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채금리 고공행진…AI 투자·글로벌 금융시장 불안감 커져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이 지난 15일(현지시각)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세계 국채금리 고공행진이 계속되면서 인공지능(AI) 관련 기업 주가를 중심으로 글로벌 자산가격 변동성이 커질 거란 우려가 시장을 짓누르고 있다. 우리나라 환율과 시장금리도 즉각 국채금리발 영향권에 들어서는 모습이다.

16일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의 미 기준금리 예측 도구인 페드워치를 보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한국시간으로 17일 새벽 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를 열어 기준금리(연 3.50%~3.75%)를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이 92.5%에 이른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이번에 금리를 올리더라도 일회성 조정일지 본격적인 금리 인상 사이클이 시작될지 여부에 더 큰 관심을 두고 있다. 국제유가 상승, 미국의 재정지출 확대 등 세계 경제의 구조적 요인이 미국 통화정책에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국채시장에서는 이런 우려가 이미 금리에 반영돼있다. 미 국채 장기금리 벤치마크(지표물)인 10년물 금리는 지난 15일(현지시각) 연 5.04%까지 도달해 2007년 7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주요국들의 10년물 국채 장기금리도 일본 3.04%, 영국 5.38%, 독일 3.54%, 프랑스 4.50% 등 17년~30년 만에 최고치 수준으로 일제히 상승했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도 오는 18일 열리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정책금리(현재 연 1.0%)를 0.25%포인트 인상할 것이 확실시된다.

글로벌 국채금리가 급등(국채 가격 하락)하는 요인은 복합적이고 구조적이다.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 지속으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다시 넘어서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근본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글로벌 석유 재고는 지난해 4월 이후 최저 수준(하루 평균 350~400만배럴 감소 추정)이고 주요국의 전략비축유도 이미 대규모로 방출돼 공급감소 충격을 완충할 여력이 바닥나고 있다.


미국 정부 부채(40조달러 돌파)가 불러올 향후 미 국채 과잉 발행 우려도 금리 상승을 촉발하고 있다. 미 국채를 보유한 투자자들이 투매를 지속 중이고, 일본·중국 등 미 국채 최대 보유국들도 미 국채자산을 팔아서 마련한 달러를 시장에 풀고 자국 통화를 사들여 통화가치 안정에 나서고 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시장이 예상하는 미래의 장기 성장률과 인플레이션을 반영하고 있는 터라 기관투자자 및 장기투자자들이 주시하는 대표 지표이다. 특히 10년물 장기 시장금리가 상승하면 인공지능 관련 기업을 중심으로 글로벌 기업가치(주가)가 휘청거릴 공산이 크다. 미래 성장성에 가치를 두는 기술·성장 기업일수록 미래에 벌어들일 현금흐름을 현재 가치로 할인(금리)하는 폭이 훨씬 커지기 때문이다.

미국 시장금리 상승은 수익률에 민감한 글로벌 투자자들이 더 높은 수익을 좇아 금리가 높아진 달러 자산으로 몰리는 과정에서 한국 등 신흥국에 투자돼 있던 채권·주식자금이 빠져나가면서 국내 금융시장에도 부담으로 작용하게 된다. 16일 파이낸셜타임스는 스콧 베선트 미 재무부 장관이 오는 20일(현지시각) 뉴욕에서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를 만나 무역·금융 관련 협상을 진행한다고 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 자리에서 중국의 미 국채 매도를 중단시킬 방안도 논의할 것으로 시장은 전망한다.

조계완 선임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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