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중 활약’ 한국 남자농구 ‘금빛슛’ 쐈다…일본 꺾고 12년 만의 금메달

이현중이 20일 일본 나고야의 아이치 인터내셔널 경기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농구 결승전 일본과의 경기에서 공을 몰고 있다. 나고야/최현수 기자 emd@hani.co.kr

한국 남자 농구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유독 ‘고생’을 했다. 대회 개막 전 10일 예선을 시작해 초반 큰 관심을 받지 못했고, 190㎝가 넘는 ‘거구’들이 컨테이너 좁은 침대에 누워 잠도 제대로 못 잤다. 결승전 당일에는 대회 조직위원회의 운영 미숙으로 배차가 되지 않아 훈련을 건너뛰어야 했다. 농구장에서 만난 한 일본인은 “일본인들도 대회 조직위의 미숙한 운영에 분노하고 있다”며 “결승전 오전 훈련을 못 하게 된 것에 대해 한국 선수들에게 미안하다”고 했다.

하지만 ‘불굴의 대표팀’은 이 모든 난관을 이겨내고 보란 듯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일 일본 나고야의 아이치 인터내셔널 경기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결승에서 일본을 67-57로 꺾었다. 2014 인천 대회 이후 12년 기다려 받은 간절한 금메달이었다. 한국은 1970·1982·2002·2014 대회 때 금메달, 2018 대회 때 동메달을 땄지만, 2022 항저우(2023년 개최) 때는 8강에서 탈락해 충격을 안겼다. 이날 14득점으로 활약한 이정현은 “죽기 살기로 뛰었다”고 했다. 2018 대회부터 아시안게임에 나선 이승현은 “금메달을 못딴 아쉬움”을 털어냈다.

두 팀은 결승전답게 치열하게 맞서 저득점 경기를 펼치며 전반을 28-28로 마쳤다. 시종일관 팽팽한 경기를 펼쳤으나, 한국의 뒷심은 강했다. 3쿼터 이현중, 이정현, 장재석 등의 활약으로 55-47로 달아나기 시작했고, 4쿼터에서 본격적으로 점수 차를 벌였다. 일본이 점수 차를 좁힐 때마다 이현중은 해결사처럼 림을 흔들었다. 이날 27득점으로 12년 기다린 ‘금빛 슛’의 일등공신이니 된 이현중은 어머니(1990 베이징 대회 금메달 성정아)와 함께 아시안게임 모자 금메달리스트에도 이름을 올렸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끈끈한 조직력을 앞세워 남자 농구의 저력을 보여줬다는 성과도 냈다. 조별리그 때부터 단 한 번도 지지 않고 정상까지 질주했다. 이현중, 유기상, 이정현 등이 합류한 ‘슈터의 팀’답게 특히 공격력이 불타올랐다. 준결승 전까지 3경기 연속 100점대 득점을 했고, 조별리그부터 준결승까지 3점슛으로만 평균 30점대를 뽑아냈다. 결승전에서도 3점슛 10개를 성공시켰다. 다른 나라와 달리 귀화선수가 없는 한국은 이승현과 장재석 ‘빅맨’들이 몸을 던져 상대 거구들에 맞섰다.

니콜라이스 마줄스 감독도 ‘우승’이란 두 글자로 마음고생을 털어냈다. 대한민국농구협회는 항저우 때 추락한 명예를 되찾겠다며 지난해 12월 한국 남자 농구 대표팀 첫 외국인 감독을 선임했다. 하지만 평가전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자, “이대로는 안 된다”, “감독을 바꿔야 한다”는 농구계 안팎의 불신이 커졌다. 마줄스 감독은 “여름 내내 누가 뛰어도 잘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들어왔다”며 “이번 대회에서 그 시스템이 잘 작동한 것 같다”고 했다.

이날 승리로 한국 대표팀은 병역 혜택이라는 달콤한 보상을 받았다. 대표팀 12명 중 무려 7명(이현중, 여준석, 이정현, 유기상, 문유현, 문정현, 에디 다니엘)이 미필이다. 국군체육부대(상무) 소속으로 11월 제대를 앞둔 이우석은 조금 빨리 군복을 벗게 됐다.

나고야/남지은 기자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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