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총 "교육당국이 관리·감독 분명히 해야", 수험생 "정시도 터질 수 있다"
교육부, 공공기관 시스템 구축 방안에 "추후 결정할 사항" 신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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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세종=연합뉴스) 노재현 오보람 기자 = 민간업체가 대행하는 대학입시 원서접수 시스템이 수술대에 오를 전망이다.
2027학년도 수시 원서접수에서 막판에 서버 오류로 일부 수험생들이 원서 접수를 완료하지 못하는 초유의 사태로 신뢰도에 커다란 흠집이 났기 때문이다.
지난 11일 수시 원서접수 마감을 불과 10분 앞둔 오후 5시50분께 유웨이어플라이의 접수 시스템에 접속 오류가 발생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는 유에어플라이뿐 아니라 진학어플라이의 마감 시간을 오후 6시에서 오후 7시로 한 시간 연장했다.
그러나 일찍 원서를 제출한 수험생들과 마감 연장 시간에 원서 접수를 한 수험생들 간 형평성 논란이 빚어지는 등 혼란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이번 사태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불안감이 커진다.
마감 하루 전인 10일 오후에도 유웨이어플라이 접속에 장애가 발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는 원서접수 시스템에 칼을 들겠다고 예고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14일 기자들과 만나 "원서접수 시스템은 대학과 대행사 간 계약으로 이뤄지다 보니까 사각지대가 존재하는 것 같다"며 "전산 오류가 발생한 원인, 시스템 장애에 대한 대응 등을 전반적으로 살피겠다"고 말했다.
이어 "저희가(교육부가) 민간업체를 조사할 법적 권한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사안이 중대한 점을 고려해 모든 조치를 동원해 조사를 반드시 진행할 것이고 이에 필요한 조치도, 책임도 물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교육부나 공공기관이 자체적으로 원서접수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안에 대한 질의에는 "지금 말씀드리기에 다소 성급한 것 같다. 현재 시스템에 문제가 있는지 면밀히 검토한 후 추후 결정할 사항이라고 본다"고 답했다.
교육부가 신중한 입장을 내놨지만 앞으로 조사 결과 등에 따라 교육부나 공공기관이 원서접수 시스템을 직접 구축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현재 원서접수 시스템은 유웨이어플라이, 진학어플라이 등 민간업체 2곳이 대학과 개별적으로 계약해 대행하는 방식이다.
유웨이어플라이와 계약한 4년제 대학은 102곳, 진학어플라이와 계약한 대학은 96곳, 두 업체와 중복으로 계약한 대학은 8곳이다.
이에 따라 정부가 원서접수 시스템에 크게 개입할 수 없는 점이 문제로 지적돼왔다.
교육부 관계자는 "원서 접수 체계가 대행사와 개별 대학 간의 계약 관계이다 보니까 저희가 관리를 하거나 업무를 위임하는 관리·감독 구조가 아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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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에 따르면 대입 원서접수 시스템은 여러 변화를 거쳤다.
과거에 각 대학이 자체적으로 원서접수를 했는데 1997년 무렵 민간업체들이 원서접수를 대행하기 시작했고 2009년부터 유웨이어플라이와 진학어플라이 등 2개 업체 중심으로 운영돼왔다.
이를 두고 정부나 공공기관이 원서접수 시스템을 책임 있게 운영해야 한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됐다.
2013년에는 대교협이 원서접수 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한 입찰을 추진했지만, 법원의 가처분 신청 인용으로 무산됐다.
또 공정거래위원회는 작년 5월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유웨이어플라이와 진학어플라이에 시정명령을 내렸다.
조사결과 두 업체는 10년 넘게 원서접수 대행 계약을 따내거나 유지하기 위해 100억원에 가까운 물품(아이패드, 복합기, 노트북 등)을 대학에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공정거래위원회는 두 업체가 접수 시스템의 보안성·안정성·장애처리 능력 등 서비스 품질이나 가격이 아닌 후원금이나 물품 제공 규모로 경쟁하는 것은 정상적인 거래 관행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원서접수 대행업체들의 업체들의 신뢰도가 추락한 데다 이번에 '수시 먹통' 사태가 터지면서 원서접수 시스템을 대대적으로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14일 "현재 대입 원서접수가 소수 민간업체를 중심으로 운영되지만 국가적으로 중요한 대입 업무의 안정성과 공정성을 확보할 최종 책임까지 민간에 맡겨둘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특정 업체의 시스템 장애가 전국 대학과 수험생에게 영향을 미치는 만큼 교육 당국의 관리·감독 책임도 분명히 해야 한다"며 "교육부와 대교협은 위탁업체 선정·운영 기준과 시스템 안정성 검증, 관리·감독 권한과 책임을 전반적으로 재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험생 커뮤니티에서도 앞으로 정시 모집에서 비슷한 일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 수험생은 "이번 기회에 대행 시스템을 바꾸지 않으면 몇 년 내 정시에서도 똑같은 일이 터질 수 있다"며 "이번에 수시 원서 접수 시간을 연장한 것처럼 그때도 연장을 해줄 것이냐"고 지적했다.
또 다른 수험생들도 "수시라서 있는 일이 아니라 정시에서도 충분히 있을 법한 일", "정시러(정시에 집중하는 수험생)라고 해도 정시 원서 대행을 유웨이가 하기 때문에 수시 먹통 사태를 가볍게 볼 수 없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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