 항공사가 9월 23일부로 운항을 전면 중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베선트 장관이 밝힌 제재 일정을 앞두고 전날부터 이라크 바그다드와 오만 무스카트로 가는 이란발 항공편이 전면 취소됐다.

레자이 사무총장은 또 호르무즈 해협 봉쇄 해제의 전제 조건으로 미국의 태도 변화를 촉구하며, 7가지 요구 사항이 관철되지 않으면 해협을 열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대화와 협상은 충분하며 행동에 나설 때"라며 "미국이 이란의 조건을 이행하지 않는다면 호르무즈 해협은 절대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이제 이슬라마바드 합의나 과거의 외교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의 입장은 변함이 없으며, 우리가 선택한 새로운 외교는 강력하게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레자이 사무총장은 또 최근 불거진 미국과의 무력 충돌을 언급하며 "미국에 굴욕을 안겼다"고 자평했다.

그는 "우리는 사상 처음으로 미 해군 항공모함 USS 조지 워싱턴에 대함 미사일을 명중시키는 데 성공했다"며 "이란은 미국의 F-35 전투기와 조기경보통제기(AWACS)를 격추한 첫 번째 국가"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이번 분쟁에서 이란을 파괴하려 했지만, 오히려 이란은 세계 4대 강국으로 부상했다"며 "이제 그 누구도 미국을 초강대국으로 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유엔 총회에서 이란을 집중적으로 거론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이스라엘을 겨냥해서도 맹공을 퍼부었다.

레자이 사무총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유엔 총회 연설에서 이란에 과도하게 집착한 것은 오히려 이란 이슬람 공화국의 위력이 배가되었음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그는 "트럼프의 정책은 미국에 막대한 대가를 치르게 했으며, 그의 거듭된 실패는 미국 언론들조차 자국 대통령의 목소리를 묵살하게 했다"고 꼬집었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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