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영화 ‘왕과 사는 남자’와 ‘오디세이’ 등이 흥행하며 극장가에 모처럼 훈풍이 불고 있지만, 주요 멀티플렉스 영화관의 영업 종료는 이어지고 있다. 관객 수와 매출은 지난해보다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코로나19 대유행 이전 수준의 시장 규모를 완전히 회복하지는 못한 가운데 영화관 수 조정이 계속되는 흐름이다.
19일 영화관 업계 공지를 보면, 메가박스 신촌점은 오는 21일, 동대문점은 오는 30일 각각 영업을 종료한다. 신촌점은 2006년, 동대문점은 2008년 각각 문을 연 뒤 20년 가까이 운영됐다.
다른 멀티플렉스에서도 영업 종료가 이어졌다. 씨지브이(CGV) 판교는 지난달 19일을 마지막으로 문을 닫았다. 2015년 문을 연 씨지브이 판교는 아이맥스(IMAX), 4DX, 스크린엑스(SCREENX) 등 특별관을 갖춘 지역 대표 상영관이었다. 롯데시네마도 지난달 19일 부평점, 같은 달 31일 합정점의 영업을 종료했다.
극장가의 관객 동원 흐름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나아졌다. 영화진흥위원회의 ‘2026년 상반기 한국 영화산업 결산’을 보면, 올해 상반기 전체 영화 관객 수는 5705만명, 매출액은 579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관객 수는 34.2%, 매출액은 41.9% 늘어난 수치다. ‘왕과 사는 남자’와 ‘오디세이’ 등 흥행작들이 극장가 회복세를 이끌었다.
하지만 극장 수 감소세는 이어지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의 ‘2025년 전국 극장 현황’을 보면, 지난해 말 기준 전국에서 영업 중인 극장은 547곳으로 전년보다 23곳(4.0%) 줄었다. 스크린 수는 3154개로 142개(4.3%), 좌석 수는 40만7056석으로 3만919개(7.1%) 감소했다. 휴·폐관 극장 수는 35곳으로 전년보다 12곳 늘었다. 주요 멀티플렉스 3사의 반기보고서 등을 보면, 올해 6월 말 기준 씨지브이(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의 영화관 수는 419곳으로 지난해 말 428곳보다 9곳 줄었다.
영화관 수 조정이 이어지는 배경으로는 극장업 특유의 높은 고정비 부담이 꼽힌다. 신용평가업계에서는 영화상영업이 관람객 수에 매출이 좌우되는 반면 인건비와 임차료, 감가상각비 등 고정비 비중이 높아, 이를 웃도는 매출 규모를 내는지가 수익성을 좌우한다고 본다.
영진위는 ‘2025년 한국 영화산업 결산’ 보고서에서 “이러한 추세는 관람 형태의 다변화 속에서 극장들이 생존 전략의 하나로 관람 경험을 차별화하는 고급화 전략에 주력하며, 좌석 수가 적은 프리미엄 상영관을 늘린 것과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유하영 기자 yh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